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소송 건 진짜 이유 "국민도 피해자...유시민, 거짓말한 경위 스스로 밝혀라"
"직업윤리...전직 대통령이나 조국 수사때나 변함없이 할 일 했을 뿐"
"권력비리 뉴노멀 되는 순간 부패는 좀비처럼 퍼져 나갈 것...결국 약자·서민만 피해"

한동훈 검사장의 모습. ⓒ뉴시스
한동훈 검사장의 모습. ⓒ뉴시스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한동훈 검사장(48, 사법연구원 27기)이 9일 서울중앙지법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5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한 검사장의 소송 제기 이유에 관심이 집중됐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 검사장이 전날 입장문을 통해 유 이사장이 '검찰이 자신과 노무현재단의 금융거래 정보를 불법 사찰했다'고 허위 사실을 유포해 "유 이사장에 의해 자신이 공적 권한을 사적인 보복을 위해 불법 사용한 공직자로 부당하게 낙인찍혔다"고 그간의 고통을 토로했다.

앞서 유 이사장은 지난 2019년 12월 24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 채널에서 자신의 계좌와 노무현재단 은행 계좌를 들여다본 것을 확인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유 이사장은 그후 지난 1월 노무현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올리며 "사실이 아닌 의혹 제기로 의심을 불러 일으킨 점에 대해 검찰의 모든 관계자께 정중하게 사과드린다"면서 "어떤 형태의 책임 추궁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한 검사장은 "유시민 이사장은 언론과 시민사회로부터 근거제시를 요구받은 후 2021년 1월에야 허위사실임을 인정했다"며 "유시민 이사장 혼자 가짜뉴스를 창작한 것인지 아니면 과거 자신에 대한 KBS 허위보도처럼 누군가 유시민 이사장의 영향력을 이용하려 거짓 정보를 제공한 것인지, 유시민 이사장이 장기간 구체적이고 확신에 찬 거짓말을 계속한 경위에 대해서 본인 스스로 밝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 뿐 아니라 "유시민 이사장의 가짜뉴스에 장기간 속은 많은 국민들도 피해자"라며 "이런 가짜뉴스 재발 방지를 위해서 법적조치는 불가피하다"며 소송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한 검사장은 "유 이사장에 대한 허위사실유포 형사사건은 이미 다른 분에 의해 고발되어 진행 중"이라며 "피해자로서의 입장을 담은 서면을 검찰에 제출하겠다"고도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검찰 내부에서 '천재' 소리를 들으며 승승장구하던 한 검사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을 기점으로 현 문재인 정부로부터 밀려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 검사장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총괄한 장본인으로 문 정부 들어 서울중앙지검 3차장,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등을 역임하다가 '조국 전 장관의 일가족 수사'를 맡은 이후 세 차례의 좌천성 인사를 겪게 됐다. 

그는 지난해 1월 부산 고검차장으로 발령난 후, 6월에 '채널A 검언 유착 의혹'을 받으며 직무배제를 당한 후 법무연수원 용인 분원으로 전보되었다가 10월에 진천 본원으로 근무지를 이동하게 됐다. 1년동안 3차례의 이동은 검찰 인사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한 검사장은 지난 2월 15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눈 한번 질끈 감고 조국 수사 덮었다면 계속 꽃길이었을 것"이라면서도 "(나는) 전직 대통령들과 대기업들 수사 때나, 욕하던 조국 수사 때나, 저는 똑같이 할 일 한 거고 변한 게 없다"고 밝혔다.

그는 "권력이 물라는 것만 물어다 주는 사냥개를 원했다면 저를 쓰지 말았어야 한다"며 "직업 윤리"를 강조하기도 했다.

한 검사장은 "강자의 권력 비리가 드러났는데도 처벌받지 않는 것이 뉴 노멀(new normal,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기준이나 표준)이 되는 순간, 부패는 공사 모든 영역으로 좀비처럼 퍼져 나갈 것"이라며 "(결국) 모든 영역에서 약자들과 서민들이 대놓고 착취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시민 이사장에 대해서도 "저뿐 아니라 유씨의 거짓 선동에 1년 넘게 현혹당한 많은 국민이 피해자"라며 "그러니 어물쩍 넘어갈 수 없다"고 말하며 한 차례 유 이사장에 대한 후속 조치에 나설 것을 예고한 바도 있다.

아울러 엘시티 수사를 맡은 바가 없던 한 검사장은 9일 자신을 향해 "그렇게 수사 잘한다는 한동훈이가 해운대 엘시티 수사는 왜 그 모양으로 했대?"라고 허위 사실로 자신을 비난한  A 경제지 J 기자도 법적 대응 방침임을 밝히기도 했다. 

한 검사장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 로스쿨에서 법학석사를 수료했으며, 사법연수원 27기로 수료 한 후 지난 2001년부터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로 검찰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2015년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 부장, 2017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제3차장검사, 2017년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 2팀장, 2019년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 부장을 거쳤으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오른팔'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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