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가운데 3개 고리 끊어 4개만 남아
삼성전기·화재의 물산지분 4% 처분 이목 쏠릴 듯

삼성그룹이 지배구조 첫 신호탄으로 순환출자 핵심 고리 중 하나인 삼성SDI가 삼성물산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이재용 부회장 등 오너 일가와 계열사들이 지분 매입에 나설 가능성도 예상했지만 매입에 나서지 않았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삼성그룹이 지배구조 첫 신호탄으로 순환출자 핵심 고리 중 하나인 삼성SDI가 삼성물산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이재용 부회장 등 오너 일가와 계열사들이 지분 매입에 나설 가능성도 예상했지만 매입에 나서지 않았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삼성그룹이 지배구조 첫 신호탄으로 순환출자 핵심 고리 중 하나인 삼성SDI가 삼성물산 지분 전량을 매각한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 순환출자 고리 7개 가운데 4개만 남게 됐다.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끊기 위해 전기와 화재의 물산 지분 처분도 주목되고 있다.

삼성SDI는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삼성물산 보유주식 404만 주(지분 2.11%) 전량을 매각키로 결정했다고 10일 공시했다. 주당 거래가격은 13만8500원으로 규모만 5599억원에 달한다. 매각 대금은 사업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라는 게 삼성SDI의 설명이다.

삼성SDI가 삼성물산 주식 404만주 매각에 나선 것은 공정위가 기존 입장을 번복해서다. 앞서 공정위는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했던 지난 2015년 12월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삼성SDI에게 옛 제일모직 주식 총 904만 주 가운데 500만주만 처분하도록 지시했다. 그런데 공정위가 지난해 12월 “2년 전 삼성SDI의 삼성물산 500만주 매각 결정은 잘못됐다”며 기존 입장을 뒤집어 삼성물산 주식 404만주(2.1%) 추가 매각 명령을 내렸다.

이번 결정으로 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에서 다시 삼성생명으로 이어지는 삼성그룹 순환출자 고리 7개 중 3개가 끊어지면서 4개가 남게 됐다.

일각에선 이재용 부회장 등 오너 일가와 계열사들이 지분 매입에 나설 가능성도 예상했지만 매입에 나서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라 지분 매입에 나설 경우 괜한 구설수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는 최근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해소 계획 발표 등 정부와 시장의 지배구조 개편요구에 대한 재벌의 선제적 대응 분위기에 삼성그룹이 동참한 것이란 분석이다.

이 부회장 등 대주주 일가는 현재 30%가 넘는 삼성물산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그룹이 계열사의 7개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끊기 위해선 이번 결정 외에 삼성전기와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2.61%, 1.37%를 팔아야 한다. 공정위의 압박이 거세짐에 따라 삼성은 삼성전기와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도 다 판다는 계획이다. 이 지분을 다 팔아도 이 부회장을 비롯한 대주주 일가가 삼성물산 지배력에는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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