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인 “섬뜩하다. 우리도 쇄신하고 노력해야”…설훈 “부럽다. 젊고 유능한 분들 나와야”

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위)과 (하단 좌측부터) 더불어민주당 고영인, 설훈, 이낙연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위)과 (하단 좌측부터) 더불어민주당 고영인, 설훈, 이낙연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더불어민주당에서 초선부터 최다선 중진은 물론 대선후보에 이르기까지 이준석 돌풍에 놀라고 긴장하는 한편 이를 배우고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초선의 고영인 민주당 의원은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른바 ‘이준석 돌풍’에 대해 “이준석 같이 어린, 좀 나이가 젊은 후보에게도 보수적이었던 세력들이 대표까지 만들어주려고 하는 강한 의지를 보면서 섬뜩할 때가 있다”며 “우리도 더 적극 쇄신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입장을 내놨다.

또 당내 최다선인 5선의 설훈 의원도 같은 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이준석 돌풍과 관련 “한국 사회의 좋은 현상으로 볼 수밖에 없다. 부러워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 사회의 역동성, 다이나믹 코리아의 전형적 현상 아닐까. 우리 여당에서 저런 현상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하나의 기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호평을 내놨다.

그러면서 설 의원은 급기야 자신이 출연한 해당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에도 “이준석 사태도 나오고 젊고 유능한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이런 분들이 나와서 우리 사회에 활기를 줄 수 있게끔 이렇게 진행해야 할 것 같다”며 “나도 이제 좀 쉬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같은 날 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도 제주대학교 학생들과의 간담회 도중 이준석 돌풍이 일어난 이유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위기의식이나 좌절감이 오래 누적된 청년들이 정치적으로 집단화됐다고 생각한다. 뭔가 해주길 기다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제는 청년들 스스로 뭔가 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것”이라며 “이제 정치도 빨리 변해야 한다. 청년을 위한 정책 뿐 아니라 청년에 의한 정책도 발전시켜 나가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이 전 대표는 “현재 저희 캠프에 청년 싱크탱크를 별도로 설치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청년들에게 예산 자율권을 줘 청년들 스스로 현실에 맞는 정책을 집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청년들의 고민이 바람 통하듯 상시적으로 통풍될 수 있도록 하는 통로를 여는 게 중요하다. 훨씬 더 많이 듣고 알아가겠다는 자세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자당에도 당부의 말을 쏟아냈다.

이밖에 또 다른 여권 대선주자인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미 지난달 3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이준석 돌풍과 관련 “한국정치의 격렬한 변화를 요구, 명령하는 표현”이라며 “민주당도 도전하고 움직이고 출마해야 한다. 국민의힘 지지층이 격렬하게 정치를 바꾸고 싶었어도 이준석 후보가 나오지 않았으면 표출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고, 이광재 민주당 의원 역시 같은 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 “결국 민주당도 세대교체의 바람을 타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처럼 여권 대선후보들까지 이준석 돌풍에 관심을 보이는 데에는 정치권을 뒤흔들 만한 위력을 내고 있기 때문인데, 실제로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전국 유권자 1003명을 상대로 후보자 이름을 불러주지 않은 채 실시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헌법상 만 40세가 되지 않아 대선 출마가 불가능한데도 불구하고 첫 등판부터 정세균 전 국무총리나 홍준표 무소속 의원마저 상회하는 3%를 기록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래선지 이준석 돌풍으로 여당에게까지 부러운 눈길을 받고 있는 국민의힘에선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분위기인데, 일례로 서범수 의원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해 9월 국민의힘이 발족한 이후 요즘처럼 기쁜 날이 없는 것 같다. 정치사에 있어 전당대회가 이처럼 많은 국민의 관심을 받고 희망을 드리는 것은 처음”이라며 “그 새로운 정치역사를 외부의 힘을 안 빌리고 우리 스스로 만들고 있는 게 너무 자랑스럽다. 우리는 이 소중한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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