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단정지을 수 없는 우리네 인생사"

▲ 드라마 '당신은 너무합니다' 속 한 장면 캡쳐 / ⓒMBC
[시사포커스 / 이선기 기자] MBC 주말극 ‘당신은 너무합니다’가 화제 속에 첫 주 방송을 마친 가운데, 극중 구혜선이 엄정화에게 반복해서 내뱉은 말의 의미가 묘한 여운으로 기획의도를 곱씹게 하고 있어 주목된다. 

‘당신은 너무합니다’는 지난 첫주 방송에서 스타가수 유지나(엄정화)와 그녀의 모창가수 정해당(구혜선)의 인생이 얽히고설키게 되는 과정을 스피디하게 풀어낸 가운데, 유지나를 향해 거듭 “폐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정해당의 대사가 반복돼 눈길을 끌었다. 

유지나 모창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해당이 자신의 삶이 유지나의 성공과 성취에 얹혀가는 것에 미안함을 드러낸 대목이었다. 
 
자신의 꿈으로 인해 큰 빚을 지고 고생만 하던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 가장의 짐을 짊어지고 살아온 해당은 생계를 위해 유지나를 희화하고 과장해 왔다. 

가수가 꿈이었던 해당에게 20년 이상 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지나는 롤모델과도 같은 인물이지만, 카바레 무대라는 특성상 우스꽝스럽게 희화화 될 수밖에 없었고, 이에 대한 부채의식이 드러나게 된 것이다. 

여기에 해당의 친지가 지나가 감추고만 싶어 하는 아이와 함께 찍은 과거 사진을 인터넷에 공개하며 “폐를 끼치고 산다”는 해당의 말은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 돼버리고 말았다. 
 
그런 가운데 해당의 이 같은 말과 대척점에 선 상황이 2회 방송 말미 펼쳐진 것은 눈길을 사로잡는 대목이다.

지나가 해당의 10년 연인 조성택(재희)과 함께 할 것을 결심하며 선전포고하는 장면은 그간의 반복적인 사과가 무색할 만큼 충격으로 해당을 강타하며, 과연 “폐를 끼치고 산다”며 미안해 할 이가 누구인지에 대한 의문을 던졌다.
 
스타가수와 모창가수로 만나 비슷한 겉모습을 하고 있지만,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두 사람이 한 차례씩 서로의 가장 소중하고도 연약한 부분을 의도치 않게 건드리며 불편한 인연을 맺게 되는 과정은 그 자체로 알 수 없고 짐작도 할 수도 없는 인생사를 떠올리게 하며 ‘당신은 너무합니다’의 전개를 더욱 기다리게 만든다. 

이에 ‘당신은 너무합니다’ 관계자는 “‘누가 누구 인생에 폐를 끼치나. 다 자기에게 주어진 인생을 받아들이며 사는 거지’라는 극중 유지나의 대사처럼 ‘당신은 너무합니다’에는 누구도 단정지을 수 없는 우리네 인생사가 극적이면서도 진하게 펼쳐지게 된다. 앞으로의 전개도 지켜봐 달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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