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관계자 “PT대회 125명에서 논란일자 전직원으로 말 바꿨다”
“증권계 패러다임 전환, 직장 내 괴롭힘법과 무슨 관련?” 사측에 반문 던져

25일 대신증권 노조는 “대신증권 경영진이 정부의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을 비웃기라도 하듯 법 시행 다음날인 지난 17일 사내 공문을 통해 상당수 직원들을 저성과자로 낙인찍어 명단을 공개하고 영업역량 강화를 위한 프레젠테이션(PT) 대회를 명목으로 직장 내 괴롭힘을 자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무금융노조
25일 대신증권 노조는 “대신증권 경영진이 정부의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을 비웃기라도 하듯 법 시행 다음날인 지난 17일 사내 공문을 통해 상당수 직원들을 저성과자로 낙인찍어 명단을 공개하고 영업역량 강화를 위한 프레젠테이션(PT) 대회를 명목으로 직장 내 괴롭힘을 자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무금융노조

[시사포커스 / 김은지 기자] 대신증권 노조가 PT대회와 관련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경영진 규탄대회’ 기자회견을 예정대로 진행했다.

25일 대신증권 노조는 “대신증권 경영진이 정부의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을 비웃기라도 하듯 법 시행 다음날인 지난 17일 사내 공문을 통해 상당수 직원들을 저성과자로 낙인찍어 명단을 공개하고 영업역량 강화를 위한 프레젠테이션(PT) 대회를 명목으로 직장 내 괴롭힘을 자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경영진은 금일 WM(자산관리) 사업단 주최로 ‘WM Active PT 대회’를 진행하겠다면서 지난 17일 전 직원에게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대해 대다수 직원들은 이번 행사가 ‘저성과자 괴롭히기’라고 즉각 반발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으나 경영진은 이번 ‘PT 대회’ 개최 목적으로 “고객 관리와 상품판매 우수 사례를 발굴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해 WM 영업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는 설명이다. 단, 공문에는 이번 대회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강제적 표현은 없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대상 직원 명단을 살펴보면 본사에서 영업점으로 발령받은 지 6개월 밖에 되지 않은 영업직원, 전략적 성과대상자 등 회사로부터 저성과자로 낙인찍힌 125명 직원들이었다는 게 노조 측의 설명이다.

대신증권지부는 이번 행사가 악질적인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17일 곧바로 경영진에게 대상자 선정 기준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하고 18일 행사 철회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직장 내 괴롭힘법에 해당한다고 보는 근거는 근로기준법 76조의2항을 통해 사용자로서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서 직원들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고 근무환경을 악화시킨 부분과 근로기준법 76조의3의 2항의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한 경우 지체 없이 그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는 부분이다.

추가적으로 경영진은 125명에 대한 괴롭힘을 넘어 전 직원에게까지 괴롭힘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를 밝힘으로써 피해 근로자 등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를 해서는 안 된다는 근로기준법 76조의3의 3항도 정면으로 위반했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대신증권지부 노조는 “이번 대회를 즉각 철회할 것을 다시 한 번 요구하며 만약 경영진이 이번 행사를 철회하지 않고 강행한다면 지부는 민주노총 법률원, 사무금융노조와 함께 법적 조치를 포함한 강력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대신증권 경영진은 ‘증권업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위반 1호 사업장’이라는 불명예로 브랜드 가치를 스스로 훼손하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노조의 한 관계자는 “지난 17일 처음에는 125명 대상으로만 하겠다는 공지를 이미 사측에서 돌린 바 있다”면서 “논란이 되자 전 직원으로 말을 바꾼 것이며 명확한 공문 자료가 있어 이 부분은 명백하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들도 논란이 되는 걸 인지하고 전 직원으로 바꾼 것인 만큼 직장 내 괴롭힘 가능성의 여지를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신증권 관계자는 “노조는 일부 저성과자들만 참여대상이라고 주장하지만 사실 실적 좋은 직원들도 포함돼있으며, 이번의 경우 전 직원 대상이나 한꺼번에 실시하기 어려워 나눠서 진행되는 것”이라며 “7월에서 10월까지 매달 3~4일에 걸쳐 각 본부별로 2~30명씩 125명이 발표해 약 423명의 전 직원이 모두 대회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직장인 괴롭힘법에 저촉되려면 업무와 관련성이 낮고 모욕감을 느끼는 등의 요건에 해당해야 하지만 금번 PT대회는 상품 관련 PT로 업무관련성이 높고 최근 증권사의 패러다임이 주식중개에서 자산관리(WM) 컨설팅 쪽으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PT능력이 중요해진 흐름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패러다임 전환이 오히려 직장 내 괴롭힘법과 무슨 상관인건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