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경준위, 대선후보 토론회 기획에 비판 일어
원희룡 "경준위, 월권 말라...흥행 보다 공정이 최우선"
김재원 "후보들 등록이 먼저...민주적 절차 갖추어야"

서병수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장이 국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 /오훈 기자]
서병수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장이 국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 /오훈 기자]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가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하기도 전에 '대선후보 토론회'를 추진하여 찬반 논란이 벌어졌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예비후보 토론회를 구상한 경준위는 오는 18일과 25일에 두 차례의 토론회를 준비 중이라며 각 대선주자로 나선 예비후보들의 캠프에 참석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내 분란이 일은 모습이라고 전했다. 

경준위는 오는 18일에 열린 첫 토론의 주제는 부동산 등 경제와 관련된 토론회이며, 그 후 25일에 열릴 두번째 토론은 사회 및 안보 분야와 관련된 행사를 기획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대선주자로 나서는 후보들은 이에 대해 난색을 표했는데, 먼저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하여 "경준위는 당헌에 있는 조직이 아닌데, 경준위에서 컷오프·뮤직비디오·리얼리티 프로그램 등을 확정된 것처럼 말하는데 이는 '월권'"이라면서 "이 아이디어 상당 부분이 이 대표에게서 나오는 데 대해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날을 세웠다.

원 전 지사는 "당 대표는 민주당 정권에 맞서 전체적인 투쟁을 지휘해야 한다"며 "경선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은 끊으시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도 이 대표를 겨냥 "경선 관리는 흥행보다 공정이 최우선"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더욱이 김재원 최고위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경준위와 관련된 저의 입장'이라면서 "당헌 당규상 규정되어 있는 합동연설회는 선거관리위원회의 권한이며, 선거기간 내에 하도록 되어 있고 사전에 공고하게 되어 있다"며 "모든 경선 프로그램들은 아이디어 차원이겠지만, 그것은 당 선관위에서 정해야 할 것들이고 특히 경선 준비위가 직접 실행할 사안은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김 최고위원은 당을 향해 "대선후보를 상대로 하는 행사는 대선후보들 각자의 입장도 들어보는 민주적 절차를 갖추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오전에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도 "경준위가 아직 후보등록도 되지 않은 후보들을 시켜 경선을 시키고 있는 모양"이라며 "후보들이 등록을 하고 정식으로 겨룰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경준위가 본연의 임무에 맞는 역할을 하는 지도 돌아봐야하고 월권으로 보는 분들도 실제 있다"며 "토론회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번 논의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는 국회에서 경준위 회의를 가졌는데, 서병수 경준위원장은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예비 경선 정책토론회를 18일, 25일 이렇게 두 차례에 걸쳐서 하기로 했다"며 "첫 번째 토론회는 '일자리 창출 문제', '부동산 문제',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분야 전반에 관해 주제이며, 25일 날은 사회분야라고 통칭하는데 '외교·안보·통일 문제', '사법개혁' 문제 등 사회적 이슈"라면서 사실상 강행할 의지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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