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좀 세게 할 뿐 막말은 아니야...요즘 말하기가 너무 힘들어..."
"아직 입당 안했는데 내부총질이라니...참 어이가 없다..."
"진영 논리는 이적 행위와 다름없어...국민의힘 자제하라"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 의원 모임인 '명불허전보수다'에서 '정상국가로 가는 길'이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 의원 모임인 '명불허전보수다'에서 '정상국가로 가는 길'이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국민의힘에 복당한 차기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자신의 센 발언들을 인정하면서도 "다만 나의 발언을 전부 막말로 취급하고 하니까 요즘 말하기가 굉장히 힘들다"면서 '막말 프레임'에 불편한 심경을 호소했다. 

홍 의원은 전날(7일)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와의 인터뷰에서 "(주변에서 내가) 말을 함부로 하고 그런 생각들을 한다"면서 "막말은 생각없이 하는 말인데, 내가 공직생활을 38년째 하는 사람인데 마구잡이로 생각없이 말을 하겠느냐"고 따져 물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나는) 이 말을 하면 후유증이 어떤 게 생기고 다 판단하고 생각하고 말을 한다"며 "막말을 한 것이 아니다. 말을 좀 세게 할 뿐이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요즘은 옛날하고 언론 환경이 변해 인터넷도 많고 유튜브도 많아서, 말 한번 딱 하는 순간 이게 전부 왜곡된 보도나 잘못된 보도라도 사실로 전부 돼 버려 (요즘 말하기가) 어렵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도 홍 의원은 "경상도 출신들 말은 좀 투박하고, 도망가는 구멍을 남겨놓지 않고 그냥 직설적으로 얘기하고, 마음에 없는 얘기도 하지 않는다"고 해명하면서 "(내 말에 세련미가 부족하다는) 김재원 최고 말도 설득력이 있다"고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홍 의원을 겨냥 "재미있게 말씀하신 건 좋은데 오죽하면 인터넷에 '홍감탱이'라는 말이 많이 나온다"며 "시대에 뒤떨어진 말씀하지 마시고 조금 더 세련되게 하시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여기서 '홍감탱이'는 '홍준표'와 '영감탱이'를 합쳐진 표현이며, 사실 불편하게 들리는 비속어 같은 느낌이나 '영감탱이'는 표준어로 '나이 든 남편이나 남자를 낮잡아 부르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아울러 홍 의원은 야권의 대선주자로 분류되고 있는 당밖주자들에 대한 비판을 하면서 지도부로부터 '내부총질 금지령'을 받기도 했는데, 이에 홍 의원은 "우리 당에 들어오면 내부 총질이지만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 왜 이것이 내부 총질이냐"면서 "참 어이가 없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그는 "한 나라 대통령이 되려면 제일 먼저 국민적 검증을 받아야 되는 게 도덕성"이라면서 "본인과 가족, 주변 사람 도덕성 문제가 첫째고 두 번째가 국정 운영 능력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도 글을 올리며 "진영 논리에 갇혀 우리편이면 무조건 덮어 주고 반대편이면 무조건 비난하는 편협한 사고 방식으로 정치를 하지도 않고 해본 일도 없다"며 "우리 진영이 진영 논리에만 빠지면 우리가 그토록 비난하는 대깨문과 무슨 차이가 있겠냐"라고 비판했다. 이는 당 내에서 자신을 향해 '내부총질 말라'는 지적에 대한 불만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정치란 옳고 그름을 가리는 것이 그 첫째가 돼야 한다"면서 "최근에 들어서 진영 논리가 극에 이르다보니 일부 유튜브를 통해 퍼지는 진영 논리는 정보 제공이 아니라 자기 진영을 혼란에 빠트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당을 향해 "(진영 논리는) 이적 행위에 가깝다"며 "자제해야 한다"고 일침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