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단일화, 상수로 놓을 필요 없다”…宋 “열린 자세로 보려 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좌)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좌)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대선을 앞두고 후보 단일화 사안을 바라보는 여야 당 대표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3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을 통해 진행된 여야 당 대표 토론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에 대해 “안 대표가 어떨 때는 제3지대, 어떨 때는 야권 단일후보라며 상황에 따라 다른 칼을 꺼내는데 왠지 마음 한 구석에 결국 단일화하자고 나올 것 같다”며 “다툼이 있더라도 최종적으로 함께 할 수 있다고 보지만 상수로 놓을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거듭 야권 단일화에 대해 “이게 상수가 된다면 국민들은 정치공학적으로 받아들일 것이고 당연히 명분이 있어야 된다”고 입장을 내놨는데, 그는 앞서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비리 국민검증특별위원회’ 임명장 수여식 및 회의 직후에도 기자들과 만나 “안 대표와의 단일화는 필수불가결한 게 아니다. 당 지지율이 오르는 상황이라 정치공학에 매몰되는 상황이 나오면 우리는 필패한다, 언제까지 정치공학으로 선거 치를 순 없는 것”이라고 굳이 단일화에 매달리진 않는단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오히려 그는 지난 2012년 총선과 2016년 총선, 2017년 탄핵 대선 등의 사례를 일일이 꼽으며 “통합론 가지고 국민의 감동을 산다는 것이 오히려 지금까지 성공 전례가 없는 것”이라고 주장하기까지 했는데, 반면 같은 당 대선후보들은 정작 안 대표와의 단일화에 적극 나서고 있어 4일만 해도 유승민 전 의원이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제가 후보가 되면 단일화를 바로 추진하려고 한다”고 입장을 내놨고 원희룡 전 제주지사 역시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단일화를 해야 한다. 단일화는 필수”라고 역설했다.

심지어 후위주자가 아닌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에서도 권성동 의원이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안철수 후보가 대선 레이스 완주해도 윤 전 총장이 이길 수 있나’란 질문을 받게 되자 “그런 가정은 피해야 한다”며 “지난 서울시장 선거 때 안 대표 역할이 굉장히 컸다. 앞으로 윤 후보가 우리 당 후보가 되면 이 대표와 안 대표 이렇게 세 분이 좀 더 많은 대화로 야권이 하나 되는 그런 모습을 연출하는 게 좋겠다”고 야권 단일화에 힘을 싣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그간 이 대표와 기싸움을 벌여온 안 대표도 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저는 단일화할 생각으로 나오지 않았다. 제가 당선되기 위해 나왔고 제가 정권교체 주역이 되겠다고 나온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야권 지지자들의 열망에 따라 진정 정권교체하고 싶어 한다면 저한테 양보해주면 제가 압도적으로 정권교체 할 수 있다”고 국민의힘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으로 단일화 가능성에 선을 그어 사실상 단일화는 요원해진 모양새다.

한편 단일화에 매달리지 않는 자세를 보이는 이 대표와 달리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단일화 의사를 적극 드러내 대조를 이뤘는데, 지난 3일 오후 이 대표와 함께 한 여야 당 대표 토론에서 그는 범여권 단일화 전망과 관련 “구동존이의 자세로 틀린 것이 있더라도 같이 추구해야 할 것이 크다고 한다면 연합이 가능하기 때문에 열린 자세로 보려고 한다”며 “심상정 후보든, 김동연 후보든, 안철수 후보든 정책적 공약과 내용의 지향성을 모색해도록 하겠다. 모든 정치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국민의힘 대표와 달리 민주당 대표가 단일화를 위해 한껏 자세를 낮추는 데에는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과 정권교체 여론은 높아지고 있는 반면 민주당 지지율과 정권재창출 여론은 그렇지 못한 상황을 의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는데, 다만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김동연 전 부총리 모두 같은 날 대선 완주 의사를 분명히 표명한 바 있어 여야 모두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