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취재 열기, 李측 "스토킹 범죄"로 결국 경찰에 고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좌)와 그의 부인인 김혜경씨(우). 9일 새벽 김혜경씨가 낙상사고로 인해 열상을 입어 성형외과에서 봉합수술을 받았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좌)와 그의 부인인 김혜경씨(우). 9일 새벽 김혜경씨가 낙상사고로 인해 열상을 입어 성형외과에서 봉합수술을 받았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배우자인 김혜경씨가 9일 새벽 낙상사고로 인해 열상을 입고 봉합수술을 받은 이후 회복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후보측이 김혜경씨의 취재를 위해 자택 인근에서 대기하고 있는 취재진을 향해 16일 "이는 취재가 아닌 범죄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현재 해당 취재진들은 경찰들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으며 돌려 보내졌다.

◆ 김혜경 낙상사고 관심 집중, 과잉취재인가? 스토킹 범죄인가?

이날 이 후보 수행실장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혜경씨를 취재중인 언론사명을 언급하며 "차량 4대를 동원해 5명의 기자가 마치 범죄자 추적이라도 하듯 김혜경 여사를 추적했다"며 "스토킹 범죄"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한 의원은 기자들을 향해 "이재명 후보를 범죄자로 만들어 보겠다는 심산인 것"이라 주장했고, 이어 "이런 기사가 포털 메인에 올라가고 마치 기다렸다는 듯 국민의힘 주요 당직자들이 입을 맞춰 이재명 후보의 폭행 운운하는 행위, 이 모두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날 경기 분당경찰서에서도 경찰들을 출동시켜 해당 언론사의 기자들을 돌려 보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시 해당 기자들은 김혜경 씨가 병원 등 외출을 할 때 따라붙어 취재를 시도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 진중권, 이재명 향해 "언론과 싸울 문제 아니야"

이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후보를 향해 "언론과 싸울 게 아니라 국민의 마음을 살 생각을 해야 한다. 국민의 마음을 사면 언론의 보도도 거기 따라갈 것"이라면서 "언론보도를 자신에 적대적인 세력의 공작으로 보는 유치한 음모론적 사고에서 벗어나 민주주의 사회에서 민심과 여론이 표출되는 정상적 통로로 여겨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진 전 교수는 "언론의 시선이 자기한테만 곱지 않다고 느낀다면 먼저 돌아봐야 할 것은 자기 자신이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아울러 진 전 교수는 다른 게시물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쥴리 소동 때 자신들이 했던 짓을 돌아보기를"이라면서 "아무튼 마타도어에 마타도어로 대응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 이 문제는 이쯤에서 접고 넘어갔으면"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애초에 '산책'하다 그랬다는 둥 거짓해명을 한 게 불필요한 억측과 루머를 낳은 듯"이라고 상황을 짚으면서 "초기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다스베이더 해명도 이상하다"며 "해명이 늘 뭔가 개운치 않다"고 꼬집기도 했다.

◆ 검은 망토가 김혜경?...다스베이더 논란까지

여기서 진 전 교수가 언급한 '다스베이더 해명'은 한 매체가 전날 김혜경씨의 자택 근처에서 검정 망토로 둘러싸고 검정 모자에 검정 선글라스와 검정 마스크까지 착용한 한 여성의 사진을 올리면서 김혜경씨라고 주장했다. 당시 해당 언론사는 '김혜경씨가 낙상 사고 후 첫 외출하는 장면을 포착했다'면서 사진을 공개했었다. 이후 온라인 상에서는 해당 사진을 보고 '스타워즈'에 악인으로 나오는 '다스베이더' 같다는 말도 나오면서 논란이 가열되기 시작했다. 이에 이 후보 측은 한 언론사를 통해 '과잉취재가 예상되는 가운데 수행원을 다 가려서 내보낸 것'이라며 '김혜경씨와 수행원들이 불안증세를 호소하며 스토킹으로 법적대응에 나설지 검토 중'이라고 밝히며 '결국 경찰에 신고한 것'이라고 해명했었다. 

심지어 이날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배우자실장인 이해식 의원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명백하게 후보 배우자가 아니다. 수행원 중 한 사람이다"면서 "해당 언론사에 삭제 요청을 하고 있는데 응하지를 않고 있다"며 "굉장히 답답한 심정"이라고 호소했다.

◆ 이준석 "수행원이 왜 불안증세를 보이는가"

다만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보도내용과 이 후보 측 반박을 정리해보면 김혜경씨 수행원에 대한 과잉취재 때문에 수행원들이 불안증세를 보이고 있으니 취재하지 말아 달라는 내용"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그러면서 "과잉취재가 예상되니 일부러 수행원을 그림자 무사 또는 디코이(유인하는 사람)로 먼저 보냈다고 하는 것"이라면서 "(그런데) 디코이를 일부러 내세운건데, 수행원이 불안증세를 왜 보이는 건지도 의문"이라고 반문하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 배현진 "ABC가 맞지 않고 납득이 안 되지 않느냐"

한편 이 후보 측은 김혜경씨의 낙상 사고와 관련된 소문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며 법적조치 등의 강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었는데, 이날도 이 후보 측은 의구심을 표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배 의원은 전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선 후보가 되면 공식적으로 경찰 인력이 배치된다. 통상 11명 경호 인력이 배치된다. 선대위가 꾸려진 민주당에서는 24시간 경찰 인력이 후보와 후보 가족을 경호한다"면서 "(김 씨 사고 과정의) ABC가 맞지 않고 납득이 안 되지 않느냐. 김 씨를 수행하는 이해식 의원이 당일 새벽 1시 '산책을 하다가 낙상했다'고 설명했던 것 같은데, 이후에 '산책' 내용이 빠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외부에 대기하고 있던 경찰 인력이 (사고 상황을) 몰랐다면 이것은 소중한 대선후보를 경호하는 경찰력의 대단한 결함이자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면서 "이후에 119구급대가 후보와 후보 부인을 이송하는 과정에서도 경찰 경호 인력이 그것을 전혀 몰랐다 함은 국민들의 평이한 시각에서는 납득되지 않는 단초일 것"이라고 비판했었다.

◆ 이해식 "배현진 공식사과 안하면 법적 대응 피하기 어려울 것"

이에 이해식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배 의원에게 "공식사과를 요구한다"면서 "이 후보와 배우자 김혜경 여사에 대한 대규모의 조직적인 가짜뉴스 생산의 배후가 결국 국민의힘이라고 하는 의심이 점차 확신으로 굳어지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배 의원은 김혜경 여사의 낙상 사고가 '산책'에 의한 것인데 경찰이 몰랐다는 것에 의문을 표시했고, '119 구급대가 후보와 후보 부인을 이송하는 과정' 또한 경찰력의 결함이라고 말하면서 국민들의 시각에서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의혹을 부풀렸다"며 "의혹을 부풀려 불법 선거운동을 선동하는 배후조종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의힘은 이해를 할 수 없겠지만"이라면서 "사적 용무로 외출하다 4대의 스토킹 차량을 만나는 한이 있더라도 경호를 요구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룰이다. 새벽에 119 신고를 하면서도, 이동 중 구급대원들에게 대선후보라고 말하지 않으며, 응급실에서 1시간 30분이나 대기를 해도 의료진 그 누구에게도 여당의 대선후보라고 밝히지 않고 일반 응급환자와 똑같이 병원의 조치에 응하는 것이 우리의 법도다"고 부연했다.

이어 이 의원은 "배 의원의 말은 묵과할 수 없다. 배 의원은 김혜경 여사의 낙상 사고가 '산책'에 의한 것이며 그것을 내가 설명했다고 애써 강조하고 있다"고 꼬집으면서 "후보의 육성 파일이 공개됐고 의료 기록까지 공개된 마당에 그런 주장을 펴는 것은 어떤 의도가 있는 것이다. 배 의원은 공식 사과를 하지 않는다면 단호한 법적 대응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후보 측은 낙상사고가 벌어진 이후를 중심으로 해명을 하고 있고, 야권에서는 낙상사고가 나기 전의 상황에 대해 묻고 있는 차이가 있다고 보면서 김혜경씨가 언론에 직접 나서서 전후 상황을 설명해야 끝이 날 논란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관측했다. 즉, 여론의 의심이 확신으로 굳어지기 전에 김씨가 하루 빨리 언론에 직접 나서서 상황을 수습해야 한다는 얘기이자, 그가 언론을 피하면 피할수록,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불리한 상황일 수 밖에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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