劉 “조건·직책 없이 열심히 돕겠다. 일자리·주택 해결 믿음 주면 승리할 것”

(좌측부터) 윤석열 전 검찰총장(좌)과 유승민 전 의원(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좌측부터) 윤석열 전 검찰총장(좌)과 유승민 전 의원(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해 11월5일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이후 처음으로 유승민 전 의원과 만나 손을 맞잡으면서 마침내 경선 승리 104일 만에 자신과 경쟁했던 이들을 모두 끌어안는 ‘원팀’을 이뤄냈다.

윤 후보는 17일 오후 여의도 카페 ‘하우스’에서 유 전 의원과 만나 약 20분간 비공개 회동을 가진 뒤 기자들에게 ‘원팀’ 성사를 알렸는데, 유 전 의원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고 차제에 후보가 혹시 걱정할지 모르고 여러번 요청도 해서 제 입장을 명확하게 재확인하는 게 도리”라며 “경선 직후 승복연설에서 말씀드린 생각 그대로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며 협력하겠다. 아무 조건도 없고, 직책도 없이 열심히 돕겠다”고 공언했다.

 

또 그는 “문재인 정권 5년과 최근 코로나19 위기 때문에 힘들어하는 국민이 너무 많다. 제일 고통 받는 게 일자리와 주택 문제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윤 후보가 해결하겠다는 믿음을 국민에게 드릴 수 있으면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며 “경제가 굉장히 중요하니 남은 선거운동 기간, 또 당선된 이후에도 경제문제 해결에 더 큰 비중을 둬달라. 특히 다시 성장하는 경제를 만들기 위해 큰 전략과 중요한 정책들을 꼭 채택해 달라”고 윤 후보에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유 전 의원은 “보수정당에서 22년간 정치하면서 우리 보수정치가 혁신돼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는데 여의도 정당도 중요하지만 저는 대통령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윤 후보가 앞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서 보수정치를 혁신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으며 “윤 후보가 흙 속에서 진주 같은 인물을 발굴하고 탕평하면서 정부를 잘 끌어나간다면 민주당 180석은 민심 앞에서 당할 수 없다. 그래서 2년을 잘하면 2024년 총선에서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다만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문제에 대해선 “성공한 정부가 야권 단일화와 직결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개인적인 생각은 있지만 혼선을 빚는 것은 적절치 않아 윤 후보에게 맡기겠다. 힘을 합치면 더 좋겠죠”라고 신중한 자세를 취했고, 윤 후보도 이에 대해선 “자세한 얘기는 공개적으로 하기 적절치 않은 것 같다”는 반응만 내놨다.

 

아울러 윤 후보는 유 전 의원이 협력 의사를 밝힌 데 대해 이날 “우리 당의 원로고 소중한 자산이고 최고의 경제 전문가로서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겠다는 말에 힘을 얻었다.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다”며 “유 선배의 격려와 응원이 제 선거에 확실한 승리 뿐 아니라 국민에게도 정권교체가 가능한 대통령, 성공한 정부가 되겠구나 하는 믿음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유 선배와 함께 최 전 원장의 종로 선거운동을 함께 하게 돼 기쁘고 감사하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이들은 대선과 동시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선 선거 지원 유세를 위해 이날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출마하는 서울 종로 유세에도 함께 참석하기로 했는데, 정장 차림을 한 유 전 의원은 “복장이 이래서 죄송하다”면서도 동참할 뜻을 밝혀 유심초 등 지지자들로부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처럼 원희룡·홍준표에 이어 유 전 의원까지 윤 후보를 돕기로 해 국민의힘은 한층 힘을 얻게 된 반면 민주당은 더 초조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를 보여주듯 이날 회동에 앞서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1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유 전 의원은 중도 확장성을 갖고 있는 분인데 선거가 20여일 남은 형국에 지금 등장하는 건 너무 늦었다. 국민의힘은 이제야 1단계 원팀을 만들겠단 말”이라고 견제구를 던진 반면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은 이날 선대본부 회의 후 “유 전 의원이 경제정책 면에 강점이 있고 중도적 이미지가 강한 만큼 우리 당과 후보에 큰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상반된 평가를 내놓은 바 있다.

영상취재/ 김기범 기자. 영상편집 / 공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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