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붕괴 이유 신세계 복합쇼핑몰 건립 연기 등 곳곳 ‘암초’

▲ 복합쇼핑몰 영업 및 입지 제한,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특별법 제정 등 골목상권 보호에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복합쇼핑몰을 추진 중인 신세계그룹이 가장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문재인 정부 재벌개혁 1순위로 신세계그룹이 손꼽히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기업 정책 주요 공약을 살펴보면 범정부 차원의 ‘을지로위원회’를 구성해 재벌 갑질 횡포 조사 및 수사를 강화해 엄벌하고, 복합쇼핑몰 영업 및 입지 제한,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특별법 제정 등 골목상권 보호에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복합쇼핑몰을 추진 중인 신세계그룹이 가장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다. 

◆을지로위원회 입김…숨막히는 신세계
실제 문재인 대통령은 경선 당시 지난달 21일 인천 부평역 유세에서 “부천 신세계 종합쇼핑몰 입점 계획은 지역 중소상인들의 큰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상생협력방안을 입법해 제도화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을질위원회가 지난 3월 부천 신세계복합쇼핑몰 건립 반대 기자회견(사진, 상)을 열었다. 광주 신세계복합쇼핑몰 조감도(사진, 하) ⓒ을지로위원회, 광주신세계

그간 재벌들의 골목상권 침해가 심각한 상황인점을 판단해 따른 발언으로 재벌보단 골목상권을 우선시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서 문 대통령 기업 정책 주요 공약에는 이처럼 소상공인 보호에 초점이 맞춰졌다. 때문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지역상권에 들어가려는 유통업계 기업들이다.

특히 신세계는 현재 지역상인들과 힘겨루기를 하다 복합쇼핑몰 건립 계획을 연기한 부천 신세계복합쇼핑몰 외에도 광주 신세계 복합쇼핑몰 건립도 난항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입김이 무엇보다 세지면서 신세계그룹의 복합쇼핑몰 건립 추진은 벽에 부딪힐 가능성이 그 여느 때보다 높아졌다. 

일단 신세계그룹의 복합쇼핑몰 건립 반대에 을지로위원회는 단호한 입장이다. 을지로위원회 관계자는 1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영상문화단지 내 2020년 완공 예정인 신세계백화점 건립은 말만 백화점이지 사실상 복합쇼핑몰과 같다”며 “지역상인과 상생협력에 대해서도 어떤 대화도 시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신세계는 2015년 6월 부천영상문화단지 내 복합개발사업자 공모에 참여, 그 해 9월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얻고 ‘스타필드 부천’을 세우기로 했지만 지역상권을 초토화 한다는 부평지역 상인들의 반대가 거세지며 여론이 악화되자 백화점만 입점한다는 계획을 변경하고 부천시와 협약을 맺은 바 있다. 이마저도 지역상인들의 반발이 지속되면서 급기야 백화점부지 매매계약 체결을 연기했다.

을지로위원회는 백화점을 가장한 복합쇼핑몰 입점 ‘꼼수’로 보고 지속적인 반대를 외치고 있다. 규모가 큰 백화점이 들어서면 지역상권이 붕괴돼 자영업자들의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게 이유다. 실제 백화점이 들어와 일자리가 창출되더라도 질 나쁜 일자리와 비정규직만 양산한다는 주장이다. 

◆광주 신세계복합쇼핑몰 난항…정용진 경영승계 영향?
▲ 복합쇼핑몰 건립이 좌초될 경우 기업가치 하락으로 인해 경영 승계의 안전핀이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광주 신세계 복합쇼핑몰 건립은 정 부회장에겐 중요한 숙제다. 사진은 스타필드 하남 오픈식에 참석한 정용진 부회장. ⓒ신세계

광주 신세계 복합쇼핑몰 건립 여부도 난항이 예상된다. 신세계 복합쇼핑몰이 추진돼 완공되면 1조30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9000여 명의 직·간접 고용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민의당의 경우 일자리창출을 위해 광주 신세계 복합쇼핑몰 건립에 찬성한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부천 복합쇼핑몰과 마찬가지로 골목상권 붕괴로 중소자영업자의 몰락 우려에 지역상인과 을지로위원회는 건립 반대를 외치고 있다. 광주 신세계 복합쇼핑몰 사업은 중단상태다.

신세계는 2015년 5월11일 광주시와 ‘지역 친화형 랜드마크 복합시설’을 개발하는 투자협약(MOU)을 맺고 사업을 추진했었다. 하지만 지역상인들이 골목상권 침해라고 반발하고, 민주당 차원에서 공식적인 건립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당초 계획한 면적을 40% 축소하겠다고 했지만 발목이 묶인 상태다.

광주 신세계 복합쇼핑몰 건립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경영 승계 과정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 어떻게든 추진해야 하는 사업이다.

신세계 복합쇼핑몰을 추진하는 광주신세계는 그룹에서 차지하는 실적은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정용진 부회장의 경영승계에 있어 광주신세계는 실탄 창고로 여겨지고 있어 핵심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광주신세계 지분 구조를 보면 정 부회장이 52.08%로 최대주주다. 신세계가 10.42%, 피델리티 6.08%, 소액주주 14.16%로 이뤄지고 있다. 때문에 광주신세계가 정 부회장의 실탄 창고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선 성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에 하나 복합쇼핑몰 건립이 좌초될 경우 기업가치 하락으로 인해 경영 승계의 안전핀이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광주 신세계 복합쇼핑몰 건립은 정 부회장에겐 중요한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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