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정부 ‘예산통’ 李 영입…尹, 보수정권 인사로 캠프 구성 이어가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윤석열 대선캠프에 합류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윤석열 대선캠프에 합류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이동훈 전 대변인 사퇴로 인선에 있어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1일 첫 영입인사로 경제전문가인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을 자신의 대선캠프에 합류시키면서 캠프 재정비에 나섰다. 

윤 전 총장 측 이상록 대변인은 21일 “이 전 실장은 30년 넘게 공직에서 예산·재정 등 나라살림을 맡아왔으며 다양한 국정 경험을 살려 캠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아직 캠프 내 직책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으나 주로 경제부처에서 활약해온 인사인 만큼 윤 전 총장이 대선후보로서 경제 전문성 측면을 보완하고자 그를 꼽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이 전 실장은 기획재정부 경제예산심의관,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역임하면서 ‘예산통’으로 꼽힌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데다 박근혜 정부에선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후임으로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을 지냈는데, 지난 5월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소득과는 반대 개념인 부의 소득세를 주장하는 ‘경제정책 어젠다 2022’란 책을 펴내기도 해 사실상 ‘대선 맞수’ 격인 이 지사를 겨냥한 인선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특히 그간 윤 전 총장이 대선후보로서 상대적으로 부족할 것으로 비쳐진 부분이 경제였는데, 실제로 조세일보와 엠브레인퍼블릭이 지난 10~14일 전국 유권자 1011명에게 실시한 경제분야 국정능력 선호도(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이 지사는 53.2점으로 1위를 차지한 반면 윤 전 총장은 이낙연 전 대표(42.7점)에도 밀리는 39.3점을 얻는 데 그친 것으로 나왔으며 심지어 국민들의 3분의 1이상이 차기 대선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다뤄야 할 경제 분야 국정과제로 꼽은 ‘경제발전과 일자리 확대’ 부분에 있어서도 윤 전 총장은 이 지사(55.7점)나 이 전 대표(42.1점)에 못 미치는 41점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러다보니 이 전 실장의 직책이 아직 정해지진 않았어도 그가 향후 윤 전 총장의 경제 관련 정책·공약 수립에 적잖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전 실장은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도시경쟁력 제고를 위한 비전을 만들고자 설치한 ‘서울비전 2030위원회’ 위원장도 역임하고 있는 만큼 그를 영입한 것은 한편으론 국민의힘 영입에 한 걸음 더 다가간다는 의미 아니겠느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또 윤 전 총장과의 메시지 혼선 끝에 임명된 지 열흘 만에 대변인직에서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물러나게 됐음에도 불구하고 역할은 다르지만 이번 인선 역시 보수 색채에 가까운 인사를 꼽았다는 데에서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은 시간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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