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엔지켐생명과학 인수 검토
롯데그룹 계열사들 실적 부진한 가운데 신사업 고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지주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지주 제공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롯데그룹이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 전망이다. 유통과 화학을 양대 축으로 하던 롯데그룹이 주요 계열사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새로운 먹거리로 바이오를 점찍은 것이다. 앞서 신동빈 회장은 지난 1월 진행된 상반기 롯데 VCM(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으라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고 알려졌다.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지난해 실적이 모두 악화됐다. 매출이 가장 많은 롯데쇼핑은 지난해 매출 16조1844억원, 영업이익 3461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대비 각각 8.2%, 19.1% 줄어든 수치다. 롯데 케미칼도 영업이익이 67.8% 급감한 3569억원을 기록했다. 야심차게 준비했던 롯데쇼핑의 통합 온라인몰 서비스 ‘롯데온(ON)’은 실적 부진으로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 사업부장이 사의를 표명하기 이르렀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엔지켐생명과학 지분 일부를 인수해 2대 주주에 오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나 시기 등은 오는 2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엔지켐생명과학은 1999년 설립된 글로벌 신약개발 기업으로, 2018년 2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신약물질 ‘EC-18’의 원천기술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이용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 국내 임상 2상 환자 모집을 완료했고, 임상데이터 결과 분석이 종료되면 즉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긴급사용승인 또는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또 바이오업계에서는 드물게 신약 개발과 함께 위탁생산(CMO) 사업까지 영위하고 있어 두 사업을 동시에 키울 수 있다는 점이 롯데지주의 구미를 당긴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삼성, SK의 바이오 사업 성공 사례에 자극을 받았을 거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바이오의약품 CMO 업체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설립된 지 10년 만에 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했고 시가총액 순위도 10위 안에 들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팜도 연이어 상장에 성공했고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등 백신 CMO로 고속성장을 예약한 상태다. 롯데가 바이오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기 충분한 이유다.

이에 대해 롯데지주 관계자는 “현재 바이오 사업에 대하여 검토 중에 있다”면서도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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