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후보 낸 서초갑…국민의힘, 경기 안성에 김학용 확정

(좌측부터) 서울 서초갑에 국민의힘 출마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전옥현 전 국정원 제1차장, 조은희 전 서초구청장, 이혜훈 전 의원, 정미경 최고위원, 전희경 서초갑 당협위원장, 사진 / 시사포커스 DB
(좌측부터) 서울 서초갑에 국민의힘 출마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전옥현 전 국정원 제1차장, 조은희 전 서초구청장, 이혜훈 전 의원, 정미경 최고위원, 전희경 서초갑 당협위원장,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20대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역시 이제 한 달도 남지 않아 과연 누가 출마할지 그 윤곽이 어느 정도 뚜렷해지고 있는데, 일단 5개 보선 대상지역 중 자당 소속 의원이었던 곳에 대해선 여야가 경쟁하듯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해 후보를 출마시키는 지역에선 누가 나오는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3·9재보선 성패 가를 격전지는 종로 아니라 서초갑?

대선과 함께 실시되는 선거 특성상 승패가 대선 결과와 일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번 재보선의 의미와 무게감은 결코 작지 않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는 더 큰 선거인 대선에 가려져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을 수밖에 없는 문제도 있다.

앞서 민주당은 대선을 우선 의식해 재보선 대상지역 중 자당 소속 의원들의 지역구였던 서울 종로와 경기 안성, 충북 청주 상당 등 3곳에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무공천 방침을 밝힌 바 있는데, 정치 1번지인 종로를 비롯해 국회의원 의석 3자리를 사실상 포기하는 셈이지만 ‘책임정치’ 이미지를 선전함으로써 대선 판세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게 하려는 전략이란 해석도 나온 바 있다.

이미 열린민주당과도 합당해 단독으로 과반은 물론 170석을 넘긴 민주당 입장에선 개헌선인 200석을 얻을 수 있다면 모를까 단지 3석이든 5석이든 그 정도 더 얻는다고 현 원내 구도상 크게 달라질 게 없기 때문에 3석을 포기하고 대선에 집중하려는 뜻으로 보이는데, 민주당이 전략공천하기로 결정한 재보선 지역 2곳 역시 전국적 인지도가 높은 중진 인사가 아니라 서울 서초갑에 이정근 당 미래사무부총장, 대구 중남구에 백수범 변호사를 꼽은 점도 이런 속내를 잘 보여주고 있다.

더구나 민주당이 전략공천을 낸 서울 서초갑과 대구 중남구 모두 당초 국민의힘 강세지역이란 점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데, 다만 대구 중남구는 국민의힘도 ‘책임정치’ 차원에서 무공천 결정을 내렸기에 군소정당 혹은 무소속 후보들과의 경쟁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으며 기존의 ‘정치 1번지’인 종로는 반대로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았기에 이번 재보선에선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모두 후보를 내놓는 유일한 지역인 서초갑이 재보선 성패를 가를 격전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은 일찍이 이 지역에 10명의 후보가 몰리는 등 과열 경쟁 양상까지 보였는데, 국민의힘 공관위는 장고 끝에 지난 7일 밤 이들 중 절반을 컷오프하고 이 지역에서 3선 고지에 올랐던 이혜훈 전 의원부터 현재 당 지도부 일원인 정미경 최고위원, 서초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희경 전 의원, 자유한국당 시절 이 지역 당협위원장이었던 전옥현 전 국정원 제1차장과 지난해 당 최고위 의결을 무시하고 서초구청장직을 사퇴한 조은희 전 구청장 등 5명을 경선후보로 꼽았다.

이에 따라 오는 10일 실시될 경선에선 당원 선거인단 투표와 국민여론조사를 각각 반반씩 비율로 합산해 후보자 5명의 최종 득표율을 산출한 뒤 1위가 50% 득표를 얻지 못 할 경우 상위 1·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11일 결선 경선이 치러지게 되는데, 민주당은 이미 서초갑 지역위원장인 이 부총장을 후보로 공천한 만큼 국민의힘의 경우 경선에서 최종 선출된 후보가 이 부총장과 맞붙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초갑은 국민의힘 강세지역이란 점에서 민주당 후보와의 맞대결보다는 당내 경선이나 무소속 후보들과의 경쟁이 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일단 서초갑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 중 유일한 남성 후보자인 전옥현 전 국정원 1차장은 비록 자신과 경쟁하는 다른 주자들과 달리 10% 여성 가산점을 받을 순 없지만 정치신으로서 10%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반면, 조 전 구청장은 여성후보지만 지상욱 공관위 위원이 “(구청장직) 임의 사퇴에 대한 책임을 그냥 지나가기 어렵다는 판단이 있어 배제하지 않되 경선 때 패널티를 5% 정도 가하기로 했다”고 밝힌 만큼 벌점을 안고 시작한다는 부담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또 설령 당내 경선을 넘는다고 해도 민주당 후보와는 물론이고 국민혁명당 구주와 변호사나 무소속 송자호 피카프로젝트 대표이사, 김소연 변호사 등 여러 군소후보들과도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데 여야가 맞붙는 유일한 재보선 지역구로서 상징적 의미도 커진 만큼 국민의힘이 전략공천하기로 결정한 종로보다도 이곳 선거 결과에 이목이 더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 민주당 미공천 덕에 야권 후보들에 수월해진 종로·안성

국민의힘 공관위에 의해 경기 안성에 단수 추천 받은 김학용 안성시당원협의회 위원장.[사진 / 시사포커스 DB]
국민의힘 공관위에 의해 경기 안성에 단수 추천 받은 김학용 안성시당원협의회 위원장.[사진 / 시사포커스 DB]

이렇듯 서초갑이 이번 재보선의 승부처처럼 비쳐지고 있다면 민주당의 무공천 덕분에 야권으로선 공략이 수월해진 지역은 서울 종로와 경기 안성, 충북 청주 상당이 꼽히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경기 안성의 경우 지난 7일 밤 국민의힘 공관위가 김학용 안성시당원협의회 위원장을 단수 추천함에 따라 후보가 확정된 상황이고 진보정당인 정의당에선 이주현 안성시위원회 위원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쳐 사실상 국민의힘과 정의당 후보 간 2파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에선 당초 이상민 전 경기도당 대변인도 이 지역 공천을 신청했었지만 공관위는 검토 끝에 지난 18대부터 20대까지 내리 이 지역에서 3선 고지에 올랐던 김 위원장을 후보로 확정했으며 예비후보 등록 마감일인 오는 12일까지 추가로 뛰어들 경쟁자가 없다면 15일부터 내달 8일까지 김 위원장과 이 위원장 간 선거전이 진행될 예정이다.

아울러 이낙연 전 대표가 당선되며 21대 총선이 민주당의 압승이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정치 1번지’ 종로엔 이번에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음에도 국민의힘 공관위는 유일한 우선추천 지역으로 확정했는데, 이와 관련해 지상욱 공관위 위원은 “전략공천이란 의미”라고 설명해 누구를 내세울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비록 그가 전략공천 후보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강조했으나 대선잠룡급 거물인 원희룡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이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이름이 줄곧 오르내렸던 데다 전략공천 지역이 된 이상 지금은 의미 없어지기는 했지만 앞서 지난 3~4일 실시한 국민의힘 재보선 후보자 등록 당시 후보 등록한 5명 중 윤지경 미국세무사, 정동희 경제전략 작사, 정문헌 전종로구 당협위원장, 정병두 서울특별시당 부위원장 등 4명의 이름은 공개됐던 데 반해 나머지 1명은 비공개 처리됐던 점 역시 거물급 인사가 출마 의사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무엇보다 원 본부장도 마음이 없진 않은 듯 종로 출마 가능성과 관련해 “당 지도부와 후보의 판단에 달렸다”라고 밝힌 바 있는데, 그러면서도 “종로 공천은 단일화를 할 때 카드로 쓸 수 있고, 세대교체의 카드로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여 2030세대 등 신진 청년 후보를 내세울 가능성이나 안철수 후보와의 야권 대선후보 단일화를 성사시키기 위한 유인요소로 국민의당 측에 이 지역 후보 자리를 내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국민의당 후보까지 나서는 청주 상당·대구 중남구도 ‘눈길’

정우택 국민의힘 충북도당위원장(좌)과 윤갑근 전 충북도당위원장(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윤갑근 페이스북
정우택 국민의힘 충북도당위원장(좌)과 윤갑근 전 충북도당위원장(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윤갑근 페이스북

이밖에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청주 상당구도 종로처럼 야권 후보들 간 경쟁이 치러질 예정이지만 국민의힘 외에도 국민의당부터 무소속에 이르기까지 여러 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지거나 곧 뛰어들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서울 서초갑 못지않게 선거판이 가열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청주 상당구 재선거 후보자 등록은 오는 13~14일 양일간 실시될 예정인데, 이 지역에서 19, 20대 국회 입성에 성공한 바 있는 4선 중진인 정우택 국민의힘 충북도당위원장이 일찌감치 지난해 말 청주 상당구 지북교차로에 사무소까지 마련하고 선거 준비에 들어갔으며 지난 21대 총선에서 이 지역에 도전한 윤갑근 전 충북도당위원장과 김기윤 변호사 등도 오는 10일 있을 국민의힘 경선을 목전에 두고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단 지난 3~5일 KBS청주방송총국이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청주시 상당구 유권자 500명에게 실시한 ‘국회의원 적합도 조사’(95%신뢰수준±4.4%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선 정 위원장이 34.9%, 윤 전 위원장이 25.4%를 기록했으며 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한 부동층은 21.3%로 집계됐는데, 동 기관이 함께 실시한 국민의힘 후보 적합도 조사에선 정 위원장이 39.9%, 윤 전 위원장 34.1%로 두 예비후보 간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까지 좁혀졌다.

이처럼 국민의힘 후보들이 강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지난 7일까지 당내 후보 등록을 마친 국민의당에서도 김현문 충북도당위원장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8일엔 안창현 전 국민의당 홍보본부장이 충북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고 김동연 대선후보의 새로운물결도 오는 13일까지 후보를 물색한다는 입장이어서 추가로 뛰어드는 후보들이 국민의힘 후보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도 이 지역 선거의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민의힘이 공천하지 않기로 한 대구 중남구엔 8일 이인선 국민의힘 중남구 예비후보가 무소속 출마 포기를 선언했는데, 민주당은 지난달 25일 영입했던 민변 출신의 백 변호사를 지난 7일 이 지역에 전략공천한 상황이어서 오는 9일 무소속 출마 선언을 예고한 도건우 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주성영 전 의원 등과 맞붙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도 보수 성향 무소속 후보들은 임병헌 전 남구청장, 도태우 변호사, 강사빈 전 청년나우 대표, 박정조 대한미용사회 중앙회 부회장 등 무수하며 국민의당에서도 권영현 지역위원장과 정용 전 대구시의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8일엔 사공정규 동국대 의대 교수가 출마를 선언해 이 지역에 국민의힘 후보가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민주당에 절대 녹록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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