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 “전략적 연대? 저는 전혀 아냐”…元 “세 번이면 스토커에 해당해”

유승민 전 의원(좌)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유승민 전 의원(좌)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다른 후보와의 연대나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사실상 선을 그어 그런 반응을 보이는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경쟁이 4인의 후보로 압축되면서 일각에선 ‘홍준표·유승민 vs 윤석열·원희룡’ 구도로 보는 보도도 나오자 유 전 의원은 지난 13일 국민의힘 제주특별자치도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른 후보와의 전략적 연대에 대해 “다른 후보는 어떠실지 모르겠는데 저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까지 그렇게 보일 수 있었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2:2로 뭔가 후보들 사이에 그런 정서는 최소한 저는 없다”고 공언했다.

그러면서 유 전 의원은 “토론을 통해 윤석열 후보에게 질문을 많이 한 건 사실인데 홍준표 후보한테도 충분히 질의할 것이고 원희룡 후보한테도 질의할 것”이라며 “지역에 가서 지역공약 발표와 1:1 토론, 종합 토론이 남아서 다른 후보들한테도 충분히 질문하고 제 생각과 다르면 비판하고 할 기회가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유 전 의원은 같은 날 열린 제주KBS에서의 토론회에서도 원 전 지사에게 질문할 때조차 “김만배는 자기 일가가 화천대유, 천화동인 여기 다 들어와가지고 심지어는 윤석열 아버지 집까지 사러 간 것 아니냐고 말씀했는데 이 말은 김만배가 윤 후보의 아버지인 줄 알고 갔다는 말인가, 우연히 갔다는 말인가”라며 사실상 윤석열 전 검찰총장까지 겨냥한 공세를 이어가는 등 홍 의원과 한 목소리로 윤 전 총장 압박을 이어갔는데, 홍 의원 역시 유 전 의원의 해당 질의에 대해 “당구 쓰리쿠션을 치는 것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반대로 윤 전 총장은 SNS로 올린 글에 그치지 않고 이날 토론에서도 원 전 지사를 향해 “제주지사 하면서 부패 척결하셨고 채용비리 근절하고 부동산 투기 억제했다고 하는데 어떤 저항이 있지 않았는지 어떻게 극복했는지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발언 시간을 주거나 “원 전 지사의 대장동 1타강사 유튜브를 봤는데 행정경험했기 때문에 법조인을 넘어서 설명을 아주 잘한 것 같다”고 극찬을 쏟아내는 등 러브콜을 이어갔는데, 비록 원 전 지사도 윤 전 총장의 극찬에 “제주에서 투기에 맞서 7년 내내 싸웠기 때문에 대장동 얘기만 들어도 제 눈에 환히 보이더라”라고 맞장구는 쳤지만 후보 단일화 가능성엔 단호히 일축했다.

실제로 원 전 지사는 제주KBS에서 가진 경선 토론회 직후 출연한 유튜브 ‘남자훈련소’에서 윤 전 총장 측과의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제가 요새 등 뒤에 묘한 시선이 꽂히는 것 같아서 목이 간지럽고 닭살이 돋는다. 그 눈길이 어디서 오나 했더니 모 캠프에서 오는 것 같다”며 “스토커방지법으로 한 번 신고할까 한다. 어제 오늘까지는 ‘이게 뭐지?’하면서 보고 있지만 하루 더 이어져 세 번이면 스토커”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이처럼 원 전 지사나 유 전 의원 모두 마치 다른 후보와 연대해 경쟁자를 향한 공동 공격에 나선 듯한 행보를 보이면서도 정작 연대론이나 후보단일화 가능성을 직접 질의할 경우 일축하는 이유는 선두 경쟁 중인 후보들과 연대하거나 단일화해봤자 결국 자신이 묻히거나 하차하는 것과 다름없는 꼴이 되기에 어떻게든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려 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는데, 이는 원 전 지사가 단일화에 대해 “원희룡으로 단일화하겠다는 것 아닌가. 윤석열 캠프에서 못다 이룬 꿈을 제가 대신 다 해드리겠다. 원희룡으로 단일화 찬성!”이라고 응수한 점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하지만 후위주자가 선두경쟁을 벌이기엔 상대적으로 언론의 조명이나 여론의 관심을 덜 받을 수밖에 없는 한계도 있다 보니 일단 현재 자신보다 우세한 유력후보 중 특정 인사를 표적 삼아 그의 경쟁자와 협공을 펼치면서 인지도를 높여가는 방식을 유 전 의원이나 원 전 지사 모두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만일 어느 정도 선두경쟁을 벌일 범위 안으로 접어들 경우 이 같은 ‘가짜 연대’는 금세 깨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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