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체제의 특징이 바로 당국가시스템의 정상화와 권한분산
-경제와 군사분야를 내각총리와 당부위원장 등에게 분산시킨 것은 오래되었다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북한정보를 임의로 가공해버렸다
-국정원장이 북한정보 이용해 언론의 관심과 민심을 돌려보려고 한 것

북한의 김여정 위임통치 논란을 국정원장의 정치적인 언론 플레이라고 꼬집은 북한문제 전문가 김근식 경남대교수ⓒ시사포커스DB
북한의 김여정 위임통치 논란을 국정원장의 정치적인 언론 플레이라고 꼬집은 북한문제 전문가 김근식 경남대교수ⓒ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정유진 기자] 김근식 경남대교수가 북한의 김여정 위임통치 논란과 관련해 대한민국 정보기관 수장이 아직도 정치인 습성과 관종병을 버리지 못하는 박지원 국정원장의 정치적인 언론 플레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문제 전문가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정은이 김여정을 포함 당정군에 권한을 일부 분산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내용"이라며 "김정은 체제의 특징이 바로 당 국가시스템의 정상화와 권한분산"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버지 김정일은 군을 앞세워 선군정치와 국방위원회라는 비정상적 통치를 했다면, 김정은은 집권후 선군 대신 선당으로 당국가(party state) 시스템을 정상화하고 국방위 대신 국무위원회로 통치를 정상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정일이 당정군 시스템을 무시하고 당정치국이나 당중앙위 회의를 형해화시킨 채, 시도 때도 없이 당의 전문부서 부장을 중심으로 통치했던 수령의 '직할통치' 방식이라면, 김정은은 당정군 '시스템 통치'로 정상화시켰다"고 덧붙였다.

또한 "당은 정치국, 정무국으로, 정은 국무위원회와 내각으로, 군은 당중앙군사위와 총정치국으로 각각 규정된 제도에 따라 운용했다"면서 "수령의 '현지지도' 말고 박봉주와 최룡해 등의 '현지료해'를 통해, 경제와 군사분야를 내각총리와 당부위원장 등에게 분산시킨 것은 오래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김여정이 제1부부장으로 대남대미 관련해 전면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근식교수는 "김정은 체제 이후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온 당국가 시스템의 정상화와 당정군 체제인데, 갑자기 위임통치 운운하며 마치 북에 권력변동이나 유고사태가 생긴 것처럼 언론과 국민의 관심을 호도해버린 것은, 전적으로 박지원 원장이 아직도 정치의 때를 벗지 못하거나 언론의 관심에 집착하는 관종병 때문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위임통치라는 매우 자극적인 단어를 북이 한번도 쓴적이 없는데도 국정원은 자의적으로 개념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여정 위임통치라는 헤드라인만으로도 김정은의 신변이상이나 수령의 유고사태나 권력핵심에 변동상황이 있는 것으로 상상하게 마련"이라면서 "도대체 박 원장은 지금도 정치를 하려는 거냐, 아직도 언론에 관심을 받으려는 거냐"라며  "음지에서 일하는 대한민국 정보기관 수장이 아직도 정치인 습성과 관종병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김 교수는 박지원 국정원장을 향해 "첫 데뷔부터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북한정보를 임의로 가공해버렸다"면서 "김정은 체제의 당정군 시스템을 김여정 위임통치라는 자극적 용어로 둔갑시켰다"고 비난했다.

그리고 "부동산 실패와 거여의 폭주로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도가 급락하고, 코로나 대유행과 경제침체로 민심이 흉흉한 작금에, 국정원장이 '아닌 밤중에 홍두깨'식으로 북한정보를 이용해 언론의 관심과 민심을 돌려보려고 한 것이라면, 이는 국정원장의 정치적 개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임명직후 대통령께 충성하겠다고 선언한 국정원장답다"면서 "절대 정치에 개입해서는 안될 국정원장이 가장 정치적 행위에 나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덧붙여 "국정원장 데뷔부터 김정은을 충분히 자극할 만한 용어를 뽑아서 대서특필했으니 향후 국정원의 대북 협상은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국정원장이 북한내 권력변동을 암시하며 대내적 언론플레이에 집착한 순간, 대북 물밑협상은 아예 불가능한 것"이라고 못박았다.

또한 "대통령은 박지원을 대북 협상과 남북관계 복원 카드로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박지원은 처음부터 임기말 레임덕 방지와 정권교체기 정치적 작업이 목적이었을지 모른다"고 분석했다. 

그는 "오히려 대통령이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힐지 모른다"며 "가장 정치적인 국정원장. 변신의 귀재이자 권력의 달인 출신 국정원장. 참 걱정스럽다"고 정치적인 국정원장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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