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통일부가 2022년 달력에 김정은 생일을 표기하고 김일성, 김정일 생일과 조선인민군 창건일은 아예 붉은색으로 표기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황규환 대변인은 30일 논평을 통해 “통일부가 제작하고 배포한 2022년 달력에 북한의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의 생일은 물론 김일성 생일, 심지어 조선인민군 창건일 등이 기재돼 있다고 한다”며 “북한에 대한 일방적인 퍼주기도 모자라 이제는 아예 기념일까지 챙겨주자는 말인가. 이건 아니지 않나”라고 통일부를 직격했다.

황 대변인은 이어 “언젠가부터 통일부는 대화 및 교류라는 본래의 목적을 망각한 채 현실을 외면한 일방적 구애를 이어왔다”며 “연평도 해역에서 우리 공무원이 피격되었지만 아랑곳없이 북한에 대한 지원을 승인했고, 실효성 없는 북한 관련 가짜뉴스를 잡겠다는 예산을 편성하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는 “이인영 장관도 ‘코로나 백신이 부족해도 북한과 나눠야 한다’, ‘공동연락사무소 폭파한 북한에 손해배상 청구 어렵다’는 말로 국민들의 속을 뒤집어놓기도 했다”며 “통일부의 황당한 달력 배포는 결국 이 정권이 4년간 그렇게나 당하고서도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는 증거”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황 대변인은 “남북관계에서 아직도 미몽에 사로잡혀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신음하는 우리 국민들 마음 보듬을 시간에 북한 기념일을 챙기는 통일부를 보며 ‘대체 어느 나라 정부냐’는 말이 절로 나올 지경이다. 해당 달력의 전량 회수는 물론이거니와 관련자 문책, 나아가 이 장관의 사과를 촉구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통일부에선 국민들에 배포하는 게 아니라 통일부 직원 업무지원을 위해 내부 참고용으로 만든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달력에 표시된 일정들은 남북관계 업무에 참고해야 할 주요 일정을 기재한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일부를 국회에 보낸 데 대해서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보좌관 등이 업무용으로 쓸 수 있게 배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에 논란이 된 ‘2022 평화를 쓰다, 통일을 그리다’란 제목의 통일부 달력에는 지난 2003년 금강산 육로관광 개시, 2005년 북한의 핵무기 보유선언과 2016년 개성공단 전면중단 발표 등도 검은색 글씨로 표기되어 있으며 6·25전쟁부터 1999년 1차 연평해전과 2002년 2차 연평해전, 2009년 대청해전, 2010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 국내 주요 보훈기념일도 검은색 글씨로 표기한 반면 1912년 4월 15일 김일성 생일과 1942년 2월 16일 김정일 생일, 1948년 2월 8일 조선인민군 창건일, 1948년 9월 9일 북한 정권 수립일은 설날과 같은 빨간색 글씨로 표기해 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