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중도하차로 더불어민주당 최대 승부처인 호남 경선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지난 15일 의원직 사퇴안 처리로 배수진까지 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에게 친문 의원들까지 힘을 실어주기 시작하고 있어 이 전 대표가 막판 뒤집기에 나설 수 있을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남이 고향인데다 전남도지사도 맡은 바 있는 이 전 대표는 16일 광주시의회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려면 또 한 번의 드라마가 필요한데 광주에서 반전을 일으켜 결선투표로 가는 드라마를 만들어 달라. 호남은 대통령을 배출할 수 없다는 잘못된 편견을 깨달라”며 “저는 이제 국회의원이 아니다. 제 모든 것을 비우고 정권 재창출의 절실함으로 가득 채웠는데 광주가 제게 지지를 보내주지 않으면 제 역할은 여기서 끝난다”고 호남 민심을 향해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그는 국민의힘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선두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서 홍준표 의원으로 바뀌어가는 상황을 들어 “국민의힘이 먼저 움직이고 있다. 대선 승리를 위해 불안한 후보를 버리고 좀 더 안전한 후보를 내세우려 한다”며 “우리도 불안한 후보 대신 안심되는 후보를 내놔야 한다”고 강조해 이재명 경기도지사보다는 상대적으로 구설수가 적은 자신을 후보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이낙연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설훈 민주당 의원도 같은 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역대 우리 대통령 선거를 두고 (민주당) 경선 결과를 보면 호남에서 결정한 후보가 결국 후보가 되고 또 대통령 선거에서 이기고 그렇게 되어 있었다. 광주정신에 호소하고 광주인들이 갖고 있는 그 정서에 함께 하는 사람은 과연 누구인가”라고 호남 출신 후보란 점을 내세워 이 전 대표 지지를 호소했으며 전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선 이 지사를 꼬집어 “형수에 대해 쌍욕한 부분을 국민의힘은 그대로 틀 건데 그건 지금까지 국민들이 들어보지 못했다. 본선에서 그게 다 드러났을 때 감당할 수 있겠나”라고 압박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주의 4.0 소속의 친문 의원들까지 속속 이 전 대표에 대한 공개 지지를 표명하기 시작해 친문 표심도 이 전 대표에게로 결집하는 모양새인데, 홍영표·김종민·신동근 의원은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최초로 결선 투표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이낙연 후보에게 조금만 더 힘을 모아 달라”고 한 목소리로 외쳤다.

이들은 이 전 대표를 지지하는 이유로 “문재인 정부의 최장수 총리를 지낸 이 후보는 문 정부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고 문 정부를 가장 성공적으로 이어갈 후보”라고 우선 꼽은 데 이어 “대한민국은 기본소득의 길이 아니라 복지국가의 길로 가야 하고 이 길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가 걸어온 길이다. 이 후보는 국회의원, 전남도지사, 국무총리 경험을 통해 민생과 복지의 숙제에 대해 가장 잘 준비한 후보로 대한민국을 복지국가로 이끌 적임자”라고 설명했으며 “국난극복에 가장 필요한 리더십은 민주적, 신뢰의 리더십인데 이 전 대표는 문 정부 최장수 총리를 지내며 신뢰를 얻었고 당 대표 시절엔 환상적 당정관계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문 정부 이어달리기, 복지국가의 길, 소통과 통합의 민주적 리더십 등 이 세 가지는 이 전 대표를 지지하는 모든 당원과 국민들의 소망과 열망”이라며 “여론조사에서도 야당 후보와의 1:1대결에선 확실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내년 대선에서 민주당에 승리를 안겨다 줄 본선 필승 후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의 국회의원직까지 내던진 이 전 대표의 막판 추격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인데, 뉴스토마토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1~12일 전국 유권자 1000명에게 실시한 범여권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이 지사는 43.3%, 이 전 대표는 27.6%로 나왔으며 진보층(이재명 52.7%, 이낙연 28.5%)은 물론 중도층(이재명 41.7%, 이낙연 29.7%)에서도 이 지사가 우위를 점했고 심지어 광주·전라지역에서조차 이 지사가 45.2%를 얻어 이 전 대표(29.3%)를 15%P 격차로 앞선 것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