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참 나쁜 기업”…광주 국민의힘‧정의당 “지자체와 시공사 관리감독 소홀”
아이파크 브랜드 하락 술렁…현산 “실종자 수색·안전 확보가 우선, 나머지는 차차”

1년 보상금 220억 원 수준, 업계 “아시아나 결렬‧유스퀘어 앞 붕괴, 금호랑 악연”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 사진. 사진 /광주전남취재본부장 박영용 기자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 사진. 사진 /광주전남취재본부장 박영용 기자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작년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 철거현장 크레인 붕괴사고, 지난 11일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 아이파크 현장 공사현장 붕괴사고가 7개월 기간을 두고 광주광역시에서 발생했다. 이 두 번의 사고는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 신뢰성을 붕괴시키고 있다. 특히 아이파크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했고 정상화에 따른 비용부담도 천문학적 금액으로 예상되고 있어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는 평가다. 현재 붕괴사고 현장은 실종자 수색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안전을 위한 크레인 철거를 시도하는 등 후속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 이용섭 ‘현산, 참 나쁜 기업’…국민의힘‧정의당 광주시당, ‘지자체‧시공사 관리감독 소홀’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MBC라디오에 출연하거나 SNS 등을 통해 HDC현대산업개발을 강력히 규탄하고 현대산업개발 배제를 고민하고 있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이 시장은 지난 12일 본인 SNS를 통해 학동참사가 발생한 지 217일 만에 또다시 있어서도 안 될 붕괴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히고 현대산업개발이 보인 노력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주장했다. 어젯밤(11일) 자정이 다되서야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가 광주에 도착했고 오늘 오전 10시에 한 장짜리 사과문 발표를 지적한 후 현대산업개발이 광주에서 진행하고 있는 모든 공사를 중단토록 행정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지난 13일엔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현대산업개발은 신뢰하기 어려운 참 나쁜 기업"이라고 표현하고 “향후 광주시가 추진하는 모든 사업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사업 참여를 배제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은 현대산업개발을 타겟팅해 붕괴사고의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시장 소속정당도 같은 반응을 냈다.

국민의힘과 정의당 광주시당은 이 시장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취지의 논평을 냈다. 양당은 공히 "매년 반복되고 있는 부실시공에 의한 건설사고 이며 지자체와 시공사 관리 감독 소홀로 인한 전형적인 인재"라며 광주시에도 책임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선 이용섭 시장이 건교부 장관 출신인데 이 지역에서 말도 안 되는 건설 사고가 일어난 것이 이해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노무현 정권에서 마지막 건설교통부장관으로 18·19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지난 2018년에 광주광역시장에 당선됐다.

이와 관련 광주시청 관계자는 “시공사가 시공을 잘 못한 것이고 광주시민은 분노하고 있다”며 “현재 광주시청은 사고 수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아이파크 신뢰도 하락, 보상금 등 다양한 이슈가 발생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다양한 이슈보다 우선 실종자 찾기에 집중하고 있으며 공사현장 주변 환경 안전을 확보에 집중하고 있으며 향후 현재 나오고 있는 다양한 이슈는 진심을 담아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실종자 수색과 안전을 강조했다.

■아이파크 브랜드 신뢰도 하락…시공 예정 아파트 브랜드 이름 빼자 움직임

14일 도시정비사업을 각 조합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이파크 브랜드를 빼거나 공사현장 특별점검 및 안전진단을 요청하는 등 광주시서 발생한 아파트 붕괴사고 후폭풍이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우선 붕괴사고가 발생한 광주시지역에 오는 7월 완공 예정인 광주시 계림2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기존 아이파크 SK뷰에서 계림 SK뷰로 이름을 바꾸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으며 안전진단을 요구했다.

또 광주 운암3단지 재건축정비조합은 시공사 계약해지를 위해 법률 자문에 나섰다.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가 들어설 서울 강남구 개포1단지 주공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감리단에 공문을 보내 공사현장 특별점검과 정밀 안전진단을 요구했다.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아이파크 브랜드 명을 빼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이거나 예정인 서울 지역 재개발이나 재건축 조합들은 현재 후속조치를 주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하고 있는 아파트 한 조합원은 "격렬하게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에 대해 반응하는 조합원과 일단 지켜보자는 다양한 의견이 있는 상황"이라며 "불안하긴 하지만 현대산업개발이 사고 수습 후 보이는 태도에 따라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의견이 조용하게 많다"라고 말했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광주지역에서 일어난 두 번의 붕괴 사고에 현대산업개발은 뭘 해도 제재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며 "보상금 문제야 보험도 있고 그러니까 특별히 큰 문제라고 볼 수 없는데 브랜드 이미지 하락과 사업 참여 제한 등은 향후 큰 타격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강도 높은 쇄신안을 통한 전환을 꾀하지 않으면 현재 상황을 타개하긴 힘들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 현산 최대 위기 될까…업계, “손해 불가피, 성실시공 마무리해야”

현대산업개발 붕괴사고를 두고 현산의 위기를 겪을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지금 제기되는 의견들을 종합하면 현재 화정 아이파크는 철거 후 처음부터 지어야 될 것이며 국내에서 가장 안전한 아파트가 될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자연적으로 공기가 길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 오는 11월 입주 예정이다.

현산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계약서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붕괴가 일어난 단지에는 316가구가 입주예정이었다. 입주예정일이 지날 경우 316가구에 하루 기준 현산이 보상해야할 금액은 6049만 원, 1년 기준 220억7956만 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계약사항에 따라 중도금 완납한 경우를 상정한 것으로 한 가구 당 하루 입주 지연 보상금이 19만 원 정도를 기본 값으로 해 계산한 결과다.

화정 아이파크 입주자 모집공고에는 '사업주체 또는 시공사의 귀책사유가 아닌 천재지변 등 예기치 못한 사유가 발생할 경우 입주지연보상금을 지급하지 않으며 입주 지연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돼 있어 사고원인에 따라 보상 내용이 달라질 수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동종업계 종사자로서 이번 붕괴사고가 참 안타까우면서 현장 사진이 계속 공개되면서 이해 안가는 면도 있다"며 "현산은 손해는 불가피하게 됐고 향후 성심성의껏 시공을 마무리 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미래를 볼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결렬된 바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보유했던 유스퀘어가 바로 보이는 위치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해 현산은 금호와 악연이 깊은 것 아니냐는 끼워 맞추는 업계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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