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이번주 고민...합당 결심 서는 대로 말씀드리겠다"
김기현 "날짜 지났다고 '무효다' 이렇게 할 일은 아니다"
김철근 "중도세력의 숙명...안철수 정치인생 참 어렵게 간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국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이강산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국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이강산 기자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실무협상이 잠정 중단되면서 '협상 결렬'에 대한 책임 공방과 감정 다툼으로 확대되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이번 주 동안 숙고의 시간을 가지려 한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전날(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동안 통합 관련해서 많은 분들의 다양한 견해를 들었다"며 "결심이 서는 대로 국민과 당원동지들께 말씀드리도록 하겠다"면서 '숙고의 시간'에 돌입했다.

이는 최근 양당의 실무진들간 합당 논의가 무산되면서 책임 공방으로 논란이 번지면서 전체 야권의 분열 조짐이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안 대표는 '중대 결심을 위한 고민의 시간'을 갖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달 27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실무협상단은 네 차례의 회의를 가진 끝에 서로간의 이견을 좁히지 못한채 협상을 종결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국민의힘은 '불가능한 무리한 요구'라고 국민의당을 몰아 붙였으며, 반면 국민의당 측은 '국민의힘은 야권 통합에 대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비판하면서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더욱이 이 대표는 안 대표에게 '합당, 예스냐 노냐 답하라'며 지난 8일까지로 합당 결정 시한을 못 박으며 압박하는 모습을 보이자 국민의당 측은 '강압적인 태도'를 지적하면서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다만 안 대표는 이 대표가 정한 시한에 합당 결정은 끝내 내리지는 못했지만, '이번주 숙고의 시간 갖고 결정 하겠다'며 합당 여지를 남겼다.

그러다 보니 9일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 대표가 절대 다수의 국민들이 원하고 있는 정권교체의 큰 흐름에 동참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믿고싶다"며 "(안 대표가) 숙고의 시간을 빨리 끝내고 큰 흐름에 동참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거듭 호소하고 나섰다.

김 원내대표는 이준석 대표가 지난 8일까지로 정했던 합당 최종 시한에 대해 "(이 대표의) 정치적 의미의 선언이었다"고 설명하면서 "날짜 지났다고 '무효다' 이렇게 할 일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이날 김철근 국민의힘 당대표 정무실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2번의 양보(박원순 서울시장, 문재인 대통령 후보), 1번의 단독출마 (국민의당 후보), 1번의 단일화(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등 10년의 정치가 제3지대 중도세력의 숙명을 그대로 보여준 행보"라고 평가하면서 "안철수 대표의 정치인생도 참 어렵게 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 자업자득이다. 누구의 탓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정무실장은 안 대표를 향해 "중대한 정치적 결단을 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면서 "자신이 그동안 강조했듯이 양당 합당을 통해서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넓은 운동장을 마음껏 쓰면서 대선도 준비 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 정무실장은 지난 19대 대선 당시 안철수캠프의 대변인을 역임했던 인물인데, 그는 "한때 '안철수 현상'이라고 불리면 혜성처럼 나타난 안 대표가 잘 판단해 주리라 믿는다"며 "사소한 감정적인 문제는 뒤로 하고 정권교체의 대의를 위해 결기있는 용단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