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 이유로 사의 밝혀…일각에선 해외순방 배제 등 심리적 압박 작용

18일 권오준 회장(사진)은 이날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리는 임시 이사회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한 사의 의사를 전달하고 이사회는 이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포스코
18일 권오준 회장(사진)은 이날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리는 임시 이사회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한 사의 의사를 전달하고 이사회는 이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포스코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돌연 사임 의사를 밝히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장이 교체되는 포스코의 흑역사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포스코는 18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권오준 회장의 거취를 결하는데 현 상황에선 권 회장의 사임 의사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포스코 안팎의 관측이다.

권오준 회장은 이날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리는 임시 이사회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한 사의 의사를 전달하고 이사회는 이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권 회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이사회는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권 회장이 사퇴 의사 의지가 확고한 만큼 이사진들의 의견 청취는 요식행위에 불과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권 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회장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이유로 사퇴 의사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퇴 의사를 굳힌 이유로 현 정부 들어 코드가 맞지 않고 대통령 해외순방 경제사절단에 번번이 이름이 누락되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것도 작용한 것이란 분석이다. 무엇보다 황창규 KT 회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으며 ‘퇴진설’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도 권 회장에게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권오준 회장은 2014년 3월 제8대 회장으로 선임돼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했다. 잔여 임기가 2년가량 남은 상태로 임기를 채우는데 의지를 드러냈다. 권 회장은 포스코 회장 취임 이후 방만했던 포스코의 체질개선에 나서며 최대 실적을 내는 등 괄목할만한 경영성과를 내며 연임에 성공했다. 회장 기간 포스코의 주가는 60%나 급등했고, 3년 만에 매출 60조원대 복귀와 영업이익은 2011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권 회장은 포스코 50주년 기념행사에서 향후 50년 비전을 제시하며 신사업으로 리튬 소재 등 바이오 산업 육성 계획을 밝히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권 회장이 사퇴 하게 되면 정권이 바뀌면 수장이 교체되는 흑역사가 또 반복되게 된다. 앞서 정준양 전 회장은 MB정권 시절인 2009년 1월 취임해 2012년 연임에 성공했지만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며 임기를 1년 4개월 남겨두고 2014년 3월 사임했다.

권 회장 역시 박근혜 정부 당시 회장에 취임한 터라 정권이 교체된 마당에 더 이상 자리에 버티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이 때문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린 상황에서 명예롭게 자리에서 물러나는 ‘용퇴’를 결정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