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고객 응대 직원에게 ‘마스크 써라’
같은 브랜드도 점포별로 지급 상황 달라…
법인카드 구매 공지했으나…직원들은 ‘언제?’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시사포커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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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유통업체들이 직원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면서 정작 지원은 해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각 본사는 매장 내 고객 서비스를 담당하는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었다. 업체에 따라 관광 상권의 경우 의무적으로, 일반 상권은 희망 직원에 한해 착용할 것을 공지했다.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서울 홍대, 신촌 상권에 위치한 일부 유통업체들이 고객 응대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제공하지 않고 있었다. 

홍대 소재 한 패션잡화 매장에는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손님으로 입구가 붐볐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에 판매되는 마스크 상품을 사기 위해 중국인 관광객들이 몰려든 것. 그러나 정작 매장 내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마스크를 개별적으로 구매하고 있었다. 

직원 A씨는 “회사에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지만 아직 제공한다는 말은 없었다”며 “가격에 부담이 크지 않아 직접 구매해 착용했다”고 말했다. 

해당 브랜드 본사 관계자는 “점포 관리자에게 법인카드로 마스크를 구매·배포할 것을 공지했으나 미처 확보하지 못한 매장이 있는 것 같다”며 “직원 안전을 위해 최대한 빨리 마스크를 구입해서 전 매장에 배포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헬스&뷰티(H&B) 브랜드는 지점마다 상황이 달랐다. 홍대점에서 근무하는 직원 B씨는 “지금 쓰고 있는 마스크는 직접 구매한 것”이라며 “회사에서 제공해주겠다는 공지는 있었으나 아직 마스크는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브랜드지만 신촌에 위치한 매장 직원은 본사에서 마스크를 지원받아 착용하고 있었다. 

H&B 업체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이슈가 발생했을 때 법인 카드를 사용해 매장 자체에서 구매하도록 권고했다”며 “이후 지난주 금요일부터 본사에서 마스크를 구매해 순차적으로 지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에 따라 아직 받지 못한 매장이 있을 수 있다”며 “그런 경우 일단 법인으로 구매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서는 점포 입구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직영 사원은 마스크를 지원받았으나, 식품점에서 근무하는 협력 사원들은 제공받지 못하기도 했다.

식품코너에서 근무하는 C씨는 마스크를 직접 구매했다고 답했다. 착용 권고는 내려왔으나 판촉 업체와 백화점 어느 곳도 마스크를 제공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업체가 따로 있는 파견직”이라며 “식품점 직원들은 침 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투명 플라스틱 마스크를 기본적으로 제공받는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 이후 방역 마스크는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직영사원에는 지급을 하고 있고 협력 사원에게는 권고만 하고 있다”며 “직원 전체에게 다 지급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전 기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는 15명, 조사대상유증상자는 475명이다. 국내외 확진자들이 증상이 발생하기 전에 면세점과 대형마트, 영화관 등을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며 해당 점포들은 임시 휴업에 들어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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