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 선거 때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줄 세운 주호영·나경원, 그리 하고 성공했는가”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예비후보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홍준표 캠프에서 외교 대전환 공약 발표하고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며 웃고 있다. 사진 / 김기범 기자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예비후보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홍준표 캠프에서 외교 대전환 공약 발표하고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며 웃고 있다. 사진 / 김기범 기자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당내 대권 경쟁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 “당심이 민심 이기려 들면 대선 망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외교 대전환’ 공약 발표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제가 듣기로 모 후보를 찍으라고 강요하니까 당원들이 전국에서 반발하고 있다. 저는 벌써 집에 갔어야 할, 그런 기득권 구태를 데리고 경선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국회의원 줄세우기 투표, 그것은 되지 않는다. 당원들이 누구보다도 그걸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지난 당 대표 선거 때 당협위원장과 국회의원을 줄 세운 사람들이 주호영, 나경원이었는데, 그렇게 하고 성공했던가. 지금은 모바일투표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실제로 이준석 대표가 선출된 지난 6월 11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선 당원 투표 70%, 여론조사 30% 비율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43.8%를 얻으며 당 대표로 선출됐고 당내 다선 중진인 나경원 전 의원과 주호영 의원은 각각 37.1%와 14%를 얻는 데 그치면서 역대 최연소 당 대표 후보인 이 대표를 상대로 낙선한 바 있는데, 홍 의원은 당시 당원조사에서 이 대표는 37%를 얻어 40%의 나 전 의원에게 뒤졌었지만 결국 국민 여론조사에서 과반인 58%를 기록하면서 전체 득표에서 승리한 점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홍 의원도 당시 당 대표 선거에서의 이 대표처럼 자신이 당심에선 일부 밀리지만 민심에서 앞서는 상황이란 인식 하에 윤 전 총장에 이 같은 견제구를 던진 것으로 풀이되고 있는데, 실제로 코리아정보리서치가 뉴스핌 의뢰를 받아 지난 23일 전국 유권자 1003명에게 실시한 국민의힘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봐도 홍 의원 32.4%, 윤 전 총장 28.8%지만 국민의힘 지지층만을 대상으로 했을 경우엔 윤 전 총장이 49%, 홍 의원 38.7%로 나오고 있다.

이 뿐 아니라 홍 의원이 윤 전 총장 측을 비판한 또 다른 이유는 지난 26일 이채익·최춘식 등 현역 의원 7명이 윤 전 총장 지지를 공개 선언한 데 이어 27일엔 유승민계로 분류되어온 하태경 의원까지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등 현역 의원만 30여명에 이르고 있는 점 때문인데, 이를 꼬집어 이날 ‘국회의원 줄세우기 투표’라고 지적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편 이날 여의도 대선캠프에서 외교안보 관련 공약을 발표하기도 한 홍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서도 “한일관계를 이용해 자기 지지율을 높이는 정치적 책략을 많이 써왔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그런 정치는 하지 않겠다”며 “우리가 당했던 아픈 기억은 잊지 말아야 하나 그걸 빌미로 미래 동맹을 해쳐선 안 된다. 반일감정으로 국내 지지기반을 만들려고 하는 정치를 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 발 더 나아가 홍 의원은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5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기밀정보 동맹체인 파이브아이즈 가입도 추진하겠다고도 천명했는데, 중국의 반발 가능성에 대해선 “우리나라가 북핵 문제도 눈치만 보다가 30년 끌어서 지금 이 꼴 됐다. 지금 한중경제는 상호의존이지 일방적으로 지배와 복종하는 관계가 아니다”라며 “전 대통령이 되면 그런 식으로 하지 않겠다. 중국이 우리나라에 경제 제재하면 자기 나라에 피해가 없느냐”고 반박했고 ‘친중 사대에서 벗어난 국익 중심 대중 외교’를 하겠다고 역설하면서 ‘사드 3불 정책’ 파기도 선언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홍 의원은 “대통령 직속으로 국내외 전문가를 모아 ‘2050 외교안보회의’를 만들어서 2050년 글로벌 주도국가로서 세계질서를 주도하는 외교안보 대전략을 수립하도록 하겠다”며 “대통령에 당선되는 즉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 양자 또는 다자 형태의 아시아판 핵기획 그룹을 설치해 전술핵 재배치를 비롯한 나토식 핵공유 체제 구축 약속을 받아내겠다”고 공언했고, 쿼드 등에 참여하는 대신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등도 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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