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휴먼스케이프에 지분 투자
네이버, 루닛에 전략적 투자 단행
이지케어텍 지분 투자 협상도 진행 중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카카오와 네이버가 헬스케어 사업 영역에서도 맞붙을 전망이다.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헬스케어 시장에 속속 참전하면서 국내 빅테크 기업들도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모양새다.

 

카카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마감했다. ⓒ카카오
카카오가 휴먼스케이프 지분 20%를 인수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카카오

■ 카카오,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휴먼스케이프 최대주주 올라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휴먼스케이프의 지분 20%를 15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이번 인수로 카카오는 휴먼스케이프의 최대주주에 오르게 됐다.

2016년 설립된 휴먼스케이프는 블록체인 기반의 의료데이터 플랫폼 ‘레어노트’를 운영하고 있다. 레어노트는 루게릭병, 폼페병 등 19가지의 희귀난치성 질환을 가진 환자들이 직접 업로드한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에게 딱 맞는 치료제 개발 및 임상시험 정보를 확인하고 참여할 수 있는 서비스다. 블록체인 기술 덕분에 데이터 수집 및 저장 과정이 안전하고, 특히 환자 본인이 자신의 데이터에 관한 통제권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휴먼스케이프는 카카오 블록체인 자회사인 그라운드X가 개발 및 운영하고 있는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의 헬스케어·의료 분야 서비스 파트너사다.

카카오는 휴먼스케이프 투자를 통해 헬스케어 사업의 초석을 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018년 카카오는 자회사 카카오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서울아산병원과 인공지능(AI) 기반 의료 빅데이터 업체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를 세웠고, 2019년에는 연세대의료원의 헬스케어 업체 파이디지털헬스케어에 투자했다.

카카오는 2018년 서울아산병원, 현대중공업지주와 합작법인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를 설립하는 등 헬스케어 사업에 진출한 바 있다. 2019년에는 연세의료원과의 ICT 합작법인 ‘파이디지털헬스케어’에 대한 100억원 규모의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박지환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카카오의 ICT 기술과 연세의료원의 양질의 의료 데이터를 결합해 의료서비스 질을 높이고 국내 헬스케어 산업 생태계를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본사 사옥. ⓒ네이버
네이버 본사 사옥. ⓒ네이버

■ 네이버도 다양한 헬스케어 기업에 투자 단행

한편 네이버 역시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루닛은 24일 “네이버와 네이버클라우드 등 네이버그룹이 신규 투자사로 이름을 올렸다”며 “네이버 등 이번 신규 투자사들은 모두 상장 후 1년간 보호예수(의무보유 확약) 예정이며, 국내 벤처캐피탈(VC)의 경우에도 의무적 보호예수 1개월에 자발적 보호예수를 더해 총 6개월간 보호예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루닛은 네이버를 포함해 총 720억원 규모의 상장 전 투자유치(Pre-IPO)를 단행했다. 루닛은 지난 6월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 복수의 전문 평가기관으로부터 모두 최고 등급인 AA 등급을 획득했다. 헬스케어 기업이 기술성 평가에서 모두 AA 등급을 받은 것은 루닛이 유일하다. 루닛은 프리IPO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르면 이달 중 코스닥 예비심사청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네이버가 루닛 투자에 나선 이유는 역시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의 확대다. 루닛은 암 진단 및 치료에 기여하는 인공지능 솔루션을 개발하고 제공하는 의료 AI 기업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통한 정확한 암 진단과 치료 효과 예측, 신속한 맞춤형 치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여름에는 네이버가 이지케어텍의 지분을 인수하고 공동 사업을 추진할 거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아직까지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케어텍은 2001년 설립된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병원정보시스템(HIS), 전자의무기록(EMR)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EMR은 환자 증상, 치료·시술, 약 처방 등 의료 데이터를 저장하는 시스템인데, 이지케어텍은 최근 EMR을 클라우드로 서비스하고 있었습니다.

이지케어텍의 대표적인 솔루션으로 상급종합병원 및 대형병원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유한 구축형 HIS 베스트케어(BESTCare), 국내 상용화 1호 클라우드 EMR 엣지앤넥스트(EDGE&NEXT) 등이 있다.

네이버는 이지케어텍 지분 인수 후 EMR 클라우드 사업을 함께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지케어텍의 EMR 노하우와 네이버클라우드 기술 및 데이터가 결합될 경우 시너지가 클 거라는 것이다. 실제로 네이버클라우드는 주력인 공공기관, 금융기관 외에도 헬스케어 분야도 집중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19년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은 소니와 손잡고 원격의료사업을 시작했다. 올해 초에는 로봇수술 전문가 나군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를 헬스케어연구소장으로 영입하며 본격적으로 원격의료 기술 고도화에 나설 것을 예고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이와 함께 2018년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딥메디, 두잉랩, 아토머스, 아모 등에 투자했으며, 2019년에는 사운더블헬스에 투자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아이크로진, 사운드짐, 엔서, 휴레이포지티브 등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4곳에 투자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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