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은지 기자] 김진태 의원이 국정감사 자리에 오른 이동걸 산업은행장에 “국감을 변명의 자리로 생각하느냐”며 태도에 일침을 가했다.

14일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서 이동걸 산업은행장이 산은-수은 합병발언 및 정책금융 조정문제 등과 관련한 답변 등에서 보인 태도를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달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합병을 해야 한다고 밝힌 발언이 “산업은행 차원에서 추진하는 거냐”고 이 행장에게 질의하자 “사견이다”라고 답변한 데 대해 “사견은 나중에 교수직을 하시거나 해야지 산업은행장으로 계시면서 기자간담회에서 슬그머니 사견이라고 발언하는 게 바로 공직을 이용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공적인 자리에 있으면서 그런 얘기를 던지는 건 마치 현 법무부 장관이 온 가족 조사를 받는 데도 이건 개인적인 문제고 검찰개혁은 하겠다 말하는 거와 똑같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현 은성수 위원장이 몸담았던 수출입은행에 대해 합병 발언을 한데에도 문제를 삼았다. 김 의원은 “금융위원장이 되신 은성수 위원장이 있던 수출입은행인데 그렇게 무시해도 되느냐”며 “나도 금융위원장을 할 수 있었는데 후배가 하는 건 무시하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행장은 “은 위원장을 무시해서 한 건 아니다”라며 “사견 질책은 뼈아프게 받아들이겠지만 확대해석은 안 해주시는 게 좋겠다”고 답했다.

앞서 의원들은 대우조선해양 등에 대한 하도급 미지급 및 인수합병 문제,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 설립, 산은-수은 합병문제, 트로이카해외펀드 잔금 손실 등 질의에 대해 속 시원한 답변 대신 “그 부분에 대해선 알아보겠다”, “최대한 노력해보겠다”, “쉽지는 않다” 등 모호한 답변이 이어지자 불만을 표시했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 행장의 답변 태도에 대해 “아주 부득이한 경우 외에는 크게 견해를 말씀하시기 어려운 부분이 아닌데 그런 답변 태도는 시정하도록 위원장님이 강력하게 말씀해주시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민병두 위원장도 “국감을 통해 국민들의 광범위한 물음 해소 차원에서도 답변 태도 정정을 요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진태 의원은 “지금 행장님 답변 태도가 변명의 자리로 생각하고 산업은행을 홍보하는 거로 오해하시는 모양인데 이런 따가운 시각과 비판도 있을 수 있다는 걸 경청을 해주시라”면서 “건건이 다 변명을 하려고 하지마시고 다른데 합병하려고 하지 마시고 내부 단속부터 잘 하시는 게 순서일 것 같다”고 일침을 가했다.

위와 관련해 김 의원은 부패방지지수에서 산업은행이 종전에 비해 2등급에서 4등급으로 떨어진 부분을 언급했다. 김 의원은 “다른 기관은 지수가 올라가는 추세인데 산업은행만 전체 중에 100등 밑으로 떨어진 상황에 있고 5억 원을 횡령한 직원도 있는데 ‘적법한 절차를 하고 있다’고만 답변하고 진정으로 반성하는 모습이 안 보인다”며 “이런 식으로 답변하니까 야당의원뿐 아니라 이렇게 다 반대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행장은 “저희도 그런 부분에 대해 반성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노력해서 재고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