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제약, 추락하는 주가…기업평가 ‘지배구조 부정적’
“영업이익 전년대비 17% 감소”…전환사채 영향
분식회계 손해배상, 경영권 논란 종지부?

▲ 경남제약 경영권 분쟁에 따라 주주가치가 훼손됐다는 평가다. 분식회계 판결을 받았던 이희철 전 대표는 경남제약의 소송 전에 보유지분을 미명의 회사에 넘겼고, 주가는 곤두박질 치고 있다. 신용평가회사들은 경영권의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부채까지 늘어나, 주력인 비타민 시장에서 이익을 내지 못할 경우 경남제약의 향후 전망이 어두울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 경남제약 홈페이지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경남제약 경영권 분쟁에 따라 주주가치가 훼손됐다는 평가다. 분식회계 판결을 받았던 이희철 전 대표는 경남제약의 본격 소송제기 시점에 보유지분을 정체불명의 회사에 넘겼고, 같은 날부터 경남제약 주가는 곤두박질 치고 있다. 신용평가회사들은 경영권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부채까지 늘어나, 주력인 비타민 시장에서 이익을 내지 못할 경우 경남제약의 향후 전망이 어두울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 경남제약, 추락하는 주가…기업평가사, ‘지배구조 부정적 평가’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경남기업의 22일 오후 5시 현재 1만800원이며, 지난 10일(1만3250원)에 비해 22.7% 떨어졌다. 12일 연속 하락세다. 근본적인 이유는 경남제약의 지배구조 불안이다.
 
이날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경남기업이 경영권 분쟁으로 실적 및 재무구조의 불확실성이 높은 수준”이라며 “이지앤홀딩스, 텔로미어와 관련된 사항은 아직 평가에 반영되지 않았으며 자칫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경남제약의 지분양수도 계약상황이 현재 주 모니터링 대상이다.
 
지난 11일 이희철 전 대표는 사실상 경영권을 내려놓는다며 이지앤홀딩스, 텔로미어라는 회사로 자신의 경남제약 전 지분 20.84%를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이지앤홀딩스는 등기소에 등록된 법인등기가 없고, 텔로미어는 지난해 9월 자본금 1억원으로 설립됐다. 경남제약은 다음 달 23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현재 이 전 회장의 딸 이재영(24)씨가 사내이사 선임을 앞두고 있다. 이외 사내이사직은 이전 경남제약 임원들로 교체될 예정이다.
 
◆ 하나금투, “경남제약 영업이익 전년대비 17% 감소”…전환사채 영향
 
경남제약은 지난 18일 첫 신용평가에서 투기등급(BB-)판정을 받았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공동으로 경남제약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신용등급을 각각 ‘BB-'(안정적)으로 평가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경남제약 올해 4분기 112억원(전년대비 1.8%), 영업이익 12억원(전년대비 1.6%)의 실적을 냈다. 하지만 작년 일년 매출은 406억원으로 전년(398억원)에 비해 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4억원으로 전년(53억원)대비 17%나 감소했다.
 
경남제약은 절반에 가까운 판매비중을 차지하는 레모나 등 비타민군에서 2017년 전체매출은 전년대비 5.1% 감소했다. 중국 관광객 감소에 따라 3분기 매출이 전년대비 -16.3%나 감소했고, 4분기 실적은 기대했던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다. 2016년 동기대비 1.3% 증가하는데 그쳤다.
 
▲ 경남기업이 신용등급 평가가 투기등급 BB-가 나왔다. 매출,영업이익률이 감소추세며, 부채비율이 다시 높아졌다. ⓒ 한국기업평가

김두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레모나 제품(레모나, 레모비타씨정)은 작년 11월 중국 시약청 승인 후 유통처 모색을 진행 중”이라며 “올해 판매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레모나 제품의 광고 재개에 따른 판관비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모 신용평가 관계자는 "경남제약이 비중이 치우쳐진 비타민 군에서 뚜렷한 실적 회복을 보지 못하면, 재무상 리스크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남제약이 작년 이 같은 실적으로 나타낸 또 하나의 이유는 전환사채 유입자금 중 일부가 주식 전환권을 이유로 파생상품부채로 평가되면서 부채비율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발행한 전환사채(CB) 100억 중 11월 기준 28억9000만원의 평가 손실이 반영되며 4년 만에 부채비율이 늘어났다. 
 
경남제약은 최근 자금조달확충 방안으로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 분식회계 손해배상, 경영권 논란 종지부?…회사 정체 밝혀야
 

이희철 전 대표는 회사를 키우는 과정에서 분식회계 혐의로 최근 손해배상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다. 경남제약 입장에서는 최근 이를 경영권 분쟁 중 하나의 압박 수단으로 작용했다는 설명도 나온다.
 
과거 이희철 전 대표는 경남제약(화성바이오팜) 2008년 재무제표 작성함에 있어 허위매출을 공시하면서 법원은 분식회계 혐의로 2014년 11월 7일 벌금 판결을 내렸고 당시 경남제약은 이 사안에 대해 재차 문제제기를 하겠다고 밝힌 바, 이희철 전 대표에게 2017년 9월 25일 약 16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추가로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12월 14일 이 전 대표에 50억원 예탁유가증권 가압류를 판결했다.
 
이어 지난 10일 경남제약은 이희철 외 2인에게 3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면서, 경남제약의 경영권 이전이 가시화됐다. 다음날 이 전 대표는 지분매각 의사를 내놨다. 결국 이희철 전 대표는 지난 11일 보유지분 전량(20.84%)을 이지앤홀딩스, 텔로미어에 매각하는 양수도계약을 250억원에 맺었다. 

 
▲ 이희철 전 경남제약 회장 ⓒ 경남제약
경영권 논란의 여파로 ‘듣도보도 못한’ 회사가 지분을 매입하기로 하면서 경남제약이 신용도에 추가적인 타격이 나올 전망이다. 깔끔하게 지분을 털어도 불안한 상황에서 두 회사의 정체가 밝혀지기 전까지 경남제약의 주주의 가치훼손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사내이사 선임을 앞둔 이재영 씨도 주인이 제 3자인 전혀 알려지지 않은 회사들이라고 직접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한국기업평가원 연구원은 “경남제약은 채무상환 리스크가 상장된 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 일차적인 판단”이라며 “사업기반 대비 재무부담이 높은 편이고 채무상환 리스크를 해소할 만한 재무구조 경감 방안에 대한 의구심이 하락평가에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지배구조의 불안정에 따른 경영위험을 지적했는데, 대표가 바뀌면서 새로운 경영진이 과연 안정된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 재차 판단하겠다”며 “지분을 매입하는 두 회사의 실체가 명확치 않은 것과 관련해 코스닥시장본부의 감식이 있겠으나 주주가치만 훼손될 수 있다는 문제는 크기 때문에 모니터링을 지속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경남제약 관계자는 “변경 예정인 최대주주 관련 정보를 파악 중이며 아직 구체적 입장을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남제약은 1993년 PCB(전자회로기판) 제조업체 설립됐으나 2007년 대주주가 변경된 이후 PCB 매각, 2010년 자회사 구 경남제약, 2011년 화성바이오팜을 각각 합병하며 상호를 현재 경남제약으로 변경했다. 코스닥 시장에는 2001년 상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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