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삼성SDI, 유예기간 4개월 앞서 삼성물산 전량 매각
삼성물산, 삼성전자·금융계열사 지분 정리 앞둬

삼성그룹 지배구조 (2017년 말 기준) @ KB증권
삼성그룹 지배구조 (2017년 말 기준) @ KB증권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공정위 명령에 따라 삼성SDI가 주요 순환출자 고리 중 하나인 삼성물산 지분 2.11%를 전량 매각했다. 공정위가 제시한 유예기간 8월 26일보다 4개월가량 앞선 시점이다. 삼성그룹의 7개 순환출자 고리 7개 중 3개가 해소되면서 4개만 남게 됐다.

삼성SDI는 11일 삼성물산 주식 404만2785주를 5599억원에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전날 삼성SDI는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전량을 블록딜로 매각했다. 주당 거래가격은 13만8500원으로 전일 삼성물산 종가보다 3.8% 할인된 액수다.

삼성SDI는 매각대금을 투자재원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삼성SDI 입장에서는 5600억원의 투자현금을 확보할 수 있어, 전기차 개발 모델 확대로 배터리 업체 선정에 적극적인 수주확보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소형, 중대형전지(EV향)의 생산능력 증대에 활용할 전망이다.

삼성물산 등 계열사들은 주가 상승 기회를 맞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복귀가 임박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에 집중된 지배력으로 발생할 수 있는 오너리스크의 해소라는 해석이다.

삼성물산의 지배구조 문제 해소를 위해서는 여전히 삼성전기(2.61%)와 삼성화재(1.38%)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해소가 남았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이 잔여 순환출자를 해소하기 위해선 삼성물산 지분해소가 남았다”며 “삼성전기와 삼성SDI는 삼성물산 지분 해소로 투자 재원과 배당을 위한 현금확보 투자포인트가 유효하다”고 내다봤다.

또 삼성물산의 삼성전자 지분 4.7% 인수 여부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삼성물산이 지주비율을 관리하기 위해 별도 제무제표상 종속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3.44%(현 시가 14조원)을 매각한다는 가설도 나오고 있다.

또 삼성전자 자사주 소각이 진행되면 삼성그룹의 금융계열사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율이 10.43%로 높아져, 금산분리에 따라 당장 초과분을 매각해야 한다. 보험업법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전체(상한선 3%)를 매각해야 한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전부 혹은 일부)을 삼성물산이 인수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인수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산을 매각하면서 그에 따른 차익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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