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때 김현아 전 국민의힘 의원을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에 내정한 점을 꼬집어 여당 대선 선두후보까지 나서서 날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데, 오 시장이 대선후보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 같은 상황이 일어나는 배경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김현아 SH 사장 후보자는 지난 27일 열린 서울시의회 인사청문회에서 부동산 4채를 보유한 데 대해 “내 집 마련이 쉽고 자산이 늘어나는 시대적 특혜를 입었다”고 해명해 도마에 올랐는데, 결국 김 후보자는 지난 29일 해당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배우자가 사무공간 활용 목적으로 구입한 부산의 오피스텔과 배우자 소유의 원룸 아파트를 조속히 매각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서울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김 사장 후보자가 과거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다주택 보유 논란이나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부동산 차익실현 논란 당시 적극 앞장서서 비판해왔던 점을 꼬집어 “부산집보다 청담동 집이 낫다는 것이냐”라고 직격탄을 날렸는데, 이 뿐 아니라 전날 전용기 민주당 국회의원도 SNS를 통해 “국민의힘 소속도 아니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훈수 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님, 오 시장을 찾아가서 다주택자인 김 사장 내정 철회 훈수나 두는 게 어떻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주택정책을 결정하는 중요한 직위에 다주택자를 임명한다면 어느 누가 정책을 신뢰하겠나. 서울시의회가 김 사장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의견으로 인사청문보고서를 의결한 것은 당연한 결정”이라며 오 시장에게 “지금이라도 임명 계획을 철회하기 바란다”고 오 시장 압박에 나섰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이미 경기도에선 4급 이상 공직자의 경우 승진인사에 다주택 여부를 반영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에선 다주택 고위공직자가 부동산 정책결정에 참여하는 일이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그간 부동산 논란으로 위기에 몰렸었던 여당이 반격수단 삼아 시작한 김 사장 후보자에 대한 공세가 이제는 오 시장에 대한 압박으로까지 확전되는 모양새다.

이처럼 여당 대선주자까지 나선 데에는 여당의 약점이던 부동산 문제에 있어 이번 김 사장 후보자 논란이 국면 전환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음은 물론이거니와 대선후보 차출설이 돈 오 시장을 미리 견제하려는 의도도 내포한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28일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만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쉽지 않게 진행되면 오 시장이 언젠가 차출되느냐고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오 시장은 나오려고 하지 않겠지만 당내에서 국민 명령이라면서 나오라고 할 것”이라며 “9월 초에 경선 뛰어들긴 현실적으로 어렵고 11월 초에 우리 당 후보가 선출됐는데 지지율이 여당 후보에 비해 턱없이 부족할 경우 후보에 대한 교체론이 나올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그러면서 김 최고위원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야권 후보 단일화 요구로 새 장이 열릴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안 대표가 대선에 나오려면 우리 당과의 후보 단일화를 요구할텐데 그게 11월쯤부터다. 오 시장이 대선 출마하려면 12월9일까지 사퇴해야 하는데 그 기간이 황금기”라며 “어차피 후보 단일화하는데 마지막으로 (후보군을) 다 끌어모아보자는 논리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김 최고위원은 오 시장 차출론이 실현될 가능성에 대해 “한 1% 있겠다. 당에선 이런 플랜이 없고 장외 몽상가, 부채도사들 해설”이라고 희박하다는 시각을 내비쳤는데, 이준석 대표 역시 앞서 26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오 시장을 이 대표가 (대선후보로) 띄우려 한다는 음모론 기사를 봤다”는 진중권 전 교수의 질문에 “그런 언급이 된다는 건 흥행요소 쪽으로 나쁘지 않다고 보지만 가장 최근에 큰 선거에서 이긴 분이기도 해서 그분의 출마 가능성을 저는 굉장히 낮게 본다. 오 시장이 8월 경선버스에 탈 리는 없고 (만약 나오면) 확정된 뒤 후보가 바뀌는 경우인데 그건 진 선거라 누가 나오려 하겠나”라고 불가능하다는 데에 무게를 뒀다.

한편 김 사장 후보자 내정으로 집중공세를 받고 있는 오 시장은 30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김 사장 임명 여부에 대해 “심사숙고 하겠다”면서도 “비전을 설파할 시간을 주었나”라고 항변했는데,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에서도 이날 논평을 통해 “김 후보자는 20년 이상 도시주택 분야 연구에 매진했고 국회의원으로서 정무 감각과 실무경험을 두루 쌓은 전문가”라고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어 김 사장 후보자 임명 여부로 정치권의 이목을 받게 된 오 시장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