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조국 수사는 정의도 정치도 아닌 상식이었다고 해”

진인 조은산 씨가 3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만남 내용. ⓒ조은산 블로그 캡처
진인 조은산 씨가 3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만남 내용. ⓒ조은산 블로그 캡처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시무 7조’라는 국정 비판 글을 지난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려 주목 받았던 진인 조은산이 3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일주일 전 자신과 만났던 사실을 밝혔다.

조은산은 이날 오전 자신의 블로그에 “서울 광화문 인근 한 식당에서 윤 전 총장을 만났다. 식사를 겸한 대화는 100분 가량 이어졌고 많은 대화가 오갔지만 구체적 내용을 되짚기 힘들어 짧은 메모에 근거해 이 글을 남긴다”며 윤 전 총장과의 만남 당시 나눈 이야기들을 풀어냈다.

그는 윤 전 총장에게 국정원 수사에 이어 적폐청산까지 마무리했으니 진보진영의 화신으로 정치를 편하게 할 수 있었는데 왜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대한 수사를 했는지, 그게 그의 정의였는지 묻자 윤 전 총장은 “조국 수사는 정의도 아니고 정치도 아니었다. 그건 상식이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은산은 윤 전 총장이 ‘나는 법을 말할 때 정의와 연관 짓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며 정의도 결국 인간의 사적 감정일 뿐이고 검사가 정의감에 물든 순간 수사는 공정을 잃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검사는 정의보다 윤리와 상식에 근거해야 하고 이게 직업적 양심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다만 윤 전 총장은 수사에 대한 부당한 압력이 들어왔을 때 힘을 발휘하는 게 정의라고 주장했는데, 문재인 정권을 겨냥한 수사 당시에도 검찰을 향한 압력이 굉장히 지속적이고 강력하게 밀고 들어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윤 전 총장의 지론에 조은산은 “노무현을 수사하는 것은 부정의이고 이명박·박근혜를 수사하는 것은 정의이며 조국을 수사하는 건 또다시 부정의이고 그를 수사한 검찰총장을 징계하는 것은 또다시 정의라 말하는 정치편향적 정의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차라리 그가 정의가 아닌 상식을 말하는 게 다행스러웠다”고 평했다.

한편 그는 청소년 범죄를 조장하는 소년법 연령 기준을 하향 조정해야 한다는 자신의 주장에 대해 윤 전 총장이 “선진국 경우를 봐도 형사 미성년자의 연령 기준을 하향 조정하는 추세이기도 하니 충분히 숙고해볼만한 것”이라고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여권 유력 후보가 내세운 기본소득에 대해선 “시도는 있었지만 성공은 없었다”고 일축한 데 이어 “복지 시각지대로 내몰린 아이들을 비롯해 노약자, 장애인 등 사회 취약계층 및 근로 무능력자를 향해 낮아질수록 두터워지는 복지정책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입장을 내놨다고 밝혔다.

아울러 조은산은 윤 전 총장이 ‘교육’을 강조했다고 말하면서 그가 “세금을 몽땅 쏟아부어도 하나도 아깝지 않을 사회적 가치 투자”라고 표현했으며 박정희 대통령의 경부고속도로와 포항제철이 물적 인프라 투자였듯 교육 역시 인적 인프라 투자로써 성장에 일조하는 복지가 될 것이며 반드시 승수효과를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조은산은 윤 전 총장에게 한 대도 안 맞으려고 요리조리 피하는 메이웨더와 우직하게 두들겨 맞으며 K.O를 노리는 타이슨, 두 권투선수와 비교하자면 어떤 스타일의 정치를 하고 싶냐고 물었는데, 윤 전 총장은 곧바로 타이슨이라고 답하며 피해가기보다는 정면돌파를 택하겠다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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