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파문 이후 조현아·사법처리 임박
20년 지난 조원태 사장 ‘부정편입’ 현장조사
조양호 회장, 사태 수습위해 결단 가능성 주목

조양호 회장, 조원태 사장,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조현아 전 부사장, 조현민 전 전무[사진 / 시사포커스 DB]
조양호 회장, 조원태 사장,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조현아 전 부사장, 조현민 전 전무[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한진家를 향한 당국의 수사가 속도를 내며 이명희 전 이사장의 사법처리가 임박한 상황에서 조양호 회장이 중대 결단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조현민 전 전무의 ‘물벼락 갑질’의 나비효과가 한진가를 덮치면서 수사당국의 전방위 압박과 나빠질 대로 나빠진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경영권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조양호 회장 일가는 최대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조양호 회장 두 자녀인 조현아와 조현민은 현재 모든 직책을 내려놓은 상황이다. 또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도 이사장직에서 물러났다.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은 2011년부터 최근까지 피해자 11명에게 24차례 폭언·폭행한 혐의로 4일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려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이 전 이사장이 받는 혐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특수상해, 상해, 특수폭행, 상습폭행, 업무방해, 모욕 등 7가지에 달한다. 오늘 영장실질심사 여부에 따라 이 전 이사장의 구속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한진가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전 이사장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만약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 할 경우 한진가에서 첫 구속자가 나오며 재벌 총수 부인 가운데 경영 비리나 재산 범죄가 아닌 직원을 때려 구속되는 첫 사례가 된다.

조 전 부사장도 이날 해외에서 구매한 뒤 국내로 가져온 개인 물품에 대한 관세를 내지 않은 혐의로 세관 앞 포토라인에 섰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지난달 24일 필리핀 국적의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의혹으로 출입국 당국에 소환돼 포토라인에 선 바 있다. 2014년 땅콩회황 사건까지 무려 3번째다.

조 전 부사장과 이 전 이사장 수사가 일단락되면 조현민 전 전무에 대해서도 밀수 혐의로 조사가 이어질 전망이다.

아들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역시 압박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20년 전 인하대 부정 편입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가 이틀 동안 5명으로 구성된 조사반을 인하대에 파견해 편입학 운영실태를 조사에 나서면서 조사 결과에 따라 수사당국의 조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 사장은 미국의 2년제 대학을 다니다 1998년 3월 인하대에 3학년으로 편입했다. 당시 조 사장은 학점 미달로 편입학 대상이 아니었음에도 편입이 이뤄졌다. 이로 인해 인하대교수회가 교육부에 고발했고, 교육부 조사로 부정입학 사건이 드러났다. 당시 교육부의 조사로 조 사장 편입학 관련자들을 징계하도록 대학측에 요구했고, 학교측은 편입학 관련 서류 처리를 맡았던 교직원만 징계했다. 조 사장은 아무 문제없이 학교를 졸업했다. 그러면서 사건은 일단락 됐는데 20년 지난 지금 교육부가 다시 이 문제를 들춰 조사에 나서면서 긴장는 모습이 역력하다.

조 사장은 조 회장을 이어 향후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이어갈 후계자로 낙점한 상황에서 조 사장마저 잘못될 경우 그룹 승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때문에 조 사장이 대한항공에서 물러나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조 회장이 조만간 결단을 내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때문에 일각에선 조양호 회장이 모든 책임을 지고 회장직을 내려놓는 모습으로 사태 수습에 나설 수 있다는 추측도 제기된다.

한편, 재계서는 한진가 사태를 바라보며 착잡한 심정을 넘어 한진그룹 사태 불똥이 재계 전체로 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들어 재계를 향해 지배구조 개편 압박이나 전 방위적인 조사 나 수사에 나서고 있어 숨을 죽이고 있다”며 “한진그룹 사태로 인해 그룹의 경영권마저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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