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판결 뒤집혀, 당장 복귀보다 사업 구상 몰두할 듯
삼성, 총수 부재 해소…1년 만에 자유의 몸 돼

▲ 5일 이재용 부회장 항소심 선고 재판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면서 구속 1년 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다만 이 부회장이 곧바로 경영일선에 복귀하기보다 2선에서 지휘하며 향후 경영복귀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 항소심에서 징역 2년6월 집행유예 4년 선고를 받아 석방되면서 삼성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다만 이 부회장이 곧바로 경영일선에 복귀하기보다 2선에서 지휘하며 향후 경영복귀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이재용 부회장 항소심 선고 재판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면서 구속 1년 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지난해 2월 이재용 부회장 구속으로 시작된 ‘총수 부재’ 사태는 같은 해 8월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이후 ‘옥중 경영’이 장기화 되면서 삼성의 미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해외를 비롯해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총수 부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지속되는 것은 글로벌 IT기업들이 AI, loT, 자율주행 등 미래 먹거리에 인수합병 및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은 미 전장기업 하만 인수 이후 이렇다 할 조짐이 없었기 때문이다. 국가 경제에 미치는 삼성의 영향을 감안할 때 이 부회장 장기간 공백으로 인한 잠재적 부작용도 우려된 상황이었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 부재 속에서도 최대실적을 냈지만 반도체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이후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을 추진하려면 그룹 총수의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한데 옥중경영으로 인한 의사결정에 한계가 있다. 해외 출장 등 글로벌 기업 CEO와의 네트워크 교류도 단절되면서 삼성전자 내부에선 이 부회장의 공백 장기화로 인한 우려감이 지난해부터 줄곧 이어져 왔다.

삼성의 대외 얼굴 역할을 하고 있는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9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부재를 ‘선단장 없는 선단’에 비유하며 “일개 배의 선장은 내가 맡고 있는 부문은 가능해도, 전체 사업구조 재편이나 M&A(인수합병)는 할 수 없다”고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올해 1월 ‘2018년 경제계 신년인사회’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무리 경기가 좋아도 경영에는 쉬운 것이 있겠나”라며 이 부회장의 장기간 공백을 돌려 말했다.

이번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유죄선고를 받을 경우 장기간 ‘옥중 경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집행유예 판결이 내려지자 삼성의 경영 불확실성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란 게 재계의 관측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재판부의 판단은 묵시적 청탁에 대해 합리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본다”며 “이 부회장이 당장 경영일선에 복귀는 힘들지만 삼성의 경영 불확실성은 해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곧바로 경영복귀는 힘들 전망이다. 특검이 대법원에 상고할 경우 재판이 지속될 뿐만 아니라 곧바로 복귀할 경우 이 부회장 재판을 보는 국민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낼 수 있어서다.

이 부회장은 당분간 휴식을 취한 채 경영 현안을 살펴보고 올해 사업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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