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나경원·주호영, 여론조사서 선두권 형성…4위는 ‘조경태·홍문표·김웅·김은혜’ 경쟁?

(좌측부터)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 나경원 전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좌측부터)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 나경원 전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초선부터 다선 중진까지 10여명의 후보들이 출마 의사를 밝혀 벌써부터 과열 경쟁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황우여 선거관리위원장이 지난 11일 “많은 후보가 출마하고자 할 때는 경선 편의상 컷오프가 있을 것으로 의결했다”고 밝힌 만큼 누가 예비경선을 통과해 최종 후보군에 누가 들어갈 것인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후보 난립에 예비경선 불가피…핵심 관건 된 컷오프 규모와 기준

현재 국민의힘 당권경쟁엔 5선 중 대구가 지역구인 주호영 의원과 부산이 지역구인 조경태 의원, 4선에선 충청권의 홍문표 의원, 3선 중에는 경남 출신의 조해진, 윤영석 의원, 초선에선 김웅 의원과 김은혜 의원이 뛰어든 상황이며 원외 인사로는 신상진 전 의원이 지난 14일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는데, 이밖에도 4선의 나경원 전 의원과 초선의 윤희숙 의원, 원외 인사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 등이 출마 의사를 표명하는 등 당장 10명이 넘어갈 것으로 보여 후보 난립을 막기 위한 컷오프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비록 지난 2017과 2019년 전당대회에선 3명의 당 대표 후보가 출마해 컷오프가 없었지만 당시에도 컷오프 기준이 당 대표 후보의 경우 4인이었던 만큼 후보 난립 상황인 이번엔 이 기준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데, 전준위에서도 본경선에 4~6명의 후보를 올리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만 당초 출마 가능성이 점쳐졌던 4선 중진인 권영세 의원이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우리 모습은 한참 부족하다. 우리 자신들부터 먼저 변화해야 한다”고 각성을 촉구하면서 전격 불출마를 선언하는 등 후보 등록일인 오는 22일을 앞두고 최고위원 출마로 선회하거나 당권주자들 간 후보 단일화를 비롯해 자체적인 교통정리에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컷오프 룰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후보 간 유·불리 여부가 갈리다 보니 이에 따라 합종연횡이 이뤄질 가능성도 높은데, 현재 당내에선 컷오프 방안으로 당헌·당규상 후보 선출 룰인 ‘당원투표 70%·일반국민 30% 여론조사’를 적용하자는 다선 중진들의 주장부터 일반 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더 높여야 한다는 초선 혹은 원외 인사들의 주장이 맞붙는 모양새다.

실제로 전임 원내대표이자 당 대표 권한대행도 겸직했던 주 의원은 17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당 대표를 뽑는 데는 당원의 뜻이 많이 반영되는 게 맞다”며 여론조사 비율을 높이자는 당내 일각의 요구를 일축했으며 4선 중진인 홍문표 의원도 100% 여론조사로 진행된 지난 4·7재보선 경선방식을 비판하면서 당원 권리를 위해 경선 룰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면 당원 투표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는 초선의원들은 여론조사 비율을 높이자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일단 “당원들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는 게 당연하다”며 현행 경선 룰대로 진행하는 방향에 힘을 싣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선 ‘0선’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오히려 후보 선두를 차지하는 이변이 나오고 있어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지 아직 단언할 수만은 없다.

◆ 4강 중 3명은 주호영·나경원·이준석으로?…남은 결선 티켓, 누가 쥘까

(좌측부터)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 홍문표 의원, 김웅 의원, 김은혜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좌측부터)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 홍문표 의원, 김웅 의원, 김은혜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만일 4명으로 컷오프가 이뤄질 경우 가장 이 4명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인물로는 주 의원이나 나 전 의원, 이 전 최고위원 등이 우선 점쳐지고 있는데, 우선 이들이 꼽히는 근거 중 하나는 여러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머니투데이 더300과 미래한국연구소가 여론조사기관 PNR ㈜피플네트웍스에 의뢰해 지난 14일 전국 유권자 1005명을 상대로 진행한 국민의힘 당 대표 적합도 여론조사 결과(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원외 인사인 이 전 최고위원이 20.4%를 얻어 1위를 차지했고 또 다른 원외 후보인 나 전 의원이 15.5%로 2위를 기록했으며 3위는 12.2%의 주 의원이 차지했다.

이밖에 다른 후보들은 한 자릿수 지지율을 얻는 데 그쳤는데, 무엇보다 이 전 최고위원의 경우 앞서 지난 9일 발표된 동 기관 여론조사에서 나 전 의원에 이어 2위를 기록한지 불과 한 주 만에 6.5%P나 약진하며 선두로 올라섰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이 전 최고위원은 1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직전에 있던 선거 승리 기억이 많은 사람에게 작용하고 있는 것 아닌가. 오세훈 시장 선거에서 제가 주도적 역할을 한 게 많이 보도됐고 실제로 선거 과정 중 저뿐만 아니라 많은 젊은 사람들이 중심에 섰던 것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분명히 하듯 해당 조사에서 이 전 최고위원은 20대에선 28.1%를 얻어 나 전 의원(12%)을 크게 앞섰고 6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에서 1위를 기록했는데, 심지어 남성에서 나 전 의원을 크게 제쳤을 뿐 아니라 여성에서도 15.6%로 오차범위 내 우세를 보였다.

다만 나 전 의원도 지난 8~11일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의 의뢰로 전국 유권자 1010명에게 실시한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지지도 조사(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선 15.9%로 선두를 차지했으며 이 전 최고위원은 13.1%로 2위를 기록했고 3위는 주 의원(7.5%)이 차지한 것으로 나왔는데, 이 조사에선 국민의힘 지지층의 경우 나 전 의원이 27.3%로 1위를 기록하고 이 전 최고위원과 주 의원은 각각 15.2%와 14.9%를 얻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을 정도로 나 전 의원이 강세를 보였다.

이처럼 여러 여론조사에서 주 의원, 나 전 의원, 이 전 최고위원이 3자 구도를 굳힌 가운데 결선 진출 가능한 1~2자리를 두고 나머지 후보들이 다투는 모양새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일단 다선 중진 중에선 조경태, 홍문표 의원, 초선 중에선 김웅, 김은혜 의원이 이들의 뒤를 잇는 ‘4중’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나머지 결선행 티켓을 놓고 이들 간 각축전이 격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朱·羅·李, 차기 대선후보 ‘윤석열’에도 3인3색…3강, ‘당권 레이스’ 변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일단 이번에 선출될 당 대표는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뤄내야 한다는 최대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현재 야권 내 선두를 달리고 있는 대선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각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갖고 있는 입장에도 많은 이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데, 흥미로운 점은 3명의 당 대표 후보들마다 윤 전 총장과 관련해 제각기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일찍이 윤 전 총장과의 개인적 인연 등을 내세우며 입당시킬 수 있다고 호언했던 주 의원은 17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의 입당 의사를 본인에게 직접 확인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제가 그 얘기했는데 그게 사실과 다르다면 반박 의견이 나오지 않겠나”라고 거듭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주 의원은 “합류 여부는 본인의 정치적 결단에 달린 것”이라며 “늦으면 좋지 않다. 6월 11월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가 구성되면 공격적으로 대선 경선에 관해 논의할 텐데 그전에는 어떤 결심을 해야 한다. 7월 (대선) 경선 열차가 출발하기 전엔 같이 합류하는 게 필요하다”고 윤 전 총장에 구체적인 입당 데드라인을 제시했다.

반면 나 전 의원은 동 라디오에 나와 “윤석열만 보인다고 기사가 나오더라”며 “개인적 인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당이 더 먼저 바뀌고 변하고 해서 윤 전 총장이 찾을 수 있는 당으로 먼저 만드는 것”이라고 ‘선 변화, 후 입당 추진’ 입장을 내놨고, 심지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통합에 대해서도 자신이 당 대표가 되면 조속히 마무리 지을 수 있다고 강조한 주 의원과 달리 “속도 문제가 아니라 통합 과정이 이기는 통합이 돼야 할 것”이라고 입장을 내놨다.

여기에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과 관련 “모시러 간다고 해서 모셔질 분이나 제가 안 간다고 해서 안 들어오겠다 하실 분들이 아니다. 저는 원칙론으로 많은 걸 처리하자는 입장”이라며 “안 대표도 그렇고 윤 전 총장과도 그렇고 객관적으로 두 분의 요구사항이나 이런 걸 듣고 당 구성원들과 논의하겠다. 저희 당내에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느냐에 대해 평가하고 참여할 것이기 때문에 저는 그 부분은 어느 누구도 불리하지 않도록 공정경쟁의 틀을 만들겠다”고 밝히는 등 3명의 당권주자들 모두 대선 준비에 있어서도 저마다 다른 색채를 드러냈다.

하지만 이들 역시 당권 경쟁 선두권이라면서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인데, 중진인 주 의원의 경우 70%나 차지하는 당원 투표 비율이 일반 국민 여론조사보다는 상대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이 전 최고위원 등을 비롯한 당내 청년 혹은 초선 후보들을 중심으로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자칫 ‘구세대 대 신세대’ 구도로 비쳐지면서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이 과정에서 비영남 출신 의원들이 ‘영남당’ 논란을 촉발시킬 경우 당권가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비단 주 의원 외에도 나 전 의원 역시 비슷한 논란에 휩싸일 수 있는데, 나 전 의원이 여의도에 캠프 사무실을 마련하고 내주 초인 20~21일 중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등판 ‘초읽기’에 들어가자 초선 당권주자인 김은혜 의원은 당장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출마설 자체는 안타깝다. 불과 두 달 전 서울시장 경선에서 낙마한 분을 소환해야 할 만큼 인재풀이 고갈됐다는 얘기 아닐까”라며 “새 판 짜기로 가야지, 돌려막기로 가면 안 된다. 미래와 과거, 과거와 미래의 대결 구도가 강화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견제구를 던지기도 했다.

반면 이 전 최고위원은 처음으로 나 전 의원보다 우세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다음 날인 17일 “나 대표의 출마를 환영한다”고 도리어 김 의원과 상반된 입장을 내놨는데, 표면상 “전당대회는 당의 다양한 노선이 경쟁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나 전 의원에 앞설 수 있다는 자신감과 더불어 나 전 의원이 출마해야 ‘구세대 대 신세대’ 구도를 더 확실히 할 수 있어 결선투표 때 주 의원 등 다선 중진을 지지하는 ‘구세대’ 표심은 분산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신세대’나 ‘초선’ 표심은 자신에게 결집될 수 있을 것이란 전략적 판단에 따른 반응으로 풀이되고 있다.

다만 이 전 최고위원이 유리하게 나오고 있는 여론조사는 당 대표 경선에선 고작 30%만 반영되고 있으며 70%에 이르는 당원 투표에서 특정 후보로 표심이 결집될 경우 여론조사 우세만으로는 넘어설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이 전 최고위원에 상대적으로 불리한 당원 투표 판세가 어떻게 흘러갈지 여부에 그의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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