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유세차 전복 비아냥부터 김건희 외모 평가까지 여야 ‘설화’ 이어져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좌)과 우상호 민주당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우)은 자당 캠프 인사들에게 각별히 말조심할 것을 주문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좌)과 우상호 민주당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우)은 자당 캠프 인사들에게 각별히 말조심할 것을 주문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대선 캠프 소속 인사들이 자칫 대선후보에게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실언이나 잘못된 표현을 써 여야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저마다 조심할 것을 당부하며 내부 단속에 들어갔다.

국민의힘 선대본부의 정책본부 소속 이한상 고려대 교수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유세차가 전복된 사진을 올린 뒤 “탑승자 두 분이 경미한 타박상만 입어서 천만다행”이라면서도 “뭘 해도 안 된다는 게 이런 거다. 저짝은 서서히 침몰하며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일만 남았다”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측을 비난하는 글을 썼다가 비판여론이 일기 시작하자 스스로 빠르게 삭제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유세차에서도 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난 판국에 이 후보 유세차 사고를 조롱하는 것처럼 비쳐져봤자 자당 후보 지지율에 부정적 영향만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한 모양인데, 비록 이 교수가 자진 삭제했다지만 당장 민주당에선 고용진 선대위 수석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도 넘은 비아냥이 폭주하고 있다. 자칫하면 위험할 수 있었던 사고 현장을 목전에 두고 경쟁 당을 조롱하는 행위는 부적절하다. 아무리 선거가 전쟁에 비유되지만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는 갗추기 바란다”고 국민의힘 측에 일침을 가했다.

이에 국민의힘에서도 권영세 선대본부장이 “타 당의 사고에 대해 조롱과 비하하는 게시글로 상대를 자극하거나 보는 이로 하여금 표심에 영향을 주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단원분들게 주의 및 안내를 부탁드린다”는 당부를 선대본부 구성원들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교수의 SNS글 논란이 있기 바로 하루 전에도 국민의힘 선대본부에선 정책본부 공정법치분과위원장을 맡았던 정승윤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국민의힘 사법개혁 보도자료에 ‘오또케’라는 표현을 썼다가 도마에 오르자 원희룡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이 “자료에서 해당 단어를 즉시 삭제하고 책임자를 해촉했다”고 부랴부랴 진화에 나선 바 있다.

‘오또케’란 일부 남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여성 경찰관의 무능을 조롱할 때 사용되는 표현으로 국민의힘 사법개혁 공약 자료엔 ‘사건 발생 전에도 경찰관이 오또케하면서 사건 현장에서 범죄를 외면했다는 비난도 있지만’이란 문구에 단 한번 포함되어 있었는데, 그래선지 정 교수는 해촉 후 자신의 SNS를 통해 “경찰이 범죄현장을 떠난 기사를 찾던 중 ‘오또케’라는 기사가 있어 그 표현을 인용했는데 나이 먹고 20대 남녀의 갈등을 몰랐다는 죄라면 죄인가”라며 “안치환처럼 ‘마이클잭슨을 닮은 연인’이라고 표현되어 있으면 알았을 텐데 ‘어떡해’를 발음대로 표현한 ‘오또케’가 혐오를 불러일으킨다고 생각이나 했나”라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다만 그가 지적한대로 민주당에서도 가수 안치환씨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씨의 외모를 마이클잭슨에 빗댄 노래를 내놔 논란이 된 데 대해 이경 대변인이 지난 15일 뉴스토마토 ‘노영희의 뉴스인 사이다’와의 인터뷰에서 “위대한 뮤지션에 비유했다는 것은 감사해야 될 일”이라고 강변하다가 도마에 올랐는데, 함께 출연한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이 “이런 인신공격은 풍자로 볼 수 없고 정치인도 아닌 대선후보 부인에 대한 비하성 공격이라 질이 낮다”고 일침을 가했다.

특히 이 대변인이 김씨의 외모를 들어 “과거 얼굴보다는 예쁘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하는 등 외모 평가까지 해 논란은 더 커졌는데, 자칫 여성 표심을 자극할까 우려한 듯 우상호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장은 지난 16일 입장문을 통해 “대변인들이 방송 패널, SNS 활동 등에서 지나친 언사로 논란이 생기고 있어 매우 뼈아프다. 과도하거나 자극적인 표현으로 상대 후보와 당을 공격하는 언사는 절대 해선 안 된다”라며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할 경우 인사조치가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점을 말한다. 국민의 눈높이와 정서에 맞는 글과 말을 써 달라”고 당 내부에 경고성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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