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마인크래프트 자바 에디션 19세 이상만 이용 가능
여가부가 도입한 셧다운제 영향
이용자 및 정치권 비판 여론 확산

마인크래프트 자바 에디션 구매 페이지에는 19세 이상만 플레이할 수 있다는 문구가 써있다. ⓒ마인크래프트 홈페이지 캡쳐
마인크래프트 자바 에디션 구매 페이지에는 19세 이상만 플레이할 수 있다는 문구가 써있다. ⓒ마인크래프트 홈페이지 캡쳐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전 세계에서 1억명이 넘는 유저 층을 보유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샌드박스 게임 ‘마인크래프트’가 국내에서 ‘19금’ 게임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지난 2011년 여성가족부가 도입한 ‘셧다운제’ 때문인데, 이로 인해 국가적 망신이라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는 최근 “한국에서 PC게임인 ‘마인크래프트 자바 에디션’을 구매·이용하려면 만 19세 이상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MS는 과거 마인크래프트를 개발한 개발사 모장을 인수했다. 이후 지난해 보안 취약성을 이유로 모장 계정을 엑스박스 라이브 계정으로 통합하는 계획을 발표했고, 7월부터 점차적으로 계정 이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1일부터는 MS 계정이 있어야만 마인크래프트 자바 에디션을 구입해 플레이할 수 있게 했다. 다만 언제까지 계정을 옮겨야 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관건은 엑스박스 라이브 계정은 청소년 셧다운제 적용 계정으로 성인인증을 거쳐야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엑스박스 라이브 계정에 가입할 수 없는 국내 미성년 이용자는 사실상 마인크래프트를 이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마인크래프트는 전세계 1억2600만명이 이용하는 샌드박스형 게임이고, 국내에서도 초등학생 등 미성년 이용자가 주로 즐기는 대표 게임이다. 청와대도 이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지난해 어린이날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한 ‘어린이날 청와대 랜선 특별 초청 콘텐츠’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에 30만명이 넘는 회원수를 지닌 마인크래프트 이용자 모임 ‘우리들의마인크래프트공간(우마공)’은 지난 2일 한국마인크래프트포럼, 마인이메이터 유저센터 등 9개 단체와 함께 한국 마인크래프트 성인 게임화에 대한 공동 성명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우마공 운영진 31인은 성명을 통해 “한국의 특이한 게이머 규제 앞에서 대부분의 해외 게임사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만 16세 미만 한국인 이용자를 구별해 심야 접속을 차단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그것이 불가한 경우 한국인 미성년자의 이용 전면 금지, 한국의 규제에 맞는 한국인들만의 별도 서버 개설 등의 방법을 사용해야 했다”며 “국제 커뮤니티의 표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다는 한국만의 특수한 시스템과 고립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했고, 이는 중국 시장과 유사한 취급을 받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마크 사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는 양심이 없는 겁니까. 현실부정입니까. 이제는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 논의에 참여 하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전 의원은 “앞으로 마인크래프트가 한국에서는 성인용 게임이 된다고 한다”며 “청와대에서 어린이날 초청행사를 랜선 콘텐츠로 대체하며 사용한 어린이용 게임이 성인용 게임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사 어디에도 없는 ‘셧다운제’ 때문이라고 대놓고 말하는데도 여가부는 현실을 부정하고 있다”며 “여성가족부는 셧다운제의 개선논의에 참여해 달라”고 덧붙였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도 강제적 셧다운제를 폐지하고 학부모 요청 등이 있을 때 게임을 제한하는 선택적 셧다운제로 일원화하는 청소년보호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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