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가만히 있으라” 재현?…“탄내나요”에 컨베이이어 벨트 냄새 작업계속지시
"관리자 스프링클러 작동에 오작동 판단", “대피는 1층 연기 자욱해진 후” 주장
폰 없어 신고도 못해 … “쿠팡서 불타 죽으면 부모님과 통화도 못하고 죽나?”

화재 발생일 김범석 고국 복귀 후 글로벌 경영 집중…중대재해처벌법 때문 분석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장면 ⓒ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장면 ⓒ온라인 커뮤니티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쿠팡 3대 메가풀필먼트센터 중 한 곳인 덕평물류센터 화재가 이틀 째 임에도 잡히지 않고 있고 1명이 실종된 상태에서 스프링쿨러 강제 종료 및 양치기 논란 등이 불거졌고 2018년 화재 사건과 작년 근로자 사망 건 등이 회자되면서 쿠팡이 안전관리 부분에서 매우 취약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또 화재가 난지 5시간이 채 안된 상태에서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글로벌 경영에 집중한다며 본인 고국으로 돌아간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논란을 키우고 있다.

18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쿠팡 이천 덕평 물류센터 화재 진압시간은 장시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7일 불길을 잡은 것으로 판단됐지만 다시 불이 옮겨 붙었고 배송대기중이던 택배로 불이 확대되면서 덕평 물류센터는 불과 연기로 뒤덮인 상태다.

박수종 이천소방 재난예방과장은 현장 브리핑을 통해 "바로 옆에 있는 롯데택배 물류창고 쪽으로 확대가 되지 않도록 화재 방재 작업을 밤새 진행했다"며 "센터 내부 2층 부분에 H빔이 주저 앉은 부분이 있어 현재는 건물 안전진단 중이며 안전진단 완료 후 인명수색 및 화재진압 작업도 수행할 예정이다. 다만 안전진단 소요시간은 확정지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7일 쿠팡에서 근무했던 직원들로 보이는 네티즌이 남긴 뉴스 답글이 캡쳐 돼 돌아다니고 있다.

이 댓글에는 1층에서 이미 연기가 가득했고 눈물이 날 정도 였고 허브쪽에 불이 났다고 알렸고 검색대 요원한테 말했더니 무시를 당했으며 지하엘리베이터 왓처에게 말했더니 양치기 소년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또 다른 댓글은 불났다고 말하자 컨베이어 벨트 타는 냄새라는 답을 들었고 (스프링쿨러) 오작동 됐다고 판단했으며 화재 여부를 확인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내용이다.

대피가 시작된 시점은 지하에서 시작된 화재 때문에 연기가 1층에 자욱하기 시작한 시점이었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 2019년 2월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현장ⓒ 이천소방서
지난 2019년 2월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현장ⓒ 이천소방서

쿠팡 덕평물류센터는 지나 2018년에도 화재가 있었다. 아르바이트 근로자가 작업장에 연기가 들어차자 외부로 대피했다. 이곳 관리자는 대피한 사람에게 화를 내며 근무장소로 복귀해 일을 시작하라고 소리쳤다고 주장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CCTV확인 결과 금연구역에서 근로자 한명이 담배를 피웠고 불씨가 박스에 옮겨 붙어 화재가 났다. 진화까지는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빠른 진화로 근로자 대피는 없었다는 게 쿠팡의 설명이다. 아울러 지난 2019년 2월에도 화재가 발생했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사업자는 산업재해가 발생한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 또는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즉시 작업을 중지 시킨 후 근로자를 작업장소에서 대피하고 안전·보건상 조치 후 작업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또 화재 당시 일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은 전화기가 없어서 119 등에 전화를 할 수도 없었고 쿠팡측에서 대피 명령이 떨어져야 자리를 뜰 수 있었다는 주장도 하고 있는 상황.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쿠팡 센터에서 일하다가 화재 나다 죽으면 소중한 사람에게 연락도 못하고 죽는 거냐"라고 반문하는 게시글도 올라왔다.

이날 김범석 이사회 의장이 국내 법인의 모든 직위를 내려놓고 김 의장 고국인 미국 뉴욕 상장 법인인 쿠팡Inc.의 CEO 및 이사회 의장직애 전념해 글로벌 확장에 힘을 쏟을 예정이라는 쿠팡발 소식이 전해졌다.

덕평 물류센터 화재가 난 날 공교롭게도 이런 소식이 전해지면서 오해를 낳기도 했다.

김범석 의장이 국내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미국 법인 CEO와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 중대재해처벌법 회피 목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시사포커스DB
김범석 의장이 국내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미국 법인 CEO와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 중대재해처벌법 회피 목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시사포커스DB

쿠팡측은 화재가 난 날 11시경 보도자료를 통해 김범석 의장이 쿠팡 주식회사 이사회 의장과 등기이사에서 사임했고 이에 따라 지난 11일 주총을 열어 강한승 대표가 이사회 의장직을 맡기로 했다고 알렸다.

김범석 의장이 사임하더라도 쿠팡 국내법인은 쿠팡 미국 법인의 100% 자회사이기 때문에 지배가 가능하다. 업계내에서는 지난 1년동안 쿠팡 근로자 사망이 9명인데 내년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을 피하기 어려워서 고국으로 돌아간 것 아니냐는 의견에 힘을 싣고 있다. 국내 법인 대표직을 내려 놓은 것도 중대재해처벌법이 국회를 통과하기 직전인 점도 근거가 되고 있다. 즉 국내 법인을 완전히 지배하면서도 국내법을 피하기 위한 조치라는 점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범석이 빤스런 오지구요", "검머외 중대재해처벌법 전에 튀었네", "범석이가 운이 좋다" 등의 글들이 게시되기도 했다.

쿠팡 근로자 관련 조합들은 18일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덕평물류센터 사고는 쿠팡의 안전불감증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사진 / 오훈 기자)
쿠팡 근로자 관련 조합들은 18일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덕평물류센터 사고는 쿠팡의 안전불감증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사진 / 오훈 기자)

18일 쿠팡 본사앞에서 쿠팡관련 근로자 단체들이 '덕평 쿠팡물류센터 화재, 노동자 안전이 최우선이다'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화재로 인한 쿠팡 일용직 노동자 생계대책 마련과 근로자 중심 안전강화 및 휴식을 보장 등을 주장했고 이번 화재는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노조는 "수많은 전기장치에 먼지까지 쌓인 상황에 크고 작은 문제가 빈번했다"며 "쿠팡의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거나 실행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들은 이어 "오작동이 많다고 꺼 둔 스프링클러는 작동이 늦어졌고, 최초 신고자보다 10분 정도 일찍 화재를 발견한 근로자가 있었지만 쿠팡이 휴대전화 반입을 금지한 탓에 신고를 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덧붙였다. 

덕평 물류센터 근무자에게 인접 센터에서 인원 모집 문자메시지가 쇄도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덕평 물류센터 근무자에게 인접 센터에서 인원 모집 문자메시지가 쇄도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또 덕평물류센터가 화재로 인해 마비 되자 이곳에 등록돼 있던 근로자들에게 인접 쿠팡센터에서 ‘인원 모집 문자 메시지’가 쇄도하고 있다. 덕평물류센터에서 처리할 물량을 인접 센터로 분산하면서 일손 부족현상에 덕평물류센터 근로자를 흡수해 물량을 소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는 18일 오후 3시경 덕평 물류센터 화재 관련 쿠팡 입장문을 통해 "진화에 나섰던 소방관 한 분께서 아직까지 구조되지 못하고 계신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며 쿠팡의 구성원 들의 마음을 모아 조속한 구조를 간절히 기원한다"며 "화재 원인 조사는 물론 사고를 수습하는 모든 과정에 최선을 다해 당국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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