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검찰 수사선상의 기업들이 늘면서 박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곤욕 치렀던 기업들은 다시
긴장

포스코센터. 사진/포스코 제공
포스코센터. 사진/포스코 제공

 

[경북 / 김재원 기자] 포스코 권오준 회장이 최순실 관련과 이명박(MB) 정권의 자원외교 비리 의혹 등으로 퇴임해야 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포스코가 권 회장 체제 지키기에 들어가 향후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포스코는 최근 이사회와 주총 등에서 권 회장 측근들을 중용하는 등 권 회장 체제 굳히기에 들어갔다. 문제는 현 문재인 정부가 이같은 포스코의 권 회장 체제 굳히기를 그대로 놔 둘 것인지, 아니면 반전 드라마를 펼칠 것인지가 관건. 

포스코는 지난 9일 포스코센터에서 이사회를 열고 오인환, 장인화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오인환 사장은 권오준 회장, 최정우 사장과 함께 대표이사를 맡아왔는데 이번에 재선임됐다. 마케팅본부장, 철강사업본부장 등을 거쳐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했으며 철강사업을 총괄해 왔다. 권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다.  

장인화 사장은 이날 부사장에서 승진하면서 포스코켐텍 대표로 자리를 옮긴 최정우 사장 대신 포스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포스코 신사업관리실장, 기술투자본부장 등을 거쳐 지난해부터 철강생산본부장을 맡았다. 

또 포스코는 이날 이사회에 앞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전중선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새롭게 선임했다. 전 부사장은 포스코 경영전략실장, 포스코강판 사장 등을 거쳐 지난달 포스코 가치경영센터장에 선임됐다. 

특히, 권오준 회장은 주주총회에서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롭게 도약하는 해가 될 수 있도록 하자"며 "고수익 핵심사업 중심의 사업 재편, 그룹사 간 융복합사업 창출, 미래성장을 위한 신사업 추진에 지속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포스코는 이번 주총에서 권 회장 측근들을 중용, 전진배치시켜 권오준 체제를 대내외에 선포했으며 권 회장도 퇴임 없이 업무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 1월에는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이해 조기에 조직을 안정화하고 100년 기업으로서의 지속성장을 위해 조직전문성 및 솔루션마케팅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며 통상 2월초 시행하던 조직개편 및 임원 인사시기를 약 한 달여나 앞당겨 실시했다.

최순실 의혹과 관련해 권 회장 퇴임 논란이 일자 인사를 앞당겨 실시함으로써 권 회장의 회사 내부입장을 강화하고 조직내 권력 누수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 정부가 이같은 포스코와 권 회장의 체제 굳히기를 두고볼 것인가가 관전 포인트. 

문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후 미국과 동남아시아, 중국 등의 대규모 사절단에 권 회장을 포함시키지 않아 사실상 퇴임할 것을 간접시사한 것으로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 중국 국빈사절단에는 권 회장 대신 회사내 다른 대표가 참석했지만 적절한 대우도 받지 못해 포스코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비난이 일기도 했다.

이와 관련, 최근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르내리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곤욕을 치렀던 기업들은 긴장감을 놓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의 경우 검찰은 지난 1일 MB 형 이상은 다스 회장 소환 당시 포스코그룹이 사들인 도곡동 땅 실소유주에 대해서도 조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포스코건설(당시 포스코개발)은 1995년 이상은 회장과 이 전 대통령 처남인 고(故) 김재정씨 공동 명의로 된 도곡동 땅을 263억원에 매입했다. 그러나 매각대금이 이 회장이 아닌 이 전 대통령 아들 이시형 다스 전무에게 일부 흘러들어갔다는 의혹이 일면서 다스와 마찬가지로 이 전 대통령이 도곡동 땅 실소유주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시민단체 시민옴부즈맨공동체(상임대표 김형오)가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포스코 인사에 영향을 미친 의혹을 철저히 밝혀달라며 최씨와 권오준 포스코 회장 등 20여명을 서울중앙지검에 수사 의뢰했다.

또 일각에서는 포스코 등 자원외교와 연결된 기업들을 검찰이 수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조사가 시작되면 정치권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가장 주목을 끄는 대목은 해외자원개발사업 명목으로 소비된 혈세와 더불어 당시 권력실세들의 해외비자금 조성여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포스코는 포항제철소가 있는 경북 포항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별도로 서울에 포스코센터를 건립해 권 회장 등 주요 임원들이 상주하고 있어 지역주민들로부터 “포항 본사는 이름 뿐”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