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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국회 문턱 넘은 내년 예산안, 각 당별 손익계산서는?민주당 ‘한시름 놔’…국민의당 ‘존재감 과시’…한국당 ‘무기력’
김민규 기자  |  sisafocus01@sisa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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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06  18:35:38
   
▲ [시사포커스 오훈 기자] 5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새해 예산안과 부수 법안들을 처리될 예정이었는데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불참해 한동안 정회됐다.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지난 5일 오전 팽팽한 줄다리기 협상 끝에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사이에 예상외로 잠정 합의문을 내놓나 싶더니 제1야당 내부에서 합의 결과에 대한 불만이 폭발해 본회의 개회가 연기되다가 결국 국회의장의 처리 강행으로 여야 갈등은 절정에 달한 끝에 마침내 차수변경까지 된 6일 새벽에야 2018년도 예산안은 국회에서 통과됐다.
 
공무원 증원, 최저임금 인상 등 몇몇 쟁점을 놓고 그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내년도 정부 예산안과 관련해 전날 국회 본회의 처리과정을 중심으로 각 당별 희비가 어떻게 엇갈렸는지 마지막으로 결산해본다.
 
◆ 더불어민주당, 만족은 못해도 어느 정도 목표는 달성

 
일단 여당인 민주당에선 가장 큰 쟁점이었던 공무원 증원규모에 있어 정부안보다는 일정부분 줄어든 부분이 있지만 적어도 연평균 공무원 충원 규모 이상으로는 유지했다는 점에서 하한선은 지킨 셈이 됐다.
 
당초 정부안인 1만2221명에서 어느 정도 양보한 1만 500명을 주장했었던 여당은 최소한 7천~9천명 선으로 내릴 것을 요구하는 야당의 요구에 맞서다가 국민의당을 설득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상징적 의미가 있는 1만명 아래로 내린 9500명을 제시했는데, 여기서 김동철 원내대표가 반올림하면 만명이 된다고 거듭 축소할 것을 요구해 결국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그 중간 값인 9475명 선으로 중재했다.
 
이렇게 간신히 내놓은 잠정 합의안조차 한국당이 본회의 개회 당일에 의견수렴을 위해 의원총회를 연 이후 반대한다는 기조가 굳어지면서 자칫 처리하지 못하게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는데, 이 때문에 정오경에 잠깐 열렸다가 한국당 의총을 기다리느라 오후 9시로 연기했던 본회의마저 개회시간을 넘기게 되자 9시 51분경 정세균 국회의장이 본회의 속개를 선언하고 한국당 의원들 없이 속개해 먼저 법인세법 일부개정안을 일사천리로 처리했다.
 
법인세법 일부개정안은 과세표준 300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하고 세율을 기존 22%보다 3% 높은 25%로 상향조정한 이른바 ‘부자증세 법안’인데, 본래 정부여당 측에서 제시했던 ‘2000억원 초과’안보다는 일부 후퇴한 부분이 있지만 최고세율 25%는 고수해 당초 초대기업 증세라는 취지는 살려냈다.
 
특히 예산안에 앞서 처리된 법인세법 일부개정안은 보이콧한 한국당을 제외한 재석의원 177명 중 찬성 133명, 반대 33명, 기권 11명으로 국회를 통과했는데, 예상보다 많은 반대표가 나와 여당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특히 바른정당 11명은 물론 정의당에서도 반대표가 나온 데다 법인세법 처리에 합의했던 국민의당에서조차 여당의 예상과 달리 반대 21표, 기권 5표 등 찬성한 의원이 절반에도 못 미쳤기에 만일 한국당 의원들이 100명 정도만 참석했다면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이 통과요건인 만큼 자칫 부결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 [시사포커스 오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 등 각당 수뇌부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심지어 국민의당에선 여당과의 협상 상대로 나온 김동철 원내대표까지 법인세법 일부개정안에 반대표를 던져 뒤이어 처리할 소득세법과 내년도 정부 예산안 등을 처리하는 데 있어서도 여당에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다만 여당으로선 불행 중 다행인지 본회의 속개 소식을 들은 한국당 의원들이 이미 법인세법 개정안은 처리되고 난 뒤 소득세법 개정안을 상정하던 도중에야 본회의장에 입장해 한숨 돌릴 수 있었다.
 
◆ 한국당, 사후약방문격 항의 ‘별무소득’…협상전략도 부재
 
뒤늦게 본회의장에 찾아온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와 권성동, 장제원 의원은 ‘야당이 의총으로 불참한 상황에서 본회의를 진행한 전례는 없었다’면서 정 의장에게 강하게 항의하고 정회를 요구했으나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소득세법 일부 개정안 표결까지 진행됐다.
 
소득세법 일부 개정안은 아예 과표 3억~5억원에 40%, 5억원 초과에 42%로 2%씩 올리고, 분양권 전매와 다주택 세대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가 포함된 정부안 그대로 관철시킨 채 재석 178명 중 찬성 160명, 반대 15명, 기권 3명으로 법인세법 개정안보다 한층 수월하게 가결됐는데, 속속 입장한 한국당 의원들 60여명이 ‘정세균 사퇴’ 구호를 외치며 정상적인 의사진행을 방해하자 결국 30분간 정회가 선포됐다.
 
하지만 어떻게든 이날 중으로 예산안까지 모두 처리하려는 정 의장의 강한 의지로 11시 5분경 다시 본회의가 속개되자 한국당 의원들은 표결에 앞서 진행되는 찬반토론(필리버스터)에서 반대 이유를 역설했으나 차수변경을 해서라도 예산안을 처리하려 하는 정 의장의 뜻을 꺾지는 못해 결국 다시금 표결에 불참하는 형태로 항의만 한 채 퇴장했다.
 
이로써 재석 178명 중 찬성 160명, 반대 15명, 기권 4명으로 428조8339억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은 천신만고 끝에 가결됐는데, 144조 7000억원으로 사실상 이번 예산의 3분의 1이나 차지하는 복지예산은 비록 정부원안보다는 1조5천억원이 줄어들었지만 내년 예산이 복지 개선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기초연금이 이전보다 늘어난 것은 물론 아동수당 7천억원도 내년부터 새로 지급되게 되었고 한국당에서 일회성으로 제한하자던 일자리안정자금(최저임금인상분 보전)도 정부에서 제시한 2조9700억원 수준을 그대로 유지한 채 향후 지원 가능성까지 열어둬 그 어느 곳에서도 제1야당의 입장은 거의 반영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번 예산안 처리 사안에 있어 한국당은 본회의에 불참하는 전략적 오판을 한 데 이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한 국민의당과 달리 얻은 것도 하나 없기에 무력감만 여실히 드러낸 ‘완패’란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참담했던 건 이번 예산안 협상에선 의제를 줄곧 여당이 제시하며 주도권을 쥔 반면 제1야당인 한국당에선 정부가 내놓은 예산안 관련 쟁점만을 놓고 다퉜을 뿐 협상카드로 내놓을 만한 별개의 의제가 없어 내내 끌려 다니는 인상만 주었다는 점이다.
 
이런 무력감 때문인지 한국당 협상대표로 나섰던 정우택 원내대표는 예산안이 처리된 이후인 6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본래 ‘잠정합의문’을 ‘최종 합의문’인양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언론플레이 했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정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이 개헌안 및 선거제도 개편, 지방자치법 처리, 공수처법 처리 등에 있어 민주당과 이면합의하는 대가로 예산안 처리에 힘을 보태 준 것 아니냐며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 데 그치지 않고 아예 ‘야합’으로 규정했다.
 
   
▲ [시사포커스 / 오훈 기자] 홍준표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국민의당이 위장야당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야당행세를 하지만 사실상 여당과 똑같은 생각으로 협력을 하고 있는데 야당인 척 하면서 뒷거래로 지역예산을 챙기고 막판에 여당과 같은 편이 되어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이 뿐 아니라 홍준표 대표도 같은 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국민의당을 겨냥 “야당인 척하면서 지역 예산을 챙기고 막판에 가서는 여당과 같은 편이 돼 예산안을 통과시켰다”며 “이렇게 위장 야당을 하다가 막판에 여당 행세를 할 바에는 차라리 합당하고 국민 앞에 당당히 나서는 게 옳지 않겠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 국민의당, 거대 양당 사이 ‘캐스팅 보트’ 역할로 실리 챙겨

 
이렇듯 한국당 지도부에선 내년 예산안을 놓고 여당과 벌인 일전에서 패배하게 된 책임을 모두 국민의당 탓으로 돌리는 가운데 국민의당에선 모처럼 거대 양당 사이에서 캐스팅 보트로 분명한 존재감을 드러낸 데 대해 고무된 분위기다.
 
국민의당에선 홍 대표의 ‘위장야당’ 발언에 맞서 같은 날 논평을 통해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며 “위장 야당 발언에 사과하라. 궁색한 막말 남탓 그만하고 정신차리기 바란다”고 응수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국민의당은 “자당 원내대표가 합의한 안에 대해서도 언제 그랬냐는 듯 뒤집는 당에게 ‘이게 당이냐’고 묻고 싶다. 무책임하고 무능한 제1야당”이라며 한국당과 달리 국민의당은 공무원 증원도 2746명 증원을 막아내고 일자리 안정자금 직접지원에도 적극 문제를 제기해 2019년부터 근로장려세제와 사회보험료 지급 연계 등의 합리적 대안을 반영했다면서 분명하게 차별화됐음을 강조했다.
 
흥미로운 건 정부 예산안은 국회에서 대체로 원안보다 삭감되기 일쑤지만 이번 예산안 중 사회간접자본 부문은 오히려 정부안보다 1300억원이 증액된 1조 9000억원 규모로 통과됐다는 점인데, 정부에선 SOC 예산 삭감을 천명했으나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국회에서 증액시킨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주목되는 건 대폭 삭감됐던 호남KTX 2단계 사업 등 광주·전남·전북 지역의 대형 SOC 사업비가 다시 늘어났다는 부분인데 이 지역을 지지 기반으로 두고 있는 국민의당으로부터 예산안 처리 협조를 받아내기 위해 여당에서 이들의 요구를 상당부분 수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이번에 여당의 예산안 처리에 협조한 대신 그동안 연대·통합을 논의한 바 있던 바른정당과는 거리가 멀어지게 돼 이 같은 ‘줄타기’가 정계개편 가능성에 암운을 드리우게 하는 건 아닌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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