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내 출연료가 나라 망할 일이냐”…이상직 “내가 당하는 치욕, 동료의원도 당할 수 있다”

(좌측부터) 방송인 김어준 씨와 더불어민주당 출신의 이상직 무소속 의원,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진 / 시사포커스DB, ⓒ이상직 의원 페이스북,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페이스북
(좌측부터) 방송인 김어준 씨와 더불어민주당 출신의 이상직 무소속 의원,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진 / 시사포커스DB, ⓒ이상직 의원 페이스북,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페이스북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친여 성향 방송인 김어준씨가 정치 편향성에 대한 지적은 물론 고액 출연료 논란에도 휩싸인 가운데 감사원까지 지난 21일 TBS를 방문하자 22일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에서 “특정 정치세력이 마음에 안 드는 진행자를 방송에서 퇴출시키려는 것 아니냐”고 항변했다.

김씨는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감사원이 정식 감사 이전의 사전조사 명목으로 TBS를 방문했다. 일개 라디오 진행자 때문에 감사원이 특정 기관을 감사한 사례가 역사상 있었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가 언급한 특정 정치세력은 국민의힘을 비롯한 정부에 비판적인 야권을 지칭한 것으로 풀이되는데, 앞서 국민의힘은 TBS가 김씨에게 서면 계약서도 없이 회당 200만원에 달하는 출연료를 지급했다고 주장하면서 그 금액이 2016년 9월부터 자그마치 22억7600만원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김씨는 “공직자도 아닌데 왜 개인계좌를 들추나”라고 응수했으며 TBS 역시 재단의 영업비밀 침해와 출연자 개인정보 보호를 내세워 끝내 출연료 공개를 거부했는데, 결국 국민의힘이 감사원에 TBS가 감사 대상에 포함되는지 묻고 감사원도 “회계검사 및 직무감찰 대상”이라고 답하면서 사전조사를 위해 방송국까지 방문하자 이에 압박 받은 김씨가 이런 반응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씨는 1인 법인으로 출연료를 지급 받으면서 세금도 제대로 납부하지 않았다는 의혹까지 휩싸였는데, 이에 대해서도 그는 지난 21일 자신이 진행하는 동 라디오 방송에 나와 “세금을 줄이기 위해 법인을 만들어 각종 경비 처리하는 식의 절세 시도는 없었다. 내 출연료와 관련해 계속 기사가 나오는데 이게 나라가 망할 일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오히려 논란이 커져도 강공으로 맞서는 행태를 보이는 건 비단 김씨 뿐만이 아닌데, 자녀 입시비리로 배우자인 정경심 교수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구속됐음에도 자신과 가족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면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출연진에 소송을 제기하는 등 적극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조 전 장관 측은 가세연 방송 내용이 허위라는 것을 입증할 만한 증거나 계획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재판부로부터 지적받았는데, 그럼에도 굴하기는커녕 조 전 장관은 22일엔 성추행 의혹 보도를 한 기자들을 무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1,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정봉주 전 의원에게 SNS를 통해 “정말 고생 많았다”고 댓글을 달고 정 전 의원도 “정경심 교수, 조 전 장관은 무죄”라고 화답하는 등 서로 결속을 다지면서 여론전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 발 더 나아가 조 전 장관의 배우자인 정 교수 측은 앞서 지난 12일 자신의 2심 첫 재판에서 “표창장을 위조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지난해 말 1심 법원이 허위라고 본 조 전 장관 딸의 여러 인턴활동 및 증명서와 관련해 “학부모들이 알음알음 인턴십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게 특별한 일은 아니다”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밖에 여권으로 분류되는 인사들 중 김씨와 조 전 장관 외에도 수백억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최근 구속영장이 청구돼 오는 26일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있는 이상직 무소속 의원 역시 적반하장식 반응을 보였는데, 그가 창업한 이스타항공의 노조 관계자는 지난 16일 전주지법에서 이 의원이 ‘내가 부처님이 됐다. 나는 불사조다. 불사조가 어떻게 살아나는지 보여주겠다’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심지어 이 의원은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 오르기 전날인 20일 동료 의원들에게 이스타항공 근로자들의 체불임금 문제와 관련해 “문제 해결을 위해 가족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마저 헌납했다”며 호소했지만 이스타항공이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한 관리인보고서 등에 따르면 이 의원 자녀들이 지분을 갖고 있는 이스타홀딩스가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로 나오고 있어 도리어 거짓 해명 논란에 휩싸였을 뿐 아니라 21일 체포동의안 표결 직전 국회 본회의 신상발언에선 “본 의원이 검찰로부터 당하는 치욕과 수모를 동료 의원 또한 언제라도 당할 수 있다는 걸 잊지 말라”고 사실상 으름장을 놓기도 해 적반하장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결국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재석 255명 중 찬성 206표, 반대 38표, 기권 11표로 압도적 가결됐는데, 민주당에서도 같은 날 당권주자인 홍영표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내로남불과 단호하게 결별하겠다는 선언”이라고 강조하는 등 분명히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방송인 김어준 씨에 대해선 이 의원에 보인 태도와 달리 적잖은 민주당 의원들이 적극 앞장서서 엄호에 나서고 있는데, 김남국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몇 년 동안 TV조선, 채널A, MBN, MBC, SBS, KBS, JTBC 등 다수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했지만 계약서를 작성하고 출연하지 않았다. 관행상 전부 구두로 계약하고 처리했다”며 김씨를 옹호한 데 이어 정청래 의원도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유독 김어준에게만 서면계약이니 구두계약이니 문제 삼는 이유는 뭔가. 김어준의 천재성 때문에 마이너 방송에 불과한 TBS 뉴스공장에 청취자들이 열광하는 것 아니냐”고 김씨를 두둔했다.

여기에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도 지난 21일 김씨 방송의 정치편향성과 관련해 “주로 야당이 문제제기하고 있는데 전체적인 판을 봐야 한다. 전체적으로 기울어진 상황에서 (김씨 방송이) 그나마 조금이라도 균형을 잡아보려는 시도가 아닌가”라며 김씨를 비호하는 입장을 내놨고 진혜원 서울동부지검 부부장 검사까지 22일 페이스북에 ‘언론탄압’이란 제목의 글을 올려 “김어준은 수년간 라디오 청취율 1위, 신뢰받는 언론인 랭킹 1~2위를 차지하는 독보적 인사”라고 김씨를 감쌌다.

이처럼 사안이 어떤지 여부를 떠나 일단 비호하고 본다는 정치권의 ‘진영논리’식 태도가 도리어 김씨 등의 ‘적반하장’을 부채질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아무리 김어준을 옹호하고 싶어도, 갖다 붙일 만한 근거와 논리를 들이대야 한다. 지금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구두계약이냐 서면계약이냐의 문제가 본질이 아니라 정치적 편향성과 불공정성의 대명사인 김씨가 규정도 기준도 어기고 과도한 출연료를 받는다는 점과 그 막대한 출연료가 국민 세금에서 충당된다는 점”이라며 “편파적 정치방송하려면 세금 지원 말고 유튜브나 팟캐스트에서 슈퍼챗 후원받고 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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