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선전매체 메아리 “여야 대선후보 공약들, 친미 사대적이고 반통일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좌)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좌)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뉴시스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 대해서만 비판적 입장을 내놓던 북한이 이제는 여당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까지 함께 싸잡아 비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 선전매체 메아리는 8일 “최근 남조선 여야당의 대통령 선거 후보들이 치열한 경쟁 속에 발표한 대북, 대외정책 공약들이 친미사대적이고 반통일적인 내용들로 일관돼 있어 남조선 민심의 불안과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며 “얼마 전 이들은 외신기자들과의 간담회라는 데서 북의 도발을 용인하지 않겠다. 필요하다면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쓸 수도 있다, 현 남북관계가 주종관계로 전락됐다, 집권하면 북에 군사 분야 합의의 철저한 이행을 요구하고 변화가 없을 경우 파기할 것이란 망언들을 늘어놓으면서 동족 대결의 흉심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 매체는 주변국과의 관계설정에 대한 대선후보들 입장에 대해서도 “미국은 유일한 동맹이다, 미국 주도의 국제적인 자유민주주의 연대를 강화하겠다, 각 분야에서 포괄적인 전략적 동맹을 확대하겠다, 일본과 미래지향적으로 관계를 개선하겠다, 과거사 문제와 경제문제, 안보협력 의제를 망라한 포괄적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등 한미동맹 중요성과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대해서도 역설했다”며 “결국 그들이 내놓고 있는 대북, 대외정책 공약들은 남조선 인민들의 운명을 외세의 농락물로 내맡기고 북남관계를 동족 대결 시대로 되돌려 세워 민족의 머리 위해 참혹한 재난과 불행을 가져오는 통일부정공약, 적대공약”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이 후보는 지난달 25일 외신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남북합의 일방적 위반·파기엔 단호히 대처하고 할 말은 하겠다”고 발언한 데 이어 지난 1일 연합뉴스TV 개국 10주년 특집대담에선 “저는 남북이 서로에게 도움 되는 공존하는 관계로 가야 된다는 것이고 그 길을 갈 때 방법은 당근일 수도 있고 채찍일 수도 있는 것이다. 즉, 억제정책일 수도 있고 아니면 교류 협력 정책일 수도 있다”고 대북정책 관련 입장을 내놓은 바 있고 대일관계에 있어서도 외신기자초청토론회에서 “반성과 사죄 기조를 일본이 지켜나간다면 얼마든지 미래지향적 관계를 만들 수 있다.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 같은 발언을 꼬집어 북한 매체가 이번에 이 후보까지 비판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되는데, 한 발 더 나아가 또 다른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도 겨냥 “임기 말 치적 쌓기와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하면서 섣부른 방역 완화 조치를 취한 현 당국의 경솔한 판단과 오락가락한 대응 때문이라는 각계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고 일침을 가해 현재 대북 제재 해제 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다만 문 대통령과 이 후보 모두 최근 ‘종전선언’ 추진·지지 의사를 적극 표명하며 북한이 이에 응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는데, 문 대통령만 해도 지난 7일 ‘2021 서울 유엔평화유지 장관회의 개회식’ 영상 축사를 통해 “그동안 한국 국민과 정부는 국제사회의 한결같은 지지를 바탕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종전선언이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의 첫걸음”이라고 역설했으며 이 후보도 지난달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종전선언은 평화로 가는 첫 단추이고 비핵화 협상의 입구”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한편으론 이 후보 측 위성락 선대위 실용외교위원장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샐러맨더 호텔에서 최종현학술원 주최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 포럼 화상 발언을 통해 “이 후보의 대북정책이 이념 주도이고 유화적이란 추정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이 후보는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심각한 안보 문제로 본다”며 “(이 후보는) 대화·협상뿐만 아니라 장려책, 억제책, 제재, 압박 같은 다양한 조치를 혼합할 것”이라고 밝혀 이런 부분에 있어 북한이 여당 후보에 대해서도 반발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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