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여야가 30일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국내에 돌아오는 우한 교민 700여명을 수용할 장소 선정 과정을 꼬집어 한 목소리로 정부에 쓴 소리를 쏟아냈고 유관부처인 보건복지부는 고개를 숙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선 오제세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현안 보고 전체회의에서 “정부가 수용장소를 변경했다는 보도가 있어 지금 진천과 아산 주민들이 반발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감”이라며 “주변 상황이나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했다. 주민을 잘 설득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오 의원은 이어 “학교 지역이 많고 병원 시설이 없는 지역으로 지정했다는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고 꼬집었는데, 국회에 출석한 김강립 복지부차관은 “최종적인 지역이 확정되기 전에 1차적으로 그런 내용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면서도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해 동의와 양해를 구하는 데 소홀함이 있었다. 지역에 불만과 혼선을 초래했다는 점에서 사과 드린다”고 입장을 내놨다.

이 뿐 아니라 같은 당 기동민 의원도 “적절한 규모, 국가시설, 병원과의 접근성, 질병관리본부와의 접근성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될 것인데 이런 종합 관리가 처음부터 잘못됐다”며 “그 과정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정부당국은 비판을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그러면서 기 의원은 “사실관계를 빠르고 충분하게 국민에게 설명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며 “부처에서 검토가 채 이뤄지지 못한 부분들이 섣불리 흘러나가면서 혼란과 갈등을 야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당국에선 그런 오해와 갈등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다.

또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선 김승희 의원은 우한 교민 수용지역으로 아산·진천을 선정한 점을 꼬집어 “진천은 유치원, 초·중·고교가 시설 주변에 줄지어 있고, 2만6000여명이 밀집하고 있다. 또 농촌지역이라 고령의 어르신이 많아 질병에 취약하고, 감염대책에도 미흡한 지역”이라며 “아산과 진천으로 선정한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따졌다.

그러자 김 차관은 “운용주체나 수용능력, 관리의 용이성, 공항으로부터의 무정차 접근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선정했다”며 “우한 지역 교민을 따뜻하게 맞아야 한다는 입장은 확고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충남 아산갑이 지역구인 이명수 한국당 의원은 “제일 잘못한 게 (수용장소를) 바꾼 것”이라며 “행정 처리 능력이 이것 밖에 안 되는가 개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능력이 아마추어 수준”이리고 정부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 의원은 “격리시설 결정 과정을 보면 무지하고 무능하고 졸속적”이라며 “지금이라도 대안을 찾아라. 군용시설 기지 등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는데 유독 특정한 지역을 바꿔서 이렇게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신상진 한국당 의원은 “감염병에 대해선 과잉 대응해야 한다. 정부의 안일한 대응으로는 막을 수 없다”고 정부를 질타했는데, 이에 김 차관은 “지금 입국을 희망하는 교민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며 “국내 국민이 느끼게 될 불안에 대해선 충분한 예방장치가 필요하다. 불안감을 덜 수 있는 조치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게 정부의 책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