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결과 따라 출마자 갈릴 듯…서울·부산, 재보선 ‘리턴 매치’ 가능성도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권영진 대구시장. 사진 / 오훈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권영진 대구시장. 사진 / 오훈 기자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대선이 목전으로 다가오면서 오는 6월 1일 있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은 아직 상대적으로 덜한데, 21대 대선이 치러진지 불과 3개월 뒤 있을 선거란 점에서 사실상 대선 결과가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만큼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느냐에 따라 이 선거 역시 희비가 엇갈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 4·7재보선 ‘리턴 매치’ 가능성 있는 서울·부산시장 선거

먼저 우리나라 제1, 2도시이자 지난해 4·7재보선 당시 핵심 지역으로 꼽혔던 서울, 부산시장 선거의 경우 재보선에서 승리한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의 재도전이 유력시되고 있는데, 오 시장의 경우 이미 지난 7일 서울시청에서 가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4·7보궐선거 당시부터 시민들께 여러 차례 5년을 전제로 계획을 세우고 일하겠다고 말씀드렸다. 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시민은 안 계실 것”이라며 출마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만일 오 시장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최장기·최다 당선 기록을 깨고 사상 최초로 4선 서울시장이 되는 셈인데, 일단 그는 대선을 의식한 듯 “아직 출마 시점이나 형식에 대해 구체적인 고민은 하지 못했고 대선이란 선거가 남아있기 때문에 제 선거 일정은 염두에 두지 않고 최대한 업무를 챙길 수 있을 때까지는 챙기겠다”고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또 부산시장 선거에 공식 출마 선언한 정치인은 지난달 25일 정의당 김영진 부산시당 위원장 정도 뿐이지만 일단 현재 부산시정을 맡고 있는 박형준 시장의 재출마가 가장 이목을 끌고 있는데, 역대 부산시장 중 가장 높은 대중적 지지도를 가졌다는 점이나 지난 재보선 승리 이후 아직 1년도 되지 않아 재임기간이 짧다 보니 경쟁자들이 박 시장의 성과를 검증하겠다면서 공격하기도 어려워 오는 6월 지방선거에 나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더구나 부산시장 출마를 고심하던 장제원, 하태경, 김도읍 등 이 지역 의원들도 불출마로 가닥을 잡으면서 박 시장의 재선 도전이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다만 국민의힘에서 서병수 의원과 김세연 전 의원, 이헌승 의원 등 인지도가 높거나 지역 입지가 견고한 인사들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 당내 경선이 치러질 경우 긴장을 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시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도 받고 있어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지 못하고 공천신청 기간 전에 집행유예 이상을 받게 될 경우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라 공천 신청을 할 수 없기에 부산시장 선거에 도전하려는 출마 예정자들도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예상되는데, 만일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선출직 공직자의 직위 상실형 기준인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나온다면 확정판결은 아니어서 공천 신청은 할 수 있어도 경쟁후보들에게 좋은 공격 소재가 될 수 있다.

일단 기소 후 반년 내로 결론 내야 하는 관련법상 오는 4월 5일 이전에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할 경우 ‘허니문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본선 경쟁보다 도리어 당내 경선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다만 민주당에서도 벌써부터 여러 인사들이 부산시장 선거 출마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데, 지난 재보선에서 박 시장과 맞붙었던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장관을 비롯해 최인호·전재수 의원과 김해영 전 의원,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박인영 전 부산시의회 의장 등 많은 인사들이 꼽히고 있으나 3선 의원 출신에다 인지도가 가장 높은 김 전 장관이 ‘리턴 매치’에 나설지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靑·政 인사들 대체로 ‘불출마’ 가닥?…마지노선은 3월 3일

유은혜 사회부총리(좌)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우)은 경기도지사 출마설이 돌았으나 결국 불출마에 무게를 둔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유은혜 사회부총리(좌)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우)은 경기도지사 출마설이 돌았으나 결국 불출마에 무게를 둔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이는 서울시장 선거도 마찬가지여서 민주당에선 지난 재보선에서 오 시장에 패했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출마해 ‘리턴 매치’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 현재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디지털혁신 대전환위원회 위원장을 역임 중인 박 전 장관은 우선 대선을 의식한 듯 지난 14일 SBS ‘주영진의 뉴스 브리핑’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장에 다시 나설 생각이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이 나오자 “그것은 지금은 이야기할 때가 아닌 것 같다”고 답하면서도 선을 긋지는 않았다.

아울러 국민의힘에서도 오 시장 외에 나경원 전 의원과 오신환 전 의원 등 지난 재보선 당시 서울시장 당내 경선에 도전했던 인사들이 다시 뛰어들어 오 시장과 경쟁할 가능성도 없진 않아 익숙한 얼굴들이 다시 등장해 맞붙는 선거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아직 출마선언을 한 사람이 전무하다보니 일부에선 구원 등판 카드로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 등 인지도 높은 인사들에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간 출마에 선을 그어온 바 있어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달 26일 이 수석의 서울시장 선거 차출설이 일부 언론보도를 통해 돌기도 했었는데, 당시 이 수석이 출마에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고 청와대에서도 “아는 바 없다”는 반응을 내놨지만 이 수석 외에도 충남도지사 후보군으로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서울교육감 후보군으론 박경미 대변인 등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이름이 계속 오르내리자 15일 청와대 관계자는 이 수석과 박 수석, 박 대변인 등이 지방선거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 “정부는 국민 생명과 안전 및 민생을 지키는 일, 국제정세에 대응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일축했다.

이밖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기도지사 출마설도 돌았었지만 앞서 전 장관이 지난달 “대선까진 매진해야 하지 않나”라며 출마 의사를 접은 데 이어 유 부총리도 오미크론 확산 등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자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장관직을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문 정부 인사들이 지방선거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는데 일단 공직자 사퇴 시한이 선거 90일 전인 내달 3일로 아직 여유가 있기에 좀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

한편 유 부총리의 경기도지사 출마설이 잦아들면서 대신 5선의 안민석 의원이 급부상하고 있는데, 이 후보의 측근으로 꼽히는 의원인 만큼 이 역시 대선 결과에 따라 출마 여부가 좌우될 가능성이 높고 이외에도 4선 중진인 김태년 전 원내대표나 염태영 수원시장, 5선의 조정식 의원 등이 민주당의 경기도지사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으며 반대로 국민의힘에선 김은혜 의원, 임태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 주광덕·심재철·정병국·함진규 전 의원이 자천 타천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 홍준표 출마? 대구시장도 관심…“대선 끝난 뒤 결정”

15일 오후 대구시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보수의 심장' 내일을 바꾸는 대통령! 대구 거점유세에서 선대위 홍준표 상임고문이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 / 김기범 기자
15일 오후 대구시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보수의 심장' 내일을 바꾸는 대통령! 대구 거점유세에서 선대위 홍준표 상임고문이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 / 김기범 기자

한편 수도권이나 부산 외에도 대구, 대전, 울산 등 주요 광역시의 지자체장 선거 후보군에도 적잖은 이목이 쏠리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출마설이 돌고 있는 대구시장 선거의 경우 현재 같은 당 권영진 시장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당내 원로 격인 홍 의원이 지난 2일 청년들과의 소통채널인 ‘청년의꿈’에서 “3월 9일 이후 결정할 일”이라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이래 대구에서 윤석열 대선후보를 적극 돕고 있어 유력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이 대표와 함께 대구에서 처음으로 윤 후보 지지 유세에 나섰던 홍 의원은 15일에도 윤 후보가 유세 중이던 대구 동대구역 광장에 깜짝 등장해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30년 소외됐던 TK가 재도약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 TK신공항이 제대로 기능하려면 활주로 3.8km 이상, 국비 공항이 돼야 한다. 약속하시죠?”라고 윤 후보에게 물어 확답을 받아내는 등 이미 지역 내 표심잡기 행보에 나선 모양새다.

여기에 3선 도전에 나선 권 시장을 비롯해 류성걸 의원, 이상길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 정상환 변호사 등이 출마 후보로 언급되고 있으며 민주당에선 홍의락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 임대윤 전 최고위원, 김동식 시의원, 서재헌 민주당 중앙선대위 산하 청년위원회 상임부위원장 정도가 나올 예정이고 정의당은 한민정 대구시당 위원장이 출마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당초 보수의 아성으로 불릴 만큼 국민의힘 강세 지역이란 점에서 진보정당 후보들에겐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등으로 현 정부 내내 도마에 올랐던 울산시장 선거에는 현직인 민주당 소속의 송철호 시장이 재선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밖에도 송 시장에게 밀려 공천을 못 받았던 심규명 남구갑 지역위원장도 민주당 경선에 출마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고 국민의힘에선 이채익 의원, 박맹우 전 시장,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 서범수 의원, 서정협 전 서울시 행정부시장, 김두겸 전 남구청장, 박대동 전 의원 등 10명에 가까운 후보들이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밖에 대전시장에는 리얼미터가 ‘뉴스1 대전충남취재본부’와 ‘TJB대전방송’ 의뢰로 지난 11~12일 전국 유권자 1010명에게 실시한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 결과(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인 허태정 현 시장과 국민의힘 소속인 박성효 전 시장 간 경쟁이 될 것으로 일단 전망되고 있는데, 이들 외에도 국민의힘에선 정용기·이장우 전 의원과 정상철 전 충남대 총장, 장동혁 전 대전시당 위원장, 박상래 대전시당 부위원장이 경쟁 중이고 민주당에선 장종태 전 서구청장과 박용갑 중구청장, 정기현 대전시의원이 도전 중이며 정의당에선 김윤기 전 부대표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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