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총선 경쟁력을 차치하고 관철한 전략공천 후보들이 대체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보여주며 각 당의 선거 전망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그 중에서도 상향식 공천을 당론으로 내세웠던 게 무색할 만큼 우선추천, 단수추천 등을 적극 내세우면서 사실상 전략공천을 감행한 새누리당은 공천 파동의 후유증인지 정작 전략공천 받은 후보들이 예상외로 부진하면서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을 중심으로 일찌감치 ‘TK 물갈이론’을 비롯해 현역 교체에 열을 올리면서 지역구 내 당선 가능성이 높은 다선 중진 의원들에게조차 경선 기회도 주지 않고 컷오프한 바 있는데 이 과정에서 ‘특정 계파에 대한 보복’으로 비쳐질 정도로 특별한 설명 없이 낙천시켜 공관위의 신뢰성에 큰 의문이 제기됐었다.
 
그 결과 적지 않은 의원들이 공천 탈락을 납득하지 못하고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여권 표심이 분산되어 오히려 공관위에서 끝까지 전략공천 시켰던 주요 후보들의 당선을 어렵게 하고 있다.
 
실제로 공천 파동 당시 공관위의 주요 표적으로 꼽혔던 유승민, 이재오, 주호영 의원 등 비박계 중진들은 당선이 어렵지 않은 상황이고 반드시 당선시키고자 야심차게 전략공천 시킨 정종섭, 추경호와 같은 소위 ‘진박’후보들은 무소속 의원들과 접전을 벌이며 당선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갑자기 지명직 최고위원직까지 선임될 정도로 당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단수공천까지 받은 서울 마포갑의 안대희 후보와 같은 거물급 인사는 물론 친박계 청년 후보인 부산 사상의 손수조, 청년 우선추천을 받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지역구인 노원병에 출마한 비박계 이준석 후보 등 전략공천을 받은 후보들이 계파를 막론하고 상당수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공천 실패의 원인을 제공한 공관위가 지어야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전략공천 후보들이 신통치 않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건 더불어민주당 역시 마찬가지인데 전략공천 지역 13곳 중 11곳에서 밀리면서 공천 결과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단 점을 증명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더민주의 텃밭이던 호남 지역에선 국민의당 후보들이 크게 선전하면서 문재인 전 대표가 직접 영입한 외부 인사들이 맥을 못 추고 있는 상황인데 대표적으로 고졸 출신 여성으로서 처음 삼성 상무를 지낸 양향자 후보 역시 출마지인 광주 서을에서 국민의당 천정배 대표에 크게 밀리고 있어 급기야 더민주 김종인 대표가 사전 협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삼성 미래차 광주 유치’ 공약을 섣불리 약속하는 등 점입가경에 이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도권 역시 딱히 내세울 게 없는 상황인데 경기 용인정의 표창원, 서울 마포을의 손혜원 등 전략공천 후보들이 야권 단일화는 물 건너간 일여다야 구도 속에 박빙의 경합을 벌이고 있어 이들 모두 여전히 당선 가능성을 언급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렇듯 양당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전략공천 실패’를 확실히 통감하고 있어 총선 결과에 따라 이번 공천을 단행한 계파는 당내 입지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이 과정을 통해 차기 대선을 노리고 있는 각 계파 수장들을 중심으로 당내 권력 구도 또한 확실히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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