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빅3, T1에서 적자 높은 임대료 탓
롯데免 철수 시 업계 순위 ‘지각변동’
18일 T1 오픈에 차별화 전략 고객 유치전

▲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 제1여객 터미널점에서 지난해 1조1000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높은 임대료 탓에 2000억원 가량의 적자를 냈다. 임대료만 5800억원에 달한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롯데 신라 신세계 '빅3' 면세점이 인천공항 면세점 외형 확대에 나서면서 업계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3년간 제1여객터미널 면세사업에서 적자를 내고 있어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8일 개항하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은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의 최첨단 친환경 건축물로, 대한항공과 미국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네덜란드 KLM 등 4개 항공사가 입주하며 연1,800만 명이 이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 신라, 신세계 면세점은 각각 단독입점 제품, 체험관 등 차별화로 손님 맞을 준비에 나선다. 연간 이용객이 18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여 이들 고객을 잡기 위한 ‘빅3’ 면세점들의 치열한 고객 유치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외에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임대료 감면 협상을 두고 롯데면세점과 인천국제공항공사 간 결렬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만약 롯데면세점이 철수에 나설 경우 누가 새로운 주인이 되느냐에 따라 업계 순위도 요동칠 수 있다. 올해 인천공항 면세점이 업계 최대 화두로 떠오르는 이유다.
 
◆롯데‧신라‧신세계, 인천공항 T1 면세점 적자에 허덕여
롯데, 신라, 신세계가 인천공항 면세점 외형 확대에 나서고는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빚 좋은 개살구’나 다름없다. 지난해 인천공항 면세점 매출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총 매출은 2016년보다 4.1% 증가한 21억달러(약 2조3313억원)를 기록했다. 매출 규모만 세계 1위 면세 사업장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면세점을 통해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는 있지만 롯데, 신라, 신세계는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1조1000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높은 임대료 탓에 2000억원 가량의 적자를 냈다. 임대료만 5800억원에 달한다. 신라와 신세계의 매출은 각각 7600억원, 2140억원으로 이들 기업의 임대료는 각각 2700억원, 832억원이다. 신라와 신세계도 높은 임대료 탓에 각각 600억원, 2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처럼 적자를 내고 있음에도 ‘울며 겨자 먹기’로 사업을 영위하는 데는 한해 이용객만 5천만명으로, 입점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다. 이를 통해 인지도가 높아지면 매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명품 브랜드 유치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들 빅3 면세점이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흑자전환에 나서려면 높은 임대료를 낮춰야 하지만 공사측은 임대료 인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롯데면세점과의 임대료 협상에서도 높은 콧대를 유지하는 이유로 롯데가 철수를 하지 못할 거라는 확신이 있어서다.

롯데가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면세사업 철수를 단행할 경우 1조원에 달하는 매출이 날아갈뿐더러 업계 1위 지위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면세점 매출 점유율은 롯데 48%, 신라 28%이다. 롯데가 철수하고 신라가 그 자리를 대신할 경우 점유율 규모가 2~3% 이내로 좁혀지거나 역전당할 수 있다.
 
◆인천공항 T2면세점 롯데‧신라‧신세계 3色 전략
신라와 신세계가 롯데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3사는 제2여객터미널에서 차별화 전략으로 손님맞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오는 18일 개항하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이 개항하면서 롯데, 신라, 신세계 면세점은 각각 단독입점 제품, 체험관 등 차별화로 손님 맞을 준비에 나선다. ⓒ각사

우선 롯데면세점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점은 총 1407㎡(426평)규모로 주류‧담배‧식품 브랜드 등을 운영한다. 총 130여개 브랜드가 입점한 가운데 고급 주류․담배 브랜드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국내 면세점 업계 최초로 발렌타인, 로얄살루트, 헤네시, 조니워커, KT&G 릴, 필립모리스 아이코스 등 유명 6개 브랜드를 총 316㎡(96평)에서 매장마다 구획화 된 부티크 스타일로 프레임을 구성한 ‘플래그십’ 매장을 구성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럭셔리 주류, 담배 매장을 구현하기 위해 2만7천700달러 (약 3천만원 상당)의 헤네시 ‘에디션 파티큘리에’와 국내 최초로 판매되는 로얄살루트 ‘30년산 플라스크 에디션’을 단독 판매한다. 토산 식품 브랜드를 모은 이벤트 존인 ‘스위트(Sweets)’도 선보인다.

신라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화장품·향수 매장 오픈을 계기로 아시아 3대 국제공항 (인천국제공항 1∼2터미널, 싱가폴 창이공항 1∼4터미널,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에서 화장품·향수 매장을 동시에 운영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화장품·향수 사업자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다.

신라면세점은 2,105㎡의 규모로 화장품·향수 매장을 통해 110여개 브랜드를 선보인다. 특히, 샤넬, 디올, 랑콤, 에스티로더, SK-Ⅱ, 설화수 등 플래그십 매장을 선보이며, 기존 공항 내 브랜드별 매장 대비 약 3배 규모로 대폭 확대했다.

무엇보다 화장품·향수 매장을 체험형 매장으로 구성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예를 들면 'Digital Beauty Bar'의 경우, 첨단 ICT 기술이 접목된 차별화된 고객 체험 공간으로 대형 LED 스크린과 Interactive 키오스크를 통해 매장과 상품, 브랜드 소개 뿐 아니라 고객 참여형 이벤트, 상품 추천 서비스, 메이크업 제품 가상 체험 등이 이뤄진다.

신세계면세점 인천공항 2터미널점은 약 4,300㎡ 규모로 럭셔리 패션 브랜드부터 명품 시계 • 주얼리, 잡화 등 170여개의 유명 브랜드를 선보인다. 신세계는 인천공항 2터미널점을 하이 패션 거리로 만든다는 차별화 전략을 내세웠다.  

2터미널 중심부에 럭셔리 패션 브랜드를 전진 배치하고, 샤넬과 구찌는 매장 전면에 가로 17.1m, 세로 13.4m 크기의 대형 파사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외에 출장이 잦은 비즈니스맨을 위해 남성 잡화 매장을 강화했다 제 1터미널 라인 프렌즈, 뽀로로 매장보다 3배 이상 넓은 약 300㎡의 공간에 라인 프렌즈, 카카오 프렌즈, 뽀로로 3대 캐릭터 뿐만 아니라 여행용품, 소형 가전까지 다양한 상품을 마련해 어린이와 어른 모두 공항 체류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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