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모태 SK네트웍스 사내이사 선임 예정…구심점 역할 기대

▲ SK그룹의 맏형 격인 SKC 최신원 회장이 경영 일선에 다시 나서기로 하면서 최태원 회장의 고백 파문 이후 리더십에 타격을 입은 SK그룹에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SK그룹
SK그룹의 맏형 격인 SKC 최신원 회장이 경영 일선에 다시 나서기로 하면서 최태원 회장의 고백 파문 이후 리더십에 타격을 입은 SK그룹에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3일 SK네트웍스는 내달 18일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신원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신원 회장의 경영 일선 복귀는 1년여 만이다.
 
SK네트웍스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최신원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과 조대식 SK사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을 결정했다. 내달 열릴 주총에서는 이사보수 한도액과 임원퇴직금 관리 규정 개정 안건도 함께 확정될 예정이다. 최신원 회장이 공동대표까지 맡을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최신원 회장은 고 최종건 SK그룹 창업주의 차남으로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사촌형이다. 오너 일가 중 맏이 격으로 고 최종건 창업주가 설립한 그룹의 모태 SK네트웍스의 경영 참여를 통해 그룹 경영에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SK그룹이 최태원 회장의 장기간 복역, 출소 후 이어진 고백 파문으로 인한 리더십의 타격, 면세점 탈락 등 안팎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최신원 회장의 경영 복귀는 향후 SK그룹을 안정궤도로 돌려놓기 위한 카드라는 평도 나오고 있다.
 
◆그룹 모태 SK네트웍스, 위기 탈출 카드는 최신원 회장
최신원 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될 SK네트웍스는 고 최종건 회장이 1953년 적산기업이었던 선경직물을 인수한 것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이에 최태원 회장 역시 SK네트웍스에 많은 애착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신원 회장 역시 SK네트웍스와 깊은 인연을 맺은 바 있다. 최신원 회장은 1996년 ㈜선경 부사장을 지내며 해외사업을 전담했고, 1997~1999년에는 SK 유통 대표이사 부회장을 역임하면서 ㈜선경이 유통 부문을 합친 SK글로벌, SK네트웍스로 사업구조를 변화하는 데에 많은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3월 최신원 회장은 15년 만에 SKC 등기임원 및 대표이사에서 사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봉사와 기부 등 대외활동에 주력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도 SK네트웍스 지분을 꾸준히 매입해 오는 등 SK네트웍스에 대한 관심을 유지해 왔다. 지난 18일에도 최신원 회장은 SK네트웍스 보통주 1만5000주를 장내매수, 지분율을 0.46%까지 끌어올렸다. 개인 주주로는 가장 많은 수준이다.
 
▲ 최신원 회장의 경영 복귀는 그룹 차원에서 구심점을 잡아줄 인물이 필요하다는 요구에 의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뉴시스
◆최신원 회장, 신성장 동력 찾기 주력할 듯
이처럼 최신원 회장은 물론 SK그룹 차원에서도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니는 SK네트웍스는 지난해 KT렌탈 인수전에서 롯데그룹에 고배를 마신 데에 이어 최근 충격적인 면세점 탈락과 해외자원개발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SK네트웍스 영업이익은 1930억원으로 전년 대비 4.1% 감소했다. 매출액은 20조3553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가까이 줄어들었다.
 
SK네트웍스가 주력하고 있는 3대 신성장 사업으로는 면세점과 패션, 자동차가 꼽히는데 면세점은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을 접어야 할 처지에 놓였고 패션 부문의 지난해 실적은 반토막이 났다. 2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는 렌터카 사업을 키우기 위해 지속적으로 카 라이프 사업에 올인하고 있지만 역시 치열한 경쟁구도 탓에 아직 카라이프 분야 매출은 1조원 가량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에 다양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최신원 회장이 오랜 기간 보여준 경영 역량을 바탕으로 향후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최근 LG그룹의 구본준 부회장 역시 그룹 차원의 신성장동력 찾기라는 중책을 맡은 바 있다. 
 
◆그룹 구심점 찾기 차원으로도 읽혀
또한 최신원 회장의 경영 복귀는 그룹 차원에서 구심점을 잡아줄 인물이 필요하다는 요구에 의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장기간 복역하다 지난해 광복절 특별가석방으로 세상에 다시 나왔지만,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해 말 갑작스러운 불륜 및 혼외자식 존재를 고백하면서 재계에 핵폭탄급 충격을 안겼다.
 
내연녀와 관련된 의혹으로 SK그룹은 검찰 조사까지 받게 됐고 그룹 이미지는 바닥까지 떨어졌다. 심지어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분쟁 내용이 출처를 알 수 없는 증권가 정보지들에 잇따라 언급되면서 지배구조에 대한 불확실성마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태원 회장은 출소 후 그간의 경영공백을 불식시킬 정도로 대규모 R&D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며 많은 기대를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얼마 되지도 않아 고백 파문으로 최태원 회장의 행보가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SK그룹은 신성장 동력 찾기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최태원 회장이 다시 본격적인 경영 행보를 펼칠 수 있게 되기까지 최신원 회장이 구원투수로 등장해 징검다리를 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애당초 최신원 회장의 복귀 결정부터가 SK그룹 내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인재위원회의 추천으로 이뤄졌다는 점은 최신원 회장이 그룹 경영진을 이끌어나갈 구심점이 되어 달라는 위기의식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마침 최태원 회장 역시 내달 주주총회에서 SK㈜의 등기이사직에 복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K그룹 통합 지주사인 SK㈜의 이사회는 오는 25일 열릴 예정이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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