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차입금만 7000억대…계열사 지원 여부 촉각

▲ 단기성 차입금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두산건설의 행보가 그룹 전체의 신용도 전반을 좌우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두산그룹이 전반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한 가운데 수 천억원에 달하는 단기성 차입금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두산건설의 행보가 그룹 전체의 신용도 전반을 좌우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신용평가는 두산그룹 계열사들의 신용도를 평가하면서 두산그룹 신용도의 아킬레스건으로 두산건설을 꼽았다.
 
두산건설은 최근 분당 부지 매각 등으로 지난 4일 도래했던 전환사채(CB)의 풋옵션 물량 1570억원을 갚으면서 급한 불을 껐다.
 
하지만 여전히 두산건설은 올해 갚아야 할 차입금만 7230억원에 달하는 등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져 있다.
 
일단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화채 규모만 3000억원 가량이다. 또한 실질적으로 올해 말 만기가 도래하는 전환상환우선주(RCPS)가 4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두산건설은 현재 알짜 사업부인 배열회수보일러(HRSG) 사업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신분당선 지분 매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HRSG사업부는 3000억~4000억원 가량으로 평가되고 있고 신분당선 지분 역시 100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난해 두산건설은 연결기준 영업적자가 1700억원에 육박했고 당기순손실은 무려 5000억원을 넘었다. 부족분을 자체조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1200억원 정도의 영업이익을 낸다는 계획이지만 부족분을 메꾸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결국은 계열사가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산건설은 지난 2일 박용만 회장의 회장직 사임 방침이 나온 직후 주당 5000원인 액면가를 500원으로 낮추는 10대1 감자를 결정했다. RCPS에 대한 배당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행보로 추정되지만 유상증자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문제는 두산중공업 등 계열사로 지원 부담이 넘어갈 경우 그룹 전체에 대한 신용도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한신평은 “만약 자체적으로 두산건설이 상환재원을 마련하지 못하고 두산중공업으로 부담이 전가되면 그룹 전반의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최근 들어 대형 수주 소식이 들리고 있는 점은 호재다. 두산건설은 최근 매출액 21% 수준인 4962억원 규모의 김해센텀두산위브더제니스 신축공사를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두산그룹 계열사 관계자는 “지난 2년간의 수주분 4조원 가량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에 반영될 예정이고 지난해 6개 분양사업에 성공하는 등 올해부터 가시적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