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의 삼성페이 불허에 이어 삼성 계열사들 신세계백화점 제휴 종료

▲ 삼성과 신세계가 간편결제 시장 등에서 충돌을 거듭하면서 갈수록 불편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지난해 갤럭시S6와 함께 도입된 삼성페이가 간편결제 시장의 대세로 자리잡은 가운데, 삼성과 신세계가 갈수록 불편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호텔신라와 신라스테이, 신라면세점, 에버랜드 등 삼성그룹 계열사와 범삼성가인 보광그룹의 휘닉스파크에서 신세계 상품권 제휴가 종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신세계상품권 뒷면에는 이들 업장의 명단이 삭제됐다.
 
또한 삼성은 지난해 9월 만료된 삼성 임직원 전용몰을 5년 만에 신세계몰에서 철수하고 G마켓으로 옮긴 것으로 알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7월 자사의 간편결제 시스템 SSG페이를 출시하고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면서부터 현재까지도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조선호텔, 스타벅스 등에서 삼성페이 사용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SSG페이는 현재 가입자가 13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삼성 측이 굳이 간편결제 시장에서 경쟁사로 마주치게 된 신세계그룹과의 협력을 이어갈 이유가 없다는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페이는 반면 신세계와 마찬가지로 자체 결제 시스템을 갖춘 롯데백화점이나 현대백화점 등 대부분의 유통채널에서는 사용이 허용된 상황이라 신세계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그간 삼성그룹과 신세계그룹은 사업 영역이 거의 겹치지 않아 별다른 충돌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양 그룹은 특정 분야에서 자주 경쟁자로 마주치는 모습이다. 여기에 이마트 광고는 제일기획이 맡고 있지만 SSG페이 광고는 HS애드가 맡고 있는 것도 양측의 불편한 감정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해 호텔신라는 서울 시내 면세점 선정전에 신세계가 아닌 현대산업개발과 손을 잡고 뛰어들어 승리를 따냈고 신세계는 고배를 마셨다. 또한 간편결제 시장에서도 양 그룹은 진검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다만 신세계 측은 단지 상품권 수수료 협상에서 논의가 잘 되지 않았던 것뿐 ‘페이전쟁’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제휴사가 고객에게 받은 상품권을 돌려받으면서 2~3% 가량의 수수료를 제하고 돈을 돌려준다. 신세계 측은 올해 초 수수료 협상에서 삼성계열사에 상품권 수수료 인상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세계 측은 “상품권 사용 가능 여부와 페이서비스는 무관하다”면서 “삼성물산 패션부문(구 제일모직)과 베네스트골프장 등 다른 삼성계열사에서는 여전히 신세계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이들 업체와의 계약기간은 오는 10월과 11월까지라 향후 변동될 소지는 남아 있다.
 
한편 내로라하는 양대 그룹이 불협화음을 내면서 애꿎은 소비자들의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특히 스타벅스나 이마트에서 삼성페이가 결제되지 않는 불편함이 지속돼 온 가운데 에버랜드, 신라면세점 등에서 신세계백화점 상품권의 사용까지 막히면서 이를 몰랐던 적지 않은 소비자들은 불편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