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김건희 녹취록엔 “공적 마인드가 부족해”…李 녹취엔 “사적 영역에서 발생한 일”

(좌측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윤건영 민주당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좌측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윤건영 민주당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이재명 대선후보의 셋째형 부부와의 욕설 녹취록과 관련해 “이 후보는 구질구질하지 않게 깔끔하게 모든 조건 없이 사과했다”고 입장을 내놨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구질구질하게 변명하거나 심지어 거짓말까지 했다”고 주장하면서 이같이 강조했는데, 앞서 이 후보는 형에게 욕설을 한 녹취록이 공개된 것과 관련해 지난 19일 오후 “제가 욕한 것은 잘못했다”고 사과한 바 있다.

다만 윤 후보를 향해 ‘구질구질하게 변명했다’고 혹평한 반면 이 후보에 대해선 ‘깔끔하게 사과했다’고 호평한 윤 의원의 발언과 달리 이 후보는 전날 영등포구의 한 경로당에서 열린 ‘어르신과의 대화’ 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욕한 것은 잘못했으나 형님 부부를 찾아 쫒아 다닌 것은 어머니 때문이었다”며 “그분(형)이 정상적인 사람이 아닌 상태에 있었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 치료는 불가능하고 일은 계속 벌어지니 저로선 선택할 방법이 없었다”고 사족을 붙였다.

또 윤 의원은 이 후보 녹취에 대해 “사적 영역에서 발생했던 것과 공적 영역은 철저히 구별돼야 한다. 오래 전에 있었던 일을 네거티브적으로 선거판을 진흙탕으로 몰아가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강변하기도 했는데, 윤 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씨 통화 녹취록에 대해선 사실상 사적 영역에서 발생한 통화였음에도 불구하고 “공적 마인드가 부족하다. ‘권력을 잡으면 손 보겠다’는 취지라든지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대해 ‘반발하지만 않았으면 구속시키지 않았다’는 말은 공적 영역에 대한 생각이 전혀 기초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이라고 다른 잣대로 평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이런 지적을 의식한 듯 앞서 지난 19일 같은 당 우상호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씨의 통화내용은 기자라는 공인과 이뤄진 공적인 소통이라고 봐야 한다. 기본적으로 공개 가능성을 내포한 것”이라며 “이 후보의 녹음파일은 이와 다르다. 무엇보다 가족 간 내밀한 비사”라고 반박하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한편 윤 의원은 이날 “민주당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줄곧 정책경쟁으로 가자는 기조이고 김건희 씨 녹취록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국민이 판단할 영역이란 기조로 대응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는데, 하지만 정작 MBC ‘스트레이트’가 김건희씨 녹취파일을 공개한 이후 민주당은 지난 17일 김우영 대변인이 “김씨는 기자에게 구체적 금액을 언급하면서 매수 의사성 발언을 했다.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며 “이 뿐 아니라 김씨의 미투운동에 대한 인식은 심각하다. 얄팍한 말로 순간을 모면하려 하지 말고 성찰하고 사과하는 것이 정도”라고 김씨에 사과를 요구하는 논평까지 낸 것을 시작으로 연일 김씨를 직접 비판하는 논평을 쏟아내고 있다.

더구나 이 후보 녹취파일에 대해 민주당은 바짝 자세를 낮추기보다 비단 윤 의원 뿐 아니라 “오래 전에 있었던 일”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반응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은데, 송영길 대표조차 광주KBS라디오 ‘무등의 아침’에 나와 “이미 알 사람은 다 알고 알려진 건데 재탕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해 설령 이 후보가 사과했어도 당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비호하다 보니 그 의미가 도리어 퇴색되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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