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겨냥 ‘소신 발언’에 “여자도 군사 훈련해야” 주장…대선공약으로 남녀평등복무제 내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서 30대의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강세를 보이자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런 상황을 바라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에선 부러움과 두려움이 뒤섞인 반응이 흘러나오고 있다.

급기야 친문으로 꼽히는 정청래 의원조차 지난 1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민주당도 초선, 원외 인사도 당 대표 본선에 나가서 자기주장을 할 수 있는 제도로 탈바꿈하자고 제가 의원들 서명을 받고 있다”며 “김남국 의원(39세)대표에 도전해서 바람을 일으켰으면 좋겠다”고 ‘이준석 돌풍’을 접한 데 대한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방송에 함께 출연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민주당이 변하느냐”라고 일침을 가했는데, 이미 지난달 2일 전당대회에서 임기 2년의 당 대표로 송영길 의원을 선출한 만큼 민주당이 당장 젊은 당 대표 후보를 내놓으며 국민의힘에 맞불을 놓기는 어렵겠지만 내년 치러질 대통령선거의 경우 야권 대선주자들이 대부분 50대 후반에서 60대 이상이란 점에 비추어 대권경쟁에 있어서만은 상대적으로 야당보다 젊은 후보를 내세울 수 있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대통령 선거 출마자격이 만 40세 이상으로 헌법에 규정되어 있다 보니 현재로선 30대 당 대표처럼 동 연령대의 대통령이 나오긴 어렵겠지만 그나마 젊은 나이에 당선된 대통령이라고는 지금까지 46세에 대통령이 된 박정희 전 대통령 외엔 57세로 당선된 노무현 전 대통령 정도란 점에서 40~50대 연령대 대통령도 보기 쉽지 않은 실정인 만큼 상대적으로 젊은 대선후보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50대 대선잠룡 중 야권엔 50대 후반인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있다면 여권엔 이제 만 50세인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있는데, 2000년대 초반 민주노동당을 통해 본격 정계 입문한 박 의원은 민주노동당 대변인부터 정의당의 전신이자 심상정 의원이 대표를 맡고 있던 진보신당에서 2010년부터 부대표로 활동했으며 2012년 민주통합당 대변인으로 민주당 정치인의 길을 밟게 됐다.

그러다보니 진보 성향 정치인이지만 친노, 친문 등 당내 핵심 계파와는 거리가 있는 인물로 조응천 의원·금태섭 전 의원·김해영 전 의원과 함께 ‘조금박해’라며 당내 대표적인 소신파로 꼽혀왔는데, 서울 강북구을에서 20·21대 총선에 나와 재선에 성공한 뒤 그간 민주당 원내부대표 등 당 안팎에서 쌓아온 여러 경력을 바탕으로 지난달 9일 당내 처음으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대선 출마 선언 이후 그는 ‘소신파’로 꼽히는 정치인답게 더 과감하고 누구의 눈치를 살피지 않는 발언이나 공약을 쏟아내고 있는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추천한 분이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 아니었느냐는 자신의 발언에 조 전 장관이 SNS로 “왜 부정확한 말을 하나. 책을 읽어보라”고 응수하자 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책을 읽어보겠지만 윤석열 추천·임명·검증 과정에서 본인의 실수나 문제가 많은 분이라고 적혀 있는 것으로 들었다. 그런 내용이 있었는지 확인해보겠고 반성이 있었는지도 확인해보겠다”고 조 전 장관에 맞불을 놓는 모습을 보이이기도 했다.

이미 지난 2019년 조 전 장관을 감싸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에게 “오버하지 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가 친문 지지층으로부터 1만여 건의 문자폭탄도 받은 바 있던 그는 더 이상 거칠 것이 없는 모양새인데, 지난 4·7재보선 직후 조 전 장관과 관련해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가 문자폭탄을 받게 된 초선 5인방에 대해서도 “비난과 질책을 각오한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며 적극 비호에 나섰던 몇 안 되는 여당 의원으로도 꼽히고 있다.

그래선지 그는 여권 대선주자 중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에도 거침없이 직격탄을 날리고 있는데, 3일 국회에서 정책발표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지사는 지난 대선에서 이재용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은 절대 안 된다며 문재인·안희정 후보에 공동 공약을 제안하기까지 하고 이제 와서 침묵하고 있다. (국민은) 유·불리에 따라 쓰면 뱉고 달면 삼키는 정치를 원하지 않는다”고 쓴 소리를 쏟아냈다.

심지어 지난달 26일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지사 뿐 아니라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까지 싸잡아 비판하기도 했는데, “야당은 세대교체론으로 들썩이고 혁신바람이 부는데 민주당은 유력자가 어느 대선주자를 미느냐를 놓고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줄세우기, 세 과시, 계파정치가 구태정치이며 국민은 그 모습에 진절머리를 내고 있다”며 “여야를 막론하고 지금의 낡고 맥없는 정치에 책임 있는 사람들. 지난 10년간 당 대표, 대선주자, 총리, 장관을 하면서 한국정치의 이 모양 이 꼴에 책임 있는 사람들은 집으로 가라는 게 국민의 요구다. 민주당의 더 젊은 정치인이 세대교체의 전면에 나서야 할 때”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뿐 아니라 박 의원은 남녀 ‘젠더 갈등’ 이슈 중 하나이자 청년들의 관심이 높은 군 복무와 관련해서도 3일 모병제와 군인연금제, 남녀평등복무제 도입을 공식 제안했는데, “대통령이 되면 1년 안에 계획을 마련하고 임기가 끝나기 전에 첫 단계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천명했으며 모병제 대상자에게는 100대 대기업 초봉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겠다고 공언했다.

다만 그는 “젠더갈등 해소를 위해 남녀평등복무제를 구상한 것은 아니며 강력한 국방체계 구축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는데, 향후 인구감소에 대비한 병역자원 확보를 위해 내놓은 방안으로 풀이되고 있어 젊은 유권자들이 그의 대선공약에 어떻게 반응할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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