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공항 대한항공 빠지면 위상 하락 지역민원…“대한항공 불쌍, ‘찐’ 갑질”

김회재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전남 여수을, 초선)이 국토교통부와 대한항공 관계자를 호출해 김포~전남 여수 노선 폐지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김회재 의원 블로그
김회재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전남 여수을, 초선)이 국토교통부와 대한항공 관계자를 호출해 김포~전남 여수 노선 폐지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김회재 의원 블로그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초선의원이 국토교통위에 배정 받은지 열흘도 지나지 않아 항공사와 국토교통부를 의원실로 호출해 항공운항 노선 폐지 보류에 개입했다. 이 사실을 보도자료를 통해 "진심으로 환영"해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항공업계와 국회 등에 따르면 김회재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전남 여수을, 초선)은 대한항공의 김포~여수 노선을 폐지 보류시켰다고 지난 24일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대한항공은 김포~여수 노선 폐지(운항중지 6개월)를 코로나19 등으로 경영난 타개의 일환으로 추진했다.  

김 의원이 대한항공 김포~여수 노선 폐지 결정을 반대한 이유로 지역구인 여수 지역에서 여수공항에 국내 1위 항공사가 운항을 해야 공항 위상이 산다는 지역 민원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 코로나19로 극심한 경영난에 빠져 국가가 산업을 살리겠다고 나서기까지 한 항공사의 경영결정은 무시한채 지역구 자존심 살리기를 우선한 셈이다.

김 의원은 이 같은 결정을 위해 24일 국토교통부 항공정책관, 대한항공 임직원을 국회 의원회관으로 호출해 면담했다. 김 의원이 면담 후 밝힌 내용에 따르면 "국토부 입장에서 폐지 인가를 쉽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대한항공 임원진과는 2시간 가까이 면담을 했다. 김 의원은 26일 대한항공의 결정에 대해 "저의 설득으로 노선폐지 결정 보류를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김포~여수노선은 48년간 운항해왔고 최근 3년간 평균 20억 원대의 적자가 발생했다. 대한항공이 김포~여수 노선 폐지 결정은 업황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자구안으로 결정한 것인데 김 의원의 지역민원 탓에 막히게 된 것. 김포~여수 노선의 경우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등이 매일 5회씩 운항하고 있다. KTX는 하루 14회 운행중이다.

김 의원은 상임위를 국토교통위원회로 배정받았다. 국토교통부와 대한항공은 국토교통위와 무관하지 않아 이른바 '설득(?)'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은 사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본지에 "대한항공은 살아 남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으로 발버둥 치고 있는데 더불어민주당 정치가와 행정가 때문에 번번이 발목이 잡히고 있어 동종업계에서 근무하는 입장으로 불쌍하다"라며 "본인 치적을 위해 '공공성'으로 앞세워 기업의 희생을 강요하는 행태야 말로 시체말로 '찐 갑질'"이다.

한편 김회재 의원은 사법연수원 20기로 지난 2018년에 의정부지검사장을 마지막으로 퇴임했으며 21대 총선 선거운동 당시 여수산단 유해물질 불법배출 측정값 조작 사건에서 수사단계까지 LG화학과 금호석유화학 등 변호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21대 총선에 전남 여수을에서 출마했다. 이에 여수산단 유해물질 불법배출 범시민대책위원회로 부터 사퇴 촉구를 받은 바 있으나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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