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내 예비 상장심사 결과 나올 듯

▲ 크라운제과의 자회사 해태제과가 연내 상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지난 한 해 허니버터칩으로 소위 ‘대박’을 친 해태제과식품(이하 해태제과) 연내 상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해태제과는 이달 내로 상장 예비심사 결과를 받아들고 연내 상장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해태제과는 지난 1월 22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바 있으며 올해 상반기 내로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해태제과는 최근 수 년 간 수 차례 상장을 시도했지만 실적 부진 등의 이유로 모두 무산된 아픔을 갖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허니버터칩이 순식간에 스낵류 시장을 장악하면서 상장 작업이 급물살을 탔다.
 
허니버터칩이 숱한 품귀 현상을 빚어내면서 출시 3개월 만에 매출 100억원을 기록한 해태제과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6033억원, 누적 영업이익 45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2014년 3분기까지의 누적 실적에 비해 18.8%, 106.2% 늘어난 수준이다.
 
허니버터칩의 인기가 여전한 상황에서 최근 해태제과는 감자칩 라인 증설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또한 최근에는 타코야키볼로 제2의 허니버터칩 열풍의 재현을 노리고 있다. 이에 과거처럼 상장이 허무하게 무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모회사인 크라운제과의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이 33배 정도인 것을 감안, 해태제과의 상장 후 시가총액을 6000억~800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조달되는 자금은 경쟁사인 롯데제과나 오리온 등에 비해 크게 높은 340% 가량의 부채비율 등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구주주와의 갈등은 여전히 불안 요소다. 해태제과는 당초 1945년 설립됐다가 1997년 IMF 사태 당시를 전후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부도를 맞았다. 2000년 법정관리에 돌입한 뒤 제과사업부문은 2001년 UBS캐피탈 컨소시엄에 매각된 후 해태식품제조로 새롭게 태어났고 같은 해 해태제과식품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이후 해태제과식품은 2005년 다시 크라운제과로 넘어갔다.
 
이에 과거 해태제과가 2011년 11월 경 상장폐지될 때까지 주식을 보유하던 구주주들은 이번 해태제과의 상장 움직임이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옛 해태제과 주주들은 최근 해태제과주권회복위원회를 결성하고 단독 상장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한국거래소에 전달했다. 해태제과식품이 해태제과의 브랜드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이 보유한 실물주권을 구주로 인정해 달라는 주장이다.
 
해태제과 사측 역시 이들의 주장에 반박하는 모양새다. 법률 자문사인 법무법인 세종은 최근 이번 상장을 신규 상장이 아닌 재상장으로 봐야 한다는 옛 주주들의 주장에 대해 근거가 없다는 의견서를 발행사와 주관사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서 수 차례의 소송에서도 이들의 주주적격성이 인정받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해태제과 측은 “구 해태제과 주주들이 권리를 갖고 있는 회사는 해태제과식품이 아닌 하이콘테크(HT)이고 주주지위확인소송과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이미 패소한 바 있다”면서 논란을 일축했다. 하이콘테크는 USB캐피털 컨소시엄이 제과 부문을 가져갈 때 남았던 건설 사업 부문이 사명을 변경한 회사로 2012년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현재 예비 상장심사를 진행하고 있는 한국거래소 측의 고심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초 해태제과 예비 상장심사는 상장심사 간소화 대상에 포함돼 지난달 경 마무리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도 별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한국거래소 측은 수 차례 구 해태제과 주주들의 주주적격성이 입증되지 않아 상장 추진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정상적으로 절차가 진행될 경우 해태제과는 오는 4~5월경 공모를 거쳐 상반기 내 상장될 예정이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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